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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드라이브 뚜벅이

부산 용호동 이기대 해파랑길 장자산

by 구석구석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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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파랑길 1코스

 

도심의 보물 … 장자산 / 남구 용호로231번길 130

바다와 접한 곳은 기기묘묘한 바위절벽이 솟아있고 산을 따라 펼쳐진 암반은 흰 파도와 손을 잡고 춤을 춘다. 아는 사람들만 즐겨온 도심의 보물 장자산. 

산행기점은 백운삼거리의 백운고개로 잡았다. 전체코스는 백운고개~해군부대옆~큰고개~장자산정상(장산봉)~이기대공원 입구이며 전체 소요시간이 3시간에 불과해 특별히 나들이 준비를 하지 않고도 휴일 오후 가족들이 훌쩍 떠나기 좋은 거리이다.

산을 좀 타는 사람들이라면 이 코스가 싱겁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동명불원에서 출발해 한전~봉오리산~신선대공원~천주교묘지~백운고개~장자산정상(장산봉)~이기대공원의 코스를 택하자.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우선 백운고개에서 산쪽으로 난 오솔길로 발길을 뗐다. 뒤를 돌아보면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 천지인데 앞에는 소나무와 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두침침한 솔숲이 아니라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내려앉고 바람에 맞춰 땅위 그림자는 살랑 살랑 몸을 흔들어 댄다.

풀벌레소리가 고즈넉한 산중 세상을 깨워주니 호젓한 느낌이 좋다. 멀리서 바닷바람이 불어와 등과 목덜미를 간질인다. 어느새 후덥지근했던 바깥 세상이 저멀리 딴나라처럼 느껴진다. 다만 간간이 나타나는 텃밭 주변의 쓰레기는 도심의 산이 가진 슬픈 현실을 보여준다.

15분 걸으니 평평한 곳에 올라선다. 왼쪽부터 영도 봉래산을 비롯해 천주교묘원과 용호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다시 10분 걸으면 널따란 시멘트길과 만난다.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 이기대도시자연공원 쪽으로 직진한 후 왼쪽 산길로 접어들자. 오른쪽에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지나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선착장까지 이동, 유람선 관광을 즐기고 다시 산행을 시작해도 좋다.

촉촉한 산길로 접어드니 어디선가 싱그러운 향이 전해진다. 오르막이나 쉬엄쉬엄 걸으니 힘든 것을 느낄 새도 없다. 널찍한 흙길이라 가족들이 손을 잡고 걸어갈 수도 있다. 사람 발걸음소리에 놀라 산비둘기들이 숲속에서 연방 날갯짓을 해댄다.

나무 숲 중간중간에 공터가 있어 자리깔고 앉으면 그 곳이 가족쉼터가 돼 버린다. 20여분 걸으면 다시 시멘트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내려와서 이기대공원 쪽으로 접어들자. 길 넓히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 통행이 불편하다. 다른 길은 군부대로 인해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다. 불편해도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10여분 걸으면 큰 고개라 불리는 곳에 도착한다. 커다란 정자가 있어 잠시 땀을 식히고 가자. 벤치도 곳곳에 설치돼 있어 가족끼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여기서 10분 오르면 정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오른쪽은 장자산 약수터로 빠진다. 정상까지 300m,천천히 올라도 15분이면 도착한다. 정상은 널따란 잔디밭이다. 끝없는 바다가 펼쳐지고 멀리 장산이 선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정상보다 더 멋진 조망을 가진 곳이 정상 아래 전망대다.

진행방향으로 10분 정도 내려오면 바닷가 절벽위로 벤치 3개가 놓여있다. 이기대 암반들과 광안대로,시가지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제주도의 언덕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여기서 통나무길을 따라 25분 걸으면 이기대공원 입구마을에 도착한다.

바다에 닿는 달빛들은 해면 위에 능파를 일군다.

그 은빛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개굴개굴 바다 개구리가 우는 이기대공원.

개굴개굴 바다 개구리가 우는 소리는 하도 신기해서 절로 눈동자가 크게 열리지만, 바다 개구리들은 달빛 환한 밤에 해안가의 바윗돌에 올라와서 울어대니, 이는 운이 좋아야 목격할 수 있다. 

이에 산책로에 깔린 낙엽을 밟으며 가을 풀벌레 우는 소리와 어디선가 울어대는 휘파람 새소리 따라 걷게 되는 이기대 산책로에서는, 누구라도 대한민국에서 이런 아름다운 명소가 있었나 하고, 와우 !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기대의 산책로 진입 방향에 따라 걸으면 오륙도 선착장으로 갈 수 있고, 오륙도의 등대와 갈매기들이 따라 다니는 그림 같은 유람선과 수많은 갈매기들이 똥을 누어서 하얗게도 보이기도 하는 오륙도를 볼 수 있다. 또 등대 불빛을 향해 다가오는 입항·출항의 무적소리를 쉽게 얻어 들을 수도 있다. 

이 해안도로의 비경을 한 바퀴 돌아나오면서, 신축 아파트 단지 내의 산책코스로 이어진 길은,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의 해안도로를 따라 민락 수변 공원까지 이어진다. 이 해안길은 밤낮 구분이 없다. 많은 조깅족들이 해안선을 따라 뛰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세파에 시달린 앙상한 새의 발목 같은 피곤을 풀어주는 파도소리가 '물파스' 이상으로 시원하다.

사라진 용호농장의 안마당 같은 바다

이기대 공원은 부산직할시 남구 용호동에 소재한다. 일반인에게 사랑을 받은지는 그닥 시간이 오래 되지 않는다. 옛 '동국제강'의 자리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군부대주둔으로 묶여서, 해안선을 침투하는 간첩이나 밀수꾼 등을 철통같이 지켰고, 오륙도 용호농장의 한센촌 일대가 완전 철거되기 전까지도, 여타 부산 관광명소에 비해 단지 '한센촌'이란 사유로, 그 찾는 발길이 한가했던 공원이다. 그 덕분에 공원이 존재하는 인근 산과 바다는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2023 이기대 수선화

부산엔 많은 바다가 있지만, 이곳에 오면 바다가 왠지 푸근한 안 마당처럼 느껴진다. 바다가 마당처럼 넉넉하게 보이는 이기대 공원, 여기서는 광안대교가 바로 코 앞이고, 해운대가 목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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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에서 바라보는 부산 바다는 여느 부산 바다와는 다르다. 해운대에서 혹은 광안리에서 이기대 공원을 바라보는 바다의 느낌과 이기대 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느낌은 그 경계가 확연하게 다르다.

밝음 속에서는 어둠이 잘 안 보이지만, 어둠 속에서는 밝음이 너무 잘 보이는 것처럼 화려한 불빛이 현란한 곳에서는 밤 바다가 잘 안 보인다. 그러나 이기대 공원의 바다에서는, 오색 조명등의 명멸하는 광안대교와 서울의 압구정을 연상케 하는 현란한 해운대 신시가지의 불빛 바다가 환하게 잘 보인다. 여기서는 멀리 수평선에 걸린 집어등과 그리고 더 멀리 연안 12 마일의 바다에서 조업하는 녹등, 홍등들도 안개가 없으면 잘 보인다.  

두 기녀의 유혼을 기리는 뜻의 '이기대'의 유래

이기대라는 명칭 유래에 대해서는 세가지 해석이 있다. 그러나 정확한 자료는 없다. 조선시대 역사와 지리를 소개한 동래영지(東來營地)에서 이기대라고 적고 있고, 두 기생의 무덤이 있어서 이기대라고 말한다고 적혀 있으나, 더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또 하나는 경상좌수사가 두 기생을 데리고 놀아서 이기대라고 하였다는 말도 있으나, 옛날 큰 벼슬을 한 관리들은 가는 곳마다 기생놀이를 했고, 그래서 근거 없는 말이 아닐 수는 없으나, 천민에 속했던 두 기생의 무덤이 있다고 경관이 빼어난 곳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 또 하나 구술로 전해 오는 바로는, 그 옛날 두명의 기생이 사또 일행과  절경의 바위에서, 사또의 사랑을 독차지 하기 위해 싸우다가 두 명이 다 바다에 익사해서, 두 관기의 유혼을 기리기 위해, 이기대라고 지었다는 설도 있는, 이기대. 왠지 풍문의 유래를 믿고 싶은 이기대( 二技臺). 

1998년 당시만 해도 이기대의 유래를 적어 놓은 조악한 관광안내판이 있었던 이기대공원에는 오륙도 해녀들이 굴과 해삼, 멍기 등을 따오던 바위 곁에 해녀들의 임시 처소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륙도 선착장 역시, 제주도의 해녀들까지 진출해서 좌판 어시장이 열리고, 한센촌민들이 커피를 끓여와서 팔던 그 옛날 풍경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 어느 옛시조의 싯구처럼 '인걸은 간곳 없고 산천만 의구하다'의 상전벽해는 초 읽기로 달라져서 인걸은 그대로인데 산천은 수없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산천은 바뀌지만 바다는 영원하고, 이기대의 바다는 자갈과 모래들이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그리고 그 바다 곁에 전에는 발길이 닿아서 여는 오솔길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정비된 목계단과 흔들 다리 등 산책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새 산책로로 예쁘게 단장되어 있다.

습자리 포구가 맞아요? 섶자리 포구가 맞아요?

'습자리' 포구로 불리기도 하지만, '섶자리 포구'로 불리기도 한다. 여린 식물을 돕는 막대의 '섶'이란 어원에서 포구의 이름이 지어진 듯 보인다.  부산은 영화의 도시, 습자리 포구는 많은 실습 영화감독들의 단편영화의 단골 촬영장이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눈 부신 날에> 등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습자리 포구는 어민들의 아침 출항의 무적을 울리던 어촌. 지금도 거룻배들과 통발어선들이 인근바다에서 고기를 잡아들어오기도 하지만, 포구의 바다는 손바닥만해져서 점점 폐항의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활어 센터들이 즐비하고, 이곳에 오면 양식회가 아닌 싱싱한 바다에서 바로 잡아온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고 맛과 멋을 즐기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밤이면 회 센터 주위에 여타 포장마차들이 모여들고, 밤바다의 경치와 함께 먹거리를 즐기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혀 가고 있다.

해질무렵 어둑 어둑한 해안산책로에서 산길 쪽으로 올라가면, 멀리 대마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절벽에 범종처럼 매달린 암자의 연등은 멀리 바다로 나간 어부들의 안녕을 비는 등신불처럼 은혜롭게 다가온다. 어민들에게 결코 하루도 빠질 수 없는 무사안녕을 비는 기원과 소원의 행렬이 수평선을 바라보는 갯바위 마다, 일회용 커피잔과 패트병을 이용해 켜둔 촛불과 향불들이 줄지어 있다. 더러 무당들이 북을 울리며 번제를 지내는 모습도 보인다.

상처의 풍경, 풍경의 상생

세상의 모든 풍경은 상처를 입고 다시 그 상처를 상생한다. 인간의 마음도 이러한 상처의 풍경을 몸 속에 안고 신생을 꿈꾸지 않을까. 해안 산책로를 걷다보면 '해안의 폐광'이 눈길을 끈다. 이 해안 탄광은 일제 시대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순도 99.9% 구리를 채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갱도는 당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다섯 군데나 된다.

1호 갱도는 이기대 입구 섶자리 근처 우물로 사용하고 있으며 2, 3, 4호는 해안길 중간 중간에 있다. 5호는 이기대 어울마당 민박집 마당에 있다. 수익성이 없어 지금은 모두 폐광된 상태다. 몇 년 전에 만난 적이 있는, 이 민박집 안주인은 탄광의 안주인이었다고 한다. 이기대의 공원의 바다를 안마당처럼 차려 놓고 관광객에게 차와 민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항의 역동적인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용당동 '신선대'

신선대는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지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선이 놀다 갈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그 경치가 너무 웅장하고 수려하여 감히 인간이 즐기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을 신선대라고 부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부산에 있는 신선대도 그 유려한 경치를 따지자면 전국 어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부산의 중심가에 있는 황령산에서 산등성이가 하나 뻗어 나와 부산 만에 몰입한 후, 작은 반도 하나를 만들었는데 이를 우암반도라고 한다. 신선대는 이 우암반도의 남단에 있는 곳으로써 화산암질로 된 해안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해식절벽과 해식동굴을 이룬 곳이다. 이 전체적인 풍광이 웅장하고 장쾌하여 사람들은 신선이 즐길만한 경치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신선대는 그 옛날의 호쾌한 풍광을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일제시대에 대륙의 병참기지로써 개발되기 시작한 부산항에는 인공적인 시설물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섰는데 신선대도 예외가 아니었다. 예전 신선대 정상에서 바라보던 해안절벽과 해식동굴의 수려한 모습들이 컨테이너 부두라는 인공물에 의해 훼손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신선대는 부산의 5대 명물 중에서 그 원형이 가장 많이 훼손된 풍광에 속하고 말았다.

훼손된 풍광이긴 하지만 신선대에는 몇 가지 전설이 전해져 온다. 하나는 '용당'이란 지명과 관계된 전설이다. 신선대 주변의 산세가 마치 못을 둘러싼 용의 모습과 같다고 하여 이 일대가 '용당'이란 지명을 얻었다는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신선대를 잘라서 도랑을 만들 때 사토에서 혈흔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전설은 최치원과 관계된 전설이다. 최치원은 자신의 개혁정책이 당시 신라 사회의 골품제도에 의해 좌절되자 모든 벼슬을 버리고 천하를 주유하는 것으로 일생을 마친 사람이다. 그는 경남북 일대를 두루 돌아다니며 많은 흔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그런 최치원이 부산 해안가의 맥을 이어받고 있는 이기대와 신선대를 놓칠 리가 없다. 그래서 자연스레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이곳을 유람했다는 전설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신선대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조망성에 있다. 정상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면 일망무제로 펼쳐진 동해와 남해가 가히 일품이다. 또한 좌측에 보이는 오륙도와 정면에 보이는 영도는 눈동자를 즐겁게 하는 그림 속 풍경이다. 특히 오륙도를 경계로 하여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지점을 한 눈에 조망하는 것은 더 없는 쾌활함을 안겨준다. 뿐인가. 날씨 좋은 날에는 대마도의 허리 라인이 또렷이 보이기도 한다.

낮이면 낮대로 컨테이너 화물선과 골리앗 크레인이 뿜어내는 열기가 뜨겁고, 밤이면 밤대로 휘황한 조명 아래 부지런히 움직이는 항구의 역동성이 뜨겁다. 그 역동성과 열기를 유감없이 즐기면서 부산항의 모습을 아낌없이 볼 수 있는 신선대 정상. 비록 예전의 그 웅장하고 수려한 해안절벽은 볼 수 없지만 컨테이너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풍광도 가히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밤의 풍광은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고 볼 수 있다. 바다와 어우러진 항구의 야경은 그 자체로 심미적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부산항의 참 모습을 유감없이 볼 수 있는 곳 신선대.

/ 자료 - 오마이뉴스 송유미기자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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