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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대전광역시

대전 중앙시장 수연가

by 구석구석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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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도심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대전 중앙시장이다. 중앙시장은 경부선이 개통되고 대전역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110년 내력의 유서 깊은 시장. 역사도 오래됐지만 접근성도 좋고, 규모도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크다. 시장에는 이름난 먹거리도 많다. 대전 동구청이 따로 관광객을 모아 ‘중앙시장 분식 투어’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시장에는 잡채호떡과 옛날만두를 비롯해 인삼튀김, 막걸리빵, 풀빵, 보리밥, 칼국수 등으로 이름난 맛집들이 즐비하다.

 

중앙시장 먹거리골목

대전 중앙시장에는 관광 두레 기업 ‘수연가(手連家)’가 있다. ‘손 수(手)’에 ‘연결할 연(連)’ 자를 썼다. 수연가는 퀼트 공예 공방이다. 대전 중앙시장은 중앙도매시장과 신 중앙시장, 철도시장 등이 합쳐진 그야말로 매머드급 시장이다. 철도가 교통의 중심이던 시절에 크게 번성했다. 그때 호황을 누렸던 곳이 한복을 짓거나 이불이나 예단을 하는 주단 집이었다. 아직도 중앙시장에는 주단 집이 200여 개에 달한다.

 

수연가는 퀼트공예 상품을 내는 사업으로 관광 두레 기업이 됐다. 한복 집에서 나오는 천 조각을 모아서 지역주민들이 퀼트 공예품을 만든다. 그냥 두면 쓰레기가 돼서 상인들이 버리는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천 조각을 가져다가 훌륭한 공예품으로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미경(52) 수연가 대표는 중앙시장에서 2008년 퀼트 공예 가게를 내고 제품 생산과 강습을 겸하다가, 시장에서 버려지는 한복 천을 보고 사업에 착안했다.

 

퀼트 공예란 본래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의 개념으로 시작된 것인데 국내에서는 최고급 수입천을 사다가 만드는 고급제품으로 변질해가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천은 버려져도 안 줍는데, 영국산 천 조각은 비싼 돈을 주고 산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가 버려지는 천으로 만드는 퀼트공예는 퀼트를 본래의 의미로 되돌리는 일이기도 하다.

 

관광기업으로서 수연가의 꿈은 실은 퀼트 공예 너머에 있다. 이 대표가 진짜 하고 싶어 하는 건 ‘중앙시장 여행프로그램’이다. 시장 안에는 시장 사람들만 아는 가게와 사연이 있다. 아직도 중앙시장에는 1000원짜리 선짓국이 있고 곤달걀을 파는 집도 있다. 어머니가 하는 허름한 옷가게 안에다 ‘숍인 숍’으로 딸이 차린 커피숍이 명소가 된 사연도 있고, 내로라하는 이북식 만두 집의 전설처럼 전해지는 맛 얘기도 있다. 이 대표는 “대전을 찾는 여행자들과 시장을 함께 다니며 사람 냄새나는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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