중구 수표로 42-19 2층 (저동2가) / 실비바 파도 070-8840-8000
월,일휴무 / 18:00 ~ 24:00 / 싱싱한 해산물, 서비스는 없고, 가격대비로 메뉴는 비싼편
을지로3가역을 빠져나와 명동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방파제 테트라포드 틈으로 빠지듯 좁은 샛길이 삐져나온다. 그리고 막다른 골목이라 생각한 곳에 ‘실비바 파도’라고 쓴 간판이보인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그곳에는 남해 해안선처럼 구불구불한 바가 기다랗게 놓였고 그 좁은 틈에 사람들이 몸을 기대며 아슬아슬하게 앉아 있었다. 하얀 칠판에는 주인장이 손 글씨로 써놓은 메뉴들이 빼곡했다. 주인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삼천포와 통영에 내려가 직접 눈으로 보고 물건을 고른다고 했다.
그 바닷가 생리라는 것이 사람들과 몸을 부딪치고 이곳저곳 살피지 않으면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훌훌 빠져나가 버린다는 것을 주인장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매일 정해진 메뉴라는 것은 없다. 그래도 매번 메뉴에 올라오는 것은 ‘당일바리 3종’이다. 이날 올라온 생선은 감성돔, 삼천포에서는 ‘야도’라고 부르는 새끼 방어, 도다리였다. 갯바위에 사는 감성돔은 살점이 탄탄했고 작은 섬들을 돌고 돌아 육지로 밀려온 해풍처럼 희미한 꽃향기가 났다.
새끼 방어는 대방어만큼 기름이 돌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느끼하지 않고 흙내가 나지 않아 맛이 깔끔했다. 도다리는 살이 포슬포슬하고 기름기가 살짝 돌아 회 한 점을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작은 잔에 손이 갔다. 나팔 같은 커다란 껍데기와 함께 나온 쫄깃한 ‘참소라 숙회’는 내장 쪽으로 갈수록 선지를 먹는 것처럼 진득한 맛이 올라왔다.
병맥주나 소주를 시키면 주인장은 포구에서 그러하듯 얼음 가득 채운 파란 플라스틱 통에 병을 넣어 앞에 올려놨다. 생맥주를 시키면 작은 접시에 마른 멸치를 한 줌 올려 내놓았다.
손가락으로 돌돌 말아서 입에 넣고 싶은 파김치에 쭉 짜면 기름기가 떨어질 듯 살이 오른 장어를 함께 끓인 ‘파김치 장어 전골’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처럼 그 빨갛고 진하고 얼큰한 맛이 혈관 속까지 흘러들었다. / 출처 : 조선일보 2024.7 정동현음식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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