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부산광역시

부산 북구-만덕동 상계봉~파리봉

by 구석구석 2014. 4. 16.
728x90

 

 

부산의 진산 금정산. 낙동정맥(구 태백산맥)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산이다. 주봉인 고당봉은 낙동강 지류와 동래구를 흐르는 수영강의 분수계를 이루는 화강암의 봉우리로 북으로 장군봉(727m), 남쪽으로 상계봉을 거쳐 백양산(642m)까지 산세가 이어진다. 그 사이로 원효봉`의상봉`미륵봉`대륙봉`파류봉`동제봉 등의 준봉이 솟아있다.

 

산세는 그리 크지 않으나 곳곳에 울창한 숲과 골마다 맑은 물이 흐른다. 화강암의 풍화가 격렬해 기암절벽이 절묘한 부산의 명산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정산성과 천년의 사찰 범어사, 고당봉이 금정산의 전부인줄 안다. 그러나 그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봉우리가 상계봉(640m)과 파리봉(615m)이다. 깎아지른 수십m의 직벽과 기암괴석으로 형성된 바위봉 들이다.

 

산행의 시작점은 만덕동의 상학초등학교. 학교 담장 좌우측으로 등산로가 열리고 좌측 아래의 미리내유치원 쪽에서도 등산이 가능하다. 상학초등학교 좌측 담장을 따라 산으로 접어들면 등산로가 여럿 있다. 10분쯤이면 능선에 올라서고 군데군데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가장 빠른 상계봉 정상 오름길은 곧장 지능선을 치고 오르는 등산로로 정상까지 1.2㎞ 정도다.

 

그러나 상계봉은 빨리 오르기보다는 즐기면서 올라야 제멋이다. 산속의 이정표에 적혀 있는 화명동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르면 일명 웰빙산책로. 잘 가꾸어진 숲길이 편안하고 맑은 공기가 산책로 같다. 약수터와 낮은 지능선 여섯 개 정도를 횡단하면 덕천동에서 올라오는 주능선으로 안부의 이름은 ‘만남의 광장’이다.

 

여기서부터 상계봉 정상까지는 약 2.4㎞. 1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경사가 완만한 숲속 길로 상계봉 정상부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측에 나타나는 전망바위만 세 군데다. 헌걸찬 백양산과 만덕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조망도 아름답지만 미리 감탄할 필요는 없다. 더 멋진 전망대가 상계봉 정상부 일원에 수없이 많다.

 

이정표가 있는 네거리 안부를 통과하면 등산로가 고도를 높인다. 정상부 일대에 숨겨져 있던 하얀 바위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망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좌우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삼면이 탁 트이는 제대로 된 조망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본격적인 바윗길에 탁월한 조망이 연이어 터진다. 남쪽으론 백양산과 낙동강 하구, 구포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화명동의 아파트 군락과 파란 낙동강과 낙동대교, 그 너머로 김해 신어산과 무척산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조금 더 올라서면 만덕동에서 바로 치고 올라오는 지능선이다. 정상 직전의 바위전망대에서 상계봉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측으로 눈길을 돌리면 아득한 바위절벽 아래로 천룡사지 절터가 보이고 고개를 들면 해운대 장산이 시원하게 바라보인다.

 

상계봉 정상은 정상석이 초라하게 놓여 있을 뿐 조망이 막혀 있다. 최고의 조망은 정상석 우측 편에 있는 바위 전망대다. 북쪽을 바라보면 기암 하나가 우뚝하고 불꽃처럼 피어난 돌불꽃들이 하늘을 향해 화려하게 피어있다. 상계봉의 지명은 바로 이 바위에서 유래되었다.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닭벼슬처럼 생겼다하여 상계봉(上鷄峰)이다. 그 너머로 금정산의 주봉 고당봉이 우뚝하다. 시계 방향으로 대운산과 철마산,  두루뭉술한 달음산과 개좌산이 차례로 조망된다.

 

닭벼슬 모양의 바위 일대를 좌측으로 지나 북쪽으로 향하면 조금 후 갈림길이 나타난다. 직진하는 우측 길을 버리고 좌측 능선으로 오르면 무너져내린 금정산성 터를 만나고 조금 후 제 1망루에 도착한다. 기념촬영 후 8분 정도면 등산로 왼쪽에 있는 바위전망대가 보인다. 소나무 한 그루가 정말 멋지다. 멀리보이는 고당봉과 지척의 파리봉 일대가 앞쪽에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5분 정도면 파리봉이다. 봉우리라지만 오히려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삼면이 바위 절벽이다.

 

파리봉의 이름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아주 오래된 옛날에 큰 홍수가 나서 산과 마을이 물에 침수되고 바위산 봉우리에 파리 떼가 새까맣게 붙어있었다고 파리봉이라 불렀다는 설과 ‘파리’란 불교의 일곱 가지 보물 중에서 수정이란 보석을 뜻한다고 파리봉이라 부른다는 설이다. 표지석에는 불교에서 말하는 파리봉이라 적혀 있다. 봉우리 좌측에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바위 봉 끝까지 진행을 하면 낭떠러지다. 아찔한 절벽 아래쪽으로 산성마을로 가는 나무데크 계단 길 공사가 한창이다.  

 

전망대 좌측으로 내려서는 나무데크 계단길이 있다. 끝 지점에 갈림길이 나타난다. 우측으로 꺾이는 길을 따르지 말고 좌측 길을 택하면 화명산기도원과 정수장으로 곧장 이어지는 숲속 길이다. 많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등산로라 산림이 울창하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숲속 길이다. 넉넉잡아 1시간 정도면 ‘화명정수장’ 입구까지 내려설 수 있다.

 

상학초교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해 약수터`웰빙등산로`만남의광장`상계봉`제 1망루`파리봉을 거쳐 화명정수장까지 4시간 가까이 걸린다. 조금 짧게 등산을 하려면 첫 번째 지능선에서 웰빙등산로를 포기하고 상계봉으로 바로 치고 오르면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어느 코스나 여유 있는 조망과 중식을 즐겨도 3, 4시간 정도다.

 

자료 : 매일신문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