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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서울 한강

서울 운니동 운현궁

by 구석구석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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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를 숱하게 지나면서도 한번도 들어가 볼 엄두를 내지 않았던 운현궁. 경복궁, 덕수궁 등의 ‘유명 궁’ 에 비해 이름마저 낯설어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운현궁은 ‘경복궁’ 과 같은 궁궐이 아니라,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조선 26대 임금인 고종의 잠저(: 임금이 되기전까지 출생, 성장한 곳)였던 곳이다. 여느 궁들과 규모와 구조가 다를 수 밖에 없었던 셈.

운현궁은 조선후기 흥선대원군이 살던 집으로, 조선의 26대 임금인 고종이 12세까지 성장하여 왕위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고종이 왕위에 오른 후에 운현궁이라는 칭호와 함께 대원군의 거처다운 면모로 확장해 증축했다. 현재는 사적 257호로 지정되어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운현궁을 찾아 걸어가는 길목은 봄의 따스함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어찌 생각하면 과연 도심 한가운데서 봄의 따스함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걸어가는 그 곳에서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면 그 곳이 도심이 됐든 한적한 시골이 됐든 봄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운현궁 입구를 지나니 가장 먼저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키면서 뿌리가 깊어지고 나무의 크기도 점점 커져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자라온 이 한 그루가 운현궁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운현궁의 사랑채 노안당. 이 곳에서 많은 개혁정책이 논의되었다.

운현궁의 앞마당을 지나 운현궁의 사랑채 기능을 하던 노안당으로 들어가 본다. 노안당이라는 이름은 논어의 “노인을 편안하게 한다(老者安之)”라는 글귀에서 따왔다고 하며 대원군의 주요개혁정책이 논의되었던 곳이라 한다. 하지만 주요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노안당 앞마당에는 아무 말 없이 햇빛만 따사로이 비치고 있을 뿐이었다.

운현궁의 중심건물인 노락당. 이 곳에서 많은 행사들이 열렸다.

노안당을 지나 운현궁의 중심건물인 노락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고종 3년(1866)에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를 비롯한 회갑, 잔치 등 각종행사가 노락당에서 열렸으며 현재도 이곳에서 신랑신부들의 전통혼례가 열리고 있다. 마침 운현궁을 방문했던 이 날(15일)에도 이곳에서 결혼식이 있었는지 관리하는 분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운현궁의 살림을 맡아서 하던 이로당의 모습이다.

운현궁의 가장 왼쪽에 있는 이로당으로 가봤다. 안채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서 여자들만 살 수 있는 이 건물은 구조가 입구(口)자 모양이며 대원군의 부인인 부대부인 민씨가 운현궁의 살림을 맡아서 하던 곳이었다. 명성황후도 이곳에서 궁중법도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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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은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 한 아이가 후에 자신의 강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1896년 명성황후가 시해당하는 것으로 두 사람의 정치적 대립이 끝나기까지 대원군과 명성황후 두 사람 모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로당은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다.

흥선대원군 영정. 이제는 대원군을 영정으로만 만날 수 있다.

이로당을 나와 유물전시관으로 들어가 본다. 그 곳에는 운현궁의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대원군의 영정도 걸려있었다. 세도정치를 타파하고 파격적인 정치를 했던 흥선대원군은 이제 영정으로만 남아 유물전시관 한 곳에서 운현궁을 찾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봄바람을 따라 외국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운현궁을 찾았다.


 운현궁 관람메모

개장시간:11월~2월: 오전 9시~오후 6시 3월~5월, 9월~10월 오전 9시~오후 7시 8월 오전 9시~오후 8시
휴관일: 월요일
입장요금: 일반 700원(단체 550원), 청소년, 군인-300원(단체 250원)
교통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출구 50m 앞/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4번출구 300m 앞 버스: 창덕군(비원앞) 현대본사 하차 (노선: 171,162, 272, 601, 109, 151, 1012, 7025) 마을버스: 운현궁 앞 하차(노선: 01, 02)
문의: ☏02)766-9090 http://www.unhyungung.com/
주변 볼거리: 가회동 한옥군, 북촌 한옥마을, 경복궁, 묘각사사 

/ 자료 - 오마이뉴스  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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