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구룡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니 극락이 따로 없네!
예로부터 산중의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는 것만큼 손쉽고 확실한 피서는 드물다. 쏟아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긴다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특히 올여름은 휴가비용을 줄이는 알뜰 피서족이 늘어날 전망이다. 가족단위로 저렴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계곡이 경제적이고, 확실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계곡을 품은 지리산이 안성맞춤이다. 지리산처럼 주변에 맛있는 음식이 많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계곡이 있다면 확실한 피서가 보장된다. 지리산의 계곡을 떠올리면 뱀사골계곡을 떠올리기 쉽지만 첩첩산중 산자락에 숨겨진 계곡을 품고 있다. 그래서 지리산은 갈수록 신비롭고 볼수록 오묘한 산이다. 거대한 지리산의 남원 자락에 위치한 구룡계곡은 지리산의 또다른 모습을 품고 있다.
구룡계곡은 지리산 국립공원 북부지소가 있는 주천면 호경리에서부터 구룡폭포가 있는 주천면 덕치리까지 펼쳐지는 심산유곡이다.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으로 이어진다. 정상에 오르면 구곡경의 구룡폭포가 있다. 남원 8경중 제1경인 구룡폭포 아래에는 용소라 불리는 소가 형성되어 있다.
구룡계곡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남원시내에서 주천 쪽으로 가면 지리산 북부로 연결된다. 이곳은 지리산 관광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지리산 자락을 굽이굽이 오르며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정령치간 도로는 뱀사골(반선)과 노고단으로 이어져 운무가 휘감은 지리산의 진수를 맛보게 해준다.
구룡계곡은 용호구곡 또는 구룡폭포라고도 한다. 이처럼 이름을 달리 하는 것은 옛날 음력 4월 8일이면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군데 폭포에서 한 마리씩 자리 잡아 노닐다가 다시 승천했다는 전설 때문이다.
구룡계곡은 약 3.1km 정도 이어지는데 삼곡교에서 구룡폭포까지는 걸어서 1시간 10분 정도 거리다. 반대로 구룡폭포에서 육모정 쪽으로 내려오면 40분 정도 소요된다. 계곡 트레킹 보다 탁족이나 물놀이를 즐기려면 육모정 아래에 있는 계곡이 안성맞춤이다. 가족단위나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 더욱 좋다. 거대한 암반이 있고, 계곡이 넓게 흐르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또한 육모정은 나무다리로 이어진 생태탐방로가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도 좋다. 육모정에서 다리를 건너면 솔숲에 둘러싸인 용호정이 나온다. 용호정 옆으로 나무가 많아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본격적인 구룡계곡 트레킹 코스는 삼곡교가 시작점이다. 육모정에서 300m 정도 오르면 삼곡교가 나온다. 다리 앞에 탐방안내소 간이 건물이 있다. 탐방안내소 옆으로 계단을 내려서면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이 길은 숲이 울창해 원시림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육모정에서 300m 지점에 있는 황학산 북쪽에 암석층이 있다. 암벽 서쪽에 조대암이 있다. 이 조대암 밑에 조그마한 소가 바로 3곡인데, 학들이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해서 학서암이라 한다. 학서암에서 300m쯤 오르면 유난히도 흰 바위가 물에 닳고 깎여 반들거리고, 구시처럼 바위가 물살에 패여 있다. 일명 제 4곡인데 구시소로 더 유명하다.
구시소에서 1km 지점에 45도 각도로 급경사를 이룬 암반을 미끄러지듯 흘러내린 곳에 깊은 못이 5곡인 유선대이다. 유선대 가운데에 바위가 있는데 금이 많이 그어져 있어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있다.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신선들이 속세에 알려지지 않기 위해서 병풍을 치고 놀았다고 해서 은선병이라고도 한다.
구룡폭포를 향해 오를수록 지리산은 깊고 거대해진다. 삼곡교 부근의 계곡길은 완만하지만 유선대를 지나면서 거대한 암봉이 나타나면서 가파른 계곡이 이어진다. 구령폭포 쪽으로 들어갈수록 겹겹이 산자락이 에워싼다. 지리산에서 느낄 수 있는 심산유곡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비폭동에서 600m쯤 올라가면 거대한 암석층이 계곡을 가로질러 물 가운데 우뚝 서 있고, 바위 가운데가 대문처럼 뚫려 물이 바위 문을 통과한다고 해서 석문추라 한다. 이곳이 8곡이며 경천벽이라고도 부른다.
경천벽에서 500m 상류지점에 양쪽으로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있다. 멀리 지리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두 갈래 폭포를 이루고, 폭포 밑에 각각 조그마한 못을 이루고 있다. 모습이 마치 용 두 마리가 어울렸다가 양쪽 연못 하나씩을 차지하고 노닐다가 하늘로 승천했다고 해서 교룡담이라 부른다. 이곳이 바로 9곡이며 구룡계곡의 백미인 구룡폭포다.
구룡계곡의 하이라이트인 구룡폭포를 손쉽게 만날 수도 있다. 고기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2km 정도 달리면 구룡폭포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 옆으로 ‘구룡폭포 300m’라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삼림욕장을 걷는 것처럼 소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이 이어진다. 180m 지점부터 나무 계단길이 나온다. 계단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쏟아지는 계곡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계단을 따라 내려갈수록 폭포소리에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구룡폭포 트레킹이나 삼림욕을 충분히 즐겼다면 구기리 삼거리로 나와 지리산의 별미 산채백반을 맛보자. 삼거리 주변에는 지리산에서 나는 산나물과 토종닭, 버섯 요리를 하는 음식점이 몰려있다. 식사를 즐긴 후에도 여유가 있다면 정령치휴게소에 올라 웅장한 파노라마를 연상시키는 지리산을 맘껏 감상해보자. 구름이 산을 넘는 풍경도, 지리산 자락을 에워싸는 운무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지리산에 묻혀 하룻밤 묵고 싶다면 달궁오토캠핑장이 좋다.
/ 자료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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