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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기한강유역

팔당대교-덕소 드라이브

by 구석구석 202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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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대교~덕소 드라이브 코스(40km)

새벽부터 피어오르는 물안개로 일대가 온통 자욱한 남양주시 조안면 강변길. 물안개와 가람, 산, 고개 등 다양한 테마가 있는 길이다.

 

팔당호 북서방향에 놓인 조안면은 연중 물안개가 사라지지 않는 안개마을. 팔당대교 건너자마자 오른편으로 빠지면, 구 6번 도로와 45번 국도가 이어지면서 예스런 멋이 살아있는 강변길이 펼쳐진다. 다산 유적지가 있는 능내리(마현골)를 꼭지점으로 서쪽 덕소 방향, 북쪽 춘천 방향 모두 서정적인 드라이브길로 그만이다.



팔당 댐 지나 천주교 공원묘지 언덕과 운길산 중턱 수종사는 남북 한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뷰 포인트, 더불어 능내리 옛 나루터는 발치에 물이 닿을 만큼 사람과 강이 가까워지는 곳이다.



일교차가 심한 초봄이 아침이면 보드라운 물안개가 호수 전체를 뒤덥는다. 인공의 댐에 막혀 미동도 하지 않는 강물 위를 유영하는 물안개는 '봄의 서정' 그 자체. 팔당대교를 건너기 전 한강이 눈에 보이는 강이라면 다리 건너 북한강은 살갗에 닿는 강이다. 보일 듯 말 듯 서서히 다가와 볼에 휘감기는 물안개는 서늘하리만큼 선선하다. 안개가 물러나면 다시 따사로운 햇살이 살갗에 내린다. 그야말로 낭만이 가득한 순간.



팔당대교를 건너 45번 국도를 타고 수종사 입구까지 냉큼 달리면 10여분 남짓한 짧은 거리. 이처럼 강의 서정을 만끽하다 보면 내실 있는 드라이브길이 된다. 45번 국도로 들어섰는데, 서울영화촬영소를 안 들를 수 없다. <신장개업><취화선>의 오픈 세트가 아늑한 공간을 제공한다.



강바람을 쐤으니 산바람을 맞아보자. 수종사는 차로 10분, 걸어서 40분 길이다. 비좁은 비포장길을 꼬불꼬불 올라가는데, 운전이 미숙한 드라이버는 차를 놓고 가는 게 좋다.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맞댄 남양주와 양평 땅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동방 가람 중 최고의 풍치' 라고 평했다는 옛선현의 안목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 예서 그치면 아쉽다.



본격적인 드라이브는 수종사를 내려와 좌회전한 다음, 연세중학교 지나치자마자 왼편 샛길로 빠지면서부터. 송촌리로 들어가는 달랑 1차선 마을길이지만, 차량이  많지 않아 호젓하다. 워낙 비좁아 '이러다 길이 끝나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사이 깔끔한 2차선 길이 나선다.



송천 지나 시우리부터는 최근에 닦은 길. 먹치 고개로 오르는 이 길은 양수대교가 생기기 이전에는 구 6번 도로가 정체될 때 덕소를 통해 서울로 통하는 지름길이었다. 요즘엔 통행량이 적어 호젓하다. 로맨틱한 강변길과 오솔길을 통해 남양주 조안면을 휘감는 드라이브 코스는 이렇게 마감된다. 짧지만 알찬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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