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는 12월에 가볼만 한 곳으로 성주의 전통체험마을 ‘윤동마을’을 추천했다.
성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참외다. 성주가 참외의 메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성주는 관향(貫鄕)의 고장이다. 성주 이씨, 성산 이씨, 벽진 이씨, 성주 황씨 등 많은 성씨들이 성주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구역상 지금의 성주 땅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는 3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지역을 본관으로 하는 성씨가 이렇게 많은 경우는 드물다. 유서 깊은 성주의 내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개마을과 더불어 성주를 대표하는 전통마을이지만 한개마을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윤동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윤동’(倫洞)이라 새겨진 커다란 바위 너머 옹기종기 모여 있는 기와집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처마를 맞대고 삼삼오오 짝을 이룬 기와집을 보면 한눈에 전통마을임을 실감할 수 있다.
명배산임수의 명당자리에 터를 잡은 윤동마을의 첫인상은 포근함이다. 까치산과 연비산을 등에 지고 대가천을 바라보며 남향으로 자리를 잡은 까닭에 겨울에도 볕이 잘 들어 어머니 품같이 따뜻한 기운이 마을 곳곳을 감싸고 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버티고 서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커다란 사당이 가장 먼저 길손을 맞는다. 조선 개국공신 문절공 김용초를 모신 사당이다. 마을 어귀에 자리 잡은 사당이 말해 주듯 윤동마을은 의성 김씨 집성촌이다. 하지만 윤동마을에 먼저 터를 잡은 것은 순천 박씨였다. 고려시대 개성판윤을 지낸 박가권이 벼슬에서 물러나 정착한 곳이 윤동마을이다. 그러다 조선 연산군때 순천 박씨 딸과 결혼을 한 사우당 김관석(문절공의 5대손)이 처갓집 동네인 윤동마을에 신접살림을 차린 것이 계기가 돼 의성 김씨 집성촌이 됐다. 현재 윤동마을에는 의성 김씨가 50여 가구를 이루며 살고 있는 반면 순천 박씨는 2가구에 불과하다.
마을 중앙에는 사우당 종가가 있다. 평지에서 마을 뒷산 아래까지 여러 채의 건물이 일자 형태로 길게 늘어선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소나무로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과 주인이 기거하는 안채 등이 연이어 모습을 드러낸다.
사우당 종가의 마루나 처마 아래에는 절구`체`호롱불`키`맷돌`화로 등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민속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모두 사우당 종가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종가를 찾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것을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주인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안채를 왼쪽으로 돌아가면 사우당이 있다. 사우당 앞 마당에는 400여 년이 된 우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사우당 뒤쪽에는 문절공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영모당이 서 있다. 원래 영모당은 김천시 부항면에 있었지만 부항댐 건설로 최근 윤동마을로 이전됐다.
사우당과 영모당 사이에는 ‘6`25 피란굴’이라는 작은 동굴이 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현 종손의 선친인 김관희가 집안에 전해오는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한 달여에 걸쳐 대나무 숲에 판 굴이다. 지금은 대나무를 베어내어 동굴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지만 당시에는 대나무 숲이 우거져 바깥에서는 동굴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6`25 피란굴을 보고 있으면 전쟁통에서도 소중한 우리 것을 지켜내려 했던 종손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우당 종가는 현재 고택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풍을 지키며 도시인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려주는 이는 문절공 20대 종손으로 경북도의원을 지낸 김기대씨와 대구시 여성유도회장 등을 역임한 종부 류정숙씨다.
다기세트 가득한 전통문화체험교육관에서는 다도와 전통 예절을 배울 수 있다. 또 류 씨가 만든 궁중의상도 관람할 수 있으며 군불 지피는 한옥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류 씨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고택이 아니라 우리문화를 몸으로 배우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통문화체험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동마을에 대한 자료와 고택체험 예약은 윤동마을 홈페이지(http://www.yundong.kr)를 참고하면 된다. 자료 : 매일신문
◆ 월향면 인촌리 세종대왕자태실
세종 20년(1438)에서 24년 사이에 조성된 것(국가지정 사적 제444호)으로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태봉(258m) 정상에 있다. 예로부터 왕실에서는 태가 국가와 왕실의 안녕과 관련이 있다고 믿어 소중하게 다뤘다. 그래서 전국에서 길지를 찾아 태를 묻어 보관했다.
소나무로 둘러싸인 돌계단을 5분여 오르면 정갈하게 꾸며진 세종대왕자태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는 세종대왕의 장자 문종을 제외한 18왕자의 태실과 단종이 원손으로 있을 때 조성한 태실 등 19기가 있다. 요즘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아버지 세종의 한글 창제를 돕다 죽임을 당한 인물로 나오는 광평대군의 태실도 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긴 조선왕조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세종대왕자태실에는 피비린내 나는 아픈 역사의 흔적도 남아 있다. 14기 태실은 조성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5기는 그렇지 못하다. 바로 수양대군이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후 자신을 반대한 다섯 왕자의 태실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자태실은 우리나라에서 왕자 태실이 군집을 이룬 유일한 곳으로 조선시대 태실의 초기 형태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종대왕자태실’은 세종의 왕자 19명의 태를 봉안한 태실이다. 태실은 지하에 석실을 만들어 그 속에 태항(胎缸)과 태주(胎主)의 이름 및 생년월일을 음각한 지석(誌石)을 넣고 지상에는 기단·간석(竿石)·옥개(屋蓋)의 형식을 갖춘 석조물을 안치하는 한편 태실 주인공의 표석을 세웠다.
인근에는 생명문화공원과 태실 문화관이 있으며,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무료입장이다.
◆가야산야생화식물원
야생화를 주제로 성주군에서 조성한 전문식물원으로 620여 종에 달하는 야생화와 나무가 있다. 식물원은 야외전시원과 실내전시관, 온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야외전시원은 야생화학습원`관목원`국화원`숙근초원`가야산자생식물원 등 5개 테마로 나뉘어져 있지만 아쉽게도 겨울에는 야생화를 볼 수 없다. 1`2층으로 이루어진 실내전시관에서는 고생대식물 화석뿐 아니라 식물표본, 장수풍뎅이`톱사슴벌레 등 곤충과 희귀 나비표본 등을 만날 수 있다. 2층 실내전시관을 지나면 온실이다. 수생식물원`식용식물원`향기식물원`관상식물원`양치식물원`약용식물원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사화`털머위`죽절초 등 117종 8천여 본의 나무와 야생화로 꾸며져 있다.
온실 한쪽에는 야생화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야생화 화분과 식물원에서 키운 야생화로 만든 야생화차도 판매하고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민들레잎차와 산국차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TIP=대구에서 윤동마을로 가려면 30번 국도 성주 방면~33번 국도 고령 방면~수륜면소재지를 지나 1㎞ 정도를 달려 가면 된다. 초행길이라면 마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윤동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윤동마을에서 10㎞ 정도 떨어져 있다. 수륜면소재지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해인사 방면으로 가면 가야산국립공원 품에 안긴 식물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종대왕자태실을 방문하려면 30번 국도를 따라 성주 방면으로 가다 왜관 월항 방면으로 빠진 뒤 한개마을을 지나 905번 지방도 초전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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