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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합천 모산재 황매산 영암사지 철쭉군락

by 구석구석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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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 산청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차황면 소재지를 경유 59번 국도를 이용해 장박리로 접근한다. 대병면 방면은 산청에서 장박리와 밀치를 경유해 신원면 수원리에서 1089번 지방도를 이용해 접근한다.

암봉 정수리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전경이 일품인 황매산 

경남 합천과 산청 경계를 이루는 황매산(黃梅山·1,108m)은 철쭉으로 이름난 산이다. 광활한 산정에 철쭉이 만개하는 봄철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등산객으로 혼잡을 빚을 정도로 인기 있다. 뿐만 아니라 황매산은 뛰어난 호반 조망으로도 유명하다. 주능선을 타고 합천호를 바라보며 내려서는 산행은 남다르다.

황매평전에서 올려다본 황매산. 수직으로 긴 계단이 놓였다./ 영남일보

합천호는 합천댐이 완공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다. 합천댐은 낙동강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으로 1988년 완공됐다. 콘크리트 중력식 다목적댐으로 전력 생산과 용수 공급, 홍수 조절이 댐의 주요 기능이다. 황매산에서 합천호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은 북동릉이다. 정상에서 합천호를 향해 곧게 뻗은 이 능선은 덩치 큰 바위봉우리가 도열해 있어 경관도 수려하다. 이 암봉의 정수리를 밟으며 가을빛 물든 합천호를 조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산행은 황매산 북서쪽의 떡갈재에서 시작한다. 차량으로 접근하려면 합천군 대병면 방면의 포장도로를 이용한다. 떡갈재에서 황매산까지는 전형적인 능선길이다. 밋밋한 능선의 숲길로 시작한 등산로는 20여 분만에 가파른 사면으로 연결된다. 곧바로 황매산 남릉이 시원스레 드러난 능선 안부에 도착한다.

눈앞에 황매산 정상부가 아스라하게 솟았고 주변은 온통 철쭉밭이다. 황매산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굵은 산줄기 하나가 뻗어 있다. 이곳이 호수 조망이 좋은 바로 그 능선이다. 능선에는 4개의 자그마한 암봉과 덩치 큰 3개 봉우리가 솟아 있다. 네 번째 암봉 왼쪽에는 긴 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철쭉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황매산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길이 가팔라진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즈음 정상이 코앞이다. 돌탑이 서 있는 곳은 삼봉이다. 진짜 정상은 여기서 남쪽으로 300m쯤 떨어져 있다. 정상을 다녀온 뒤 다시 돌탑 부근의 삼거리로 돌아와 북동릉을 탄다.

잠깐 고도를 낮춘 산길은 다시 건너편의 바위 봉우리를 오르게 된다. 멀리서 보면 제법 까다롭지만 실제로 붙어보면 평범한 바위들의 연속이다. 가끔씩 나타나는 짧은 급경사에는 여지없이 굵은 로프가 매달려 있다. 짧은 오르내림으로 구성된 산길을 따라 암봉을 오르내린다. 네 번째 봉우리의 상당히 길고 위험한 내리막 구간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

황매산의 철쭉 / 장재호

이 봉우리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삼각점이 있는 1103m봉을 거쳐 중봉(1,060m)에 오르게 된다. 중봉 직전의 능선 상에 갈림길이 있는데, 남쪽의 목장지대를 거쳐 둔내리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코스다.

중봉을 지나 한껏 고도를 낮춘 뒤 능선이 두 개로 갈려나가는 둥그스름한 봉우리에 선다. 이곳은 하봉(990m) 삼거리다. 쌓아놓은 돌탑이 보이는 오른쪽 능선이 삼봉으로 이어진다. 왼쪽의 벼랑을 끼고 이어진 능선길은 합천호변의 대병면 소재지로 이어지는 코스다.

왼쪽 길을 따르면 북쪽으로 시야가 확보되는 능선이 시작된다. 산길이 차츰 고도를 낮추면 하금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다. 코스의 마지막 구간은 전망 좋은 임도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이 임도에서 대병면 소재지와 합천호가 조화된 절묘한 풍광도 재미 있다. 호숫가에 조성된 마을은 아담하면서도 깔끔해 보기 좋다. 황매산 정상에서 출발해 3시간이면 대병면의 대명중학교 뒤편에 내려선다.

숙박

산행기점인 산청군 장박리나 합천군 대병면 하금리 일대에는 마땅한 민박시설이 없다. 산청읍내의 산청파크장(055-973-6840), 삼성장여관(973-2471), 영남장여관(972-6766) 등을 이용한다. 

/ 철쭉사진 황매산 제1군락지

 

황매산성
2022.5.5 황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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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억새

2022.10 황매산 억새

바람흔적미술관

‘바람흔적 미술관’은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한밭언덕 위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미술관, 넓찍한 잔디밭, 그 위에 자리잡은 조형물들이 이 곳의 전부다. 하지만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앞에 펼쳐진 황매산 모산재 자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삶의 흔적들은 바람을 타고 날라가고 청량한 가을하늘과 대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람개비 돌아가는 앞마당을 지나면 담쟁이 덩쿨이 삼켜버린 빨간 지붕 하얀 미술관으로 들어서게 된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응춘, 신형범씨의 작은 그림들이 1층 전시실을 꾸며놓고 있다. 2층에 마련된 쉼터에는 찾아오는 객들을 위해 손때 묻은 탁자와 책들, 간단히 차 한잔 끓여 마실 수 있는 조리기구들이 놓여있다. 탁자 위 방면록에는 이곳을 찾았던 많은 사람들이 바람처럼 고운 흔적들을 남겨놓았다.

 주인은 없다. 믹스커피 한 잔 제 손으로 타 먹고, 돈은 다실 한 가운데 놓인 절구통에 적당히 넣어두면 된다. 그러나 2006년 7월부터는 미술관운영문제로 주인이 직접 끊여준다. 도시의 화려한 갤러리보다 소박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시실을 무료로 개방해 놓고있다. 전시실이든 쉼터든 모든게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바람흔적 미술관’이다.

황매산과 바람흔적 미술관 / 경남일보 2004. 4. 15

미술관 3층은 10명은 족히 앉을 만한 의자 하나 놓인 옥상이다. 처음에는 마당에 서있는 바람개비 찾아 아래로 내려다 보지만, 이내 모산재 비경에 시선을 빼앗겨 버린다. 멀리 40여호 남짓 옹기종기 모여있는 조그만 마을과 가을 들판, 미술관 뒷마당을 뛰어노는 아이들과 소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펼치고 정담을 나누는 어른들의 모습이 한 폭 그림같다.

의자에 편히 앉아 한동안 바람의 흔적을 느껴보자. 미술관 전체가 바람과 흔적이라는 하나의 작품이다. 그 속에 머무르는 객들조차도 바람처럼 왔다가 흔적만을 남기고 떠나는 이곳의 일부분일 뿐.

 

합천8경 황매산 모산재와 영암사지

산이름이 독특한 모산재(767m)는 황매산의 한줄기 지능선에 불과하지만 영암사지를 품은 거대한 바위덩어리다. 등산보다는 암벽등반에 가까울 정도로 오르막 산행길의 대부분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산행하는데 알콩달콩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며, 등산화, 모자, 장갑 등 등산장비를 확실히 챙기는 것이 좋겠다.

모산재 식당에서 접어든 등산로를 따라가면 무지개터와 영암사로 갈라지는 길과 마주친다. 말굽형으로 이뤄진 바위능선을 따라 가기 때문에 어느쪽을 선택하던지 이곳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모산재는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바위산이다. 기기묘묘하게 생긴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어 신령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산 이름에 높은 산의 고개라는 뜻을 지닌 '재'를 붙인 것도 색다르다. 주로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거쳐 가다 이따금 수목이 우거진 초록빛 숲길로 들어서면 마치 마법의 세계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것 또한 모산재 산행에서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다. 

철제계단을 올라 40여분 더 가야 모산재 정상이다/오마이뉴스 김연옥

깍아지른듯한 바위산을 타고 올라가면 돗대를 쏙 빼닮은 돗대바위, 머리는 용상이요 몸은 말상인 용마바위, 무학대사와 최치원선생이 도를 닦았다던 득도바위, 순결치 못한 사람이 들어가면 오므라 들어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을 가진 순결바위 등 거대한 바위산인 만큼이나 역사와 전설이 얽힌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등산길 동무처럼 따라다닌다.

산봉우리 모양이 매화가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는 황매봉(黃梅峰).

하얀구름이 내려 앉은 장엄한 경치, 희뿌연 안개가 마치 바닷물이 밀어닥치듯이 거대한 몸짓으로 밀려 왔다가 서서히 걷히는 광경은 장관이다.

오마이뉴스 김연옥기자

황매산을 ‘깨달음의 산’이라 했던가. 그도 그럴것이 모산재만이 가지고 있는 절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데 충분하다. 넓찍한 바위위에 자리잡고 앉아 경치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시름이 사라지는 듯 하다. 등반에 소요되는 시간은 코스에 따라 3~4시간.  

태조 이성계가 왕위 등극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는 국사당을 지나 내려오면  영암사지 절터가 나타난다. 영암사터는 통일신라시대에 건축된 고사찰로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어 당시의 규모만을 짐작케 한다. 탑두부가 소실된 삼층석탑(보물 480호), 쌍사자석등(보물353호), 불상을 모셨던 금당터가 ‘예술의 전당’통일신라시대의 화려했던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쌍사자석등은 밑받침돌을 뒷발로 딛고 있고 앞발을 들어서 윗받침돌을 받들고 서 있는 두 마리 사자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데다 연꽃 모양을 새긴 밑받침돌과 가슴을 맞대고 서 있는 사자 두 마리가 하나의 돌로 조각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그리고 등불을 밝히는 팔각 화사석(火舍石)의 4면에는 화창(火窓)이 있고 한 면 건너 다른 4면에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이 조각되어 있다.

쌍사자석등을 보려면 돌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하나의 돌에서 발을 디디는 부분을 파 내어 만든 것 같다. 옆에서 보면 작은 아치 모양의 예쁜 돌계단이라 매우 인상적이다. 1933년경 일본 사람들이 그 쌍사자석등을 훔쳐 가려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막아 면사무소에 보관해 두었다가 1959년 본디 그 자리로 옮겨 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의령·군북IC→대의→삼가→가회
남해고속도로 단성IC→단계→가회
합천군 가회면 소재지에서 가회식육식당을 찾으면 모산재로 향하는 길이 나타난다. 꺽어 들어가 10분 정도 고갯길을 오르면 좌측 언덕에 바람흔적 미술관이 보인다. 혹시 지나치더라도 모산재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500m정도 되돌아 내려오면 된다.

/ 경남일보 명성훈 기자 / 오마이뉴스 김연옥기자 / 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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