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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양산 신기동-성황산 동산

by 구석구석 201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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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산(331m)과 동산(289m)

양산 시민들 외엔 이름조차 생소한 뒷동산에 불과한 산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산 모두 오래된 산성이 있다는 점. 하지만 그마저도 특별한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다.

 

성황산과 동산을 기·종점으로 하고 법기수원지 근처의 535봉(일명 운봉산)을 반환점으로 돌아보는 코스로 꾸몄다. 풀어쓴다면 명곡동 양산대학을 동심원의 축으로 주변의 산줄기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렇게 만든 코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내세운 점 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다. 흔히 말하는 눈길을 빼앗는 멋진 풍광이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바위 벼랑 같은 것은 없다. 그저 뒷동산에서 만나는 소나무 길이고 낙엽이 발목을 간질이는 그런 등로가 대부분이다. 굳이 거론하자면 호젓해서 좋다는 점, 또 등로가 비교적 평이하다는 점은 내세울 만하다. 가족과 함께 조곤조곤 걷고 싶거나 체력 증진을 겸해 은근히 달리고 싶은 경우, 그리고 시간이 없어 먼 곳을 찾기 어려운 산객들에게는 그런대로 찾을 만하다.

 

이번 코스는 옥에 티도 있다. 대체로 무난하지만 몇몇 구간에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거나 순간 당황해야 할 때도 있다. 낙동정맥 공포의 내리막(오르막)과 25분쯤 소요되는 임도가 그렇고, 재활용품 선별장 부근이 생경하다. 특히 선별장 구간은 길마저 없어 등로를 만들어가야 하는 수고를 더해야 한다.

 

구체적 답사경로는 다음과 같다. 양산시 신기동 해강아파트(104동)~성황산(신기산성)~천성산 갈림길~535봉(운봉산)~낙동정맥 갈림길~농장지대~재활용품 선별장~287봉~동산(북부동산성)~계원사~(중부동)고속도로지하통로 순. 걷는 시간만 4시간40분쯤 걸리고 휴식을 포함한다면 6시간 이상 잡아야 할 것이다.

 

산행 들머리는 신기동 해강아파트다. 

산길은 해강아파트 104동과 대명태권도 간판의 붉은색 2층집 사이 고무판이 깔린 사잇길로 연결된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무데크를 만나고 그 데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등로는 데크에서 올라와 오른쪽이다. 이후 등로는 산책길이며 양산시가 시민들을 위해 시설해 놓은 보행등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일석탕에서 조망이 터지는 안부(순천박씨 표석과 무덤이 있는 곳)까지 25분쯤 걸린다.

 

사당인 성황사가 있는 곳은 안부에서 왼쪽 방향이다. 능선 오름길로 곧장 가면 4분쯤 걸려 닿는다. 이때 능선 오른쪽 사면길은 약수터로 가는 길인데 무심코 진행했다간 성황사와 성황산을 빼먹을 수 있다.

 

성황산 정상은 성황사 뒤쪽 길로 연결된다. 3분이면 정상과 만난다. 정상은 나무에 가려 조망이 시원찮다. 삼각점과 오래된 기념석이 서 있다.

 

정상에서 살짝 내려와 4분쯤 가면 중요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성의 왼쪽 길은 성락사로 내려서는 길. 오른쪽으로 90도 트는 듯한 길을 따라가면 명곡갈림길까지 별 무리 없이 등로를 이어갈 수 있다. 중간 중간 갈림길을 만날 때마다 천성산 방향의 팻말이 달려 있어 그대로 따르면 된다. 특히 이 구간은 능선 사면을 따라가는 길이라 높낮이가 거의 없어 편안한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명곡갈림길까지 25분 소요. 명곡갈림길은 명곡농원에서 만들어 놓은 원형의 철판 이정표와 벤치가 있어 쉽게 확인된다. 왼쪽 사면엔 샘터도 있다.

 

명곡갈림길에서 등로는 조금씩 가팔라진다. 이곳에서부터는 능선 혹은 인접한 사면길로 이어간다. 다소 힘이 드는 구간이다. 하지만 길은 마루금을 이어 간다 생각하면 큰 무리 없다. 낙동정맥 분기점까지 45분쯤 걸린다.

 

정맥 분기점에는 간이의자 2개가 놓여져 있다. 진행 방향 왼쪽(위쪽)은 천성산 방향, 오른쪽(아래쪽)은 535봉 방향이다. 가야 할 방향은 역시 오른쪽. 이 길을 조금만 내려가면 산불확산 방지를 위해 수목을 베어 놓은 방화선을 만나고 다시 조금만 더 가면 정맥꾼들에게 악명 높은 급경사 내리막 지점에 닿는다. 분기점에서 내리막 지점까지 5분.

 

등로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크게 휘돌아 급전직하하듯 안부로 떨어진다. 다행히 내리막이어서 한숨 돌릴 수 있지만 반대로 올랐다면 절벽과 직면한 느낌을 받는 곳이다. 첫번째 안부까지 11분, 다시 만나는 안부까지 3분이 더 걸린다. 이 안부들 오른쪽 길이 명곡의 다람쥐캠프장으로 내려서는 하산로다. 여기까지가 전체 코스의 반환점에 해당한다. 이후 등로는 은근하게 일어서는 정맥 마루금을 따라간다. 왼쪽에 푸른빛을 감싸고 있는 법기수원지가 호젓한 정취를 더한다. 535봉까지 30분쯤 걸린다.

 

535봉은 일명 운봉산이다. 부산의 운봉산악회에서 명명했는데 산꾼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지금은 현대중공업산악회에서 정상목까지 세워 놓았다.

 

535봉에서의 등로는 진행 방향 직진의 정맥을 따라간다. 3분쯤 가면 무덤을 만나는데 이 역시 중요한 갈림길 포인트다. 바로 정맥과 등로가 헤어지는 부분이다. 정맥은 무덤 왼쪽 아래로 내려서며 등로는 직진성 방향으로 연결된다. 이후 또 다른 명곡갈림길을 만나기 전까지 낙엽이 무성한 능선길을 좇으면 된다. 또 다른 명곡갈림길까지 20분 소요.

 

명곡갈림길에서 농장지대로 내려서는 길은 왼쪽으로 90도 트는 듯한 방향으로 열려있다. 직진성 방향은 명곡 음지마을로 내려서는 길인데 농장지대로 내려서는 길보다 뚜렷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다. 전체 코스 중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지점이다. 이후 등로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다소 희미하다. 하지만 진행 방향 정면으로 농장지대나 금정산 계명봉이 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방향 삼아 내려가면 큰 어려움은 없다. 농장지대 임도까지 8분.

 

임도에 내려서면 등로는 25분간 임도를 따라간다. 하늘농장까지 8분, 기도원(시온산)까지 다시 8분쯤 걸린다. 기도원을 지나면 임도는 T자형 삼거리를 맞게 되는데 등로는 여기서 오른쪽(위쪽)으로 진행한다. 그 길로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에 재활용품 선별장을 만난다. 선별장이다보니 주변이 다소 너저분하다.

 

선별장을 지나 고개에 닿으면 정면으로 양산대학이 내려다보인다. 등로는 바로 이 고개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의 산자락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287봉까지는 길이 없다. 봉우리를 향해 치고 올라가야 한다. 산&산 팀 역시 길을 개척하며 287봉에 올랐다. 초입 부분의 철탑을 지나 만나는 된비알부터는 가능한 한 마루금을 따랐지만 너무 급하게 오르는 부분이어서 때론 갈지자 방식으로 오르기도 했다. 본의 아니게 리본을 촘촘히 붙여놓았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고개에서 8분 소요.

 

철봉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287봉에서 동산까지는 양산시민들의 산책 코스다. 이정표도 잘 나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동산까지 30분쯤 걸린다.

 

동산은 일망무제로 펼져진 조망이 백미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등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신도시도 발 아래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 낙동강도 은빛으로 물결친다. 하나씩 짚어보면 산행의 기쁨이 배가 된다(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산&산 참조).

 

하산은 진행 방향 정면 산성으로 내려서면 된다. 조금 내려가면 산성 안내판을 보게 되는데 하산로는 안내판을 지나기 직전의 왼쪽 아랫길로 연결된다. 직진하면 다른 곳으로 하산할 수 있으니 조심한다. 이후 조금 내려가면 다시 T자형 갈림길이 나오고 다시 그 오른쪽의 길을 따른다. 곧 체육공원이 나오고 다시 양산시가 설치해 놓은 보행등을 만난다. 이후 그 보행등을 따라 내려가면 계원사를 거쳐 고속도로 지하통로 입구에 닿는다. 내려오는 곳곳 푸른 오죽이 빚어내는 오솔길 등로가 겨울바람에도 싱그럽다.

 

부산일보 진용성기자 레포츠부 051-461-4161 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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