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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대전광역시

대전 대덕사이언스길

by 구석구석 202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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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사이언스길1~2코스

대전에는 명품 등산로가 많다. 제주 올레길이 유명세를 타기 이전인 2004년부터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대전둘레산길을 비롯해 계족산 맨발숲길, 대청호 오백리길, 로하스길 등 지역의 특성을 살린 여러 개의 테마길이 전국적으로 명성을 넓혀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대전에 또 하나의 명품길이 등장했다. 과학강국 대한민국의 심장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덕연구단지의 숨결과 풍광을 잇는 멋진 도심 산책로, ‘대덕 사이언스길’이 마련된 것이다. 이정표 등 시민들의 이용편의를 돕는 정비를 마치고, 시민 공모를 통해 명칭을 정한 ‘대덕 사이언스길’은 지난 6월 10일 정식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대덕 사이언스길은 대덕연구개발특구 안에 있는 주요 연구시설, 산과 공원, 산책로를 하나로 연결해 등산과 레저활동은 물론, 과학에 대한 인식과 자연학습까지 가능한 길이다. 총 2 코스로 두 구간을 합쳐 21.1km로 이루어졌으며, 코스별 소요시간은 3시간 40분 정도 된다. 

 

기존의 등산로나 자연 산책로는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배낭도 꾸리고 별도 시간을 내야만 가능하지만, 대덕 사이언스길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접근이 용이하고, 산행시간이 짧아서 특별한 준비 없이 나서도 즐길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평일 오전이든 휴일이든 잠시 짬을 내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갔다올 수 있다.



대덕 사이언스길의 또 하나의 특징은 원점회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출발점에서 한 바퀴 돌고 오면 다시 출발점에 도착한다. 산행이 끝난 후 승용차나 별도의 이동수단을 염려해야 하는 기존의 산행과는 확연히 차별성을 가지는 장점이다.



대덕 사이언스길은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 나서면 쾌적한 녹음과 상쾌한 강바람, 대덕연구단지의 웅혼한 기운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친환경 에코힐링길이다.

코스 중간 중간의 멋진 조망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대전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된다. 코스가 평탄하고 굴곡이 완만해 어린이와 노약자가 걷기에도 적당하므로 가족형 걷기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대덕 사이언스길은 과학과 자연, 사람이 하나 되는 삼위일체의 공간이다. 누구나 가벼이 운동화끈을 조이고 나서보자.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축복이자 행운의 길이다.

 

제 1코스 (매봉, 우성이산 길)-11.1km / 3.4시간

엑스포 과학공원(꿈돌이랜드) ~ 우성이산(도룡정) ~ 화봉산 ~ 화암4가 ~ 태전사 ~ 대덕대 뒷산 ~ 표준과학연구원 ~ 매봉산공원(정상) ~ 교육과학 연구원 ~ 엑스포 과학공원(꿈돌이랜드)

 

 

제 2코스 (신성, 성두산 길)-10.0km / 3.2시간

국립중앙과학관(주차장) ~ 성두산공원(산성) ~ 대전과학고 입구 ~ 연구단지 운동장 ~ 대전시민천문대 ~ 산성공원(정상) ~ 충남대농대 ~ 궁동공원 ~ 유성구청 ~ 국립 중앙 과학관(주차장)

 

걸음의 시작은 과학공원부터다. 과학공원에서 탄동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국립중앙과학관 정문이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과 전시관이 많아서 어린이를 동반하고 가족단위로 찾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정문부터 탄동천 둑길을 따라가는데 이 길의 대표 수종은 벚나무다. 벚나무도 단풍이 곱게 드는 나무지만 봄철에 피는 벚꽃처럼 잎도 바람에 약해서 오래가지 않는다. 탄동천을 따르던 걸음은 이내 산길로 이어진다. 과학관 정문에서 400m 정도 걸으면 길은 90도로 꺾어지며 성두산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성두산 숲길은 이름은 산이지만 언덕 수준의 높이라서 크게 힘이 들지는 않는 구간이다. 1km 남짓 이어지던 숲길은 과학로를 만나면서 가로수길로 바뀐다. 대전시민천문대 입구까지 약 1.7km 정도 이어지는 이 가로수길의 대표선수는 은행나무다.

노랗게 물드는 은행잎은 곱지만 길바닥에 떨어져 으깨진 은행의 잔해는 고역이다. 걸으면서 맡게 되는 냄새도 문제지만, 잔해를 밟고 걸은 신발을 신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어렵사리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온 집안에 고약한 냄새가 퍼지게 된다. 가로수길을 지나면서 중간 중간 깨금발로 걷게 되는 이유다.

대전시민천문대 입구까지 이어지던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신성근린공원으로 접어들면서 산길로 바뀐다. 충남대학교 뒤편에서 이어지는 신성근린공원길은 부드러운 산길로 대전시민천문대 입구부터 충남대학교 중앙도서관 근처의 도로까지 이어진다. 길에는 가벼운 차림으로 걸으러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걷는 길 주변에는 외래종인 리기다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길에서 한걸음 들어간 숲에는 칡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일전에 뉴스에서 칡덩굴 때문에 다른 식물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여기도 그런 현장이다.

신성근린공원길은 충남대학교 교정 안에서 끝나고, 다시 시작되는 산길은 궁동공원길이다. 길은 여전히 순하게 이어진다. 궁동공원 입구까지 내려오면 이제부터 다시 가로수길이다. 유성구청 모퉁이부터 처음 걷기 시작했던 과학공원까지는 은행나무, 벚나무 같은 나무들이 길손을 반긴다. 그러나 2.8km 정도 되는 거리가 거의 직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이어서 조금 지루하다는 흠이 있다. 이런 지루함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은 가로수길과 나란히 가는 길 건너 갑천으로 내려가서 물길을 따라 걷는 것이다. 길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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