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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밀양 산내-24번국도-삼양리 백운산 호박소계곡

by 구석구석 201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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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의 호박소계곡

 

'영남알프스의 맏형' 가지산(1,241m)을 남쪽으로 깊게 파고 들어간 용수골과 '작지만 큰 산' 백운산(891m) 지계곡들의 물길이 모여 더 큰 소리로 흘러내리는 곳이다.

암반이 많고 소가 즐비해 근교산 계곡 중 내로라하는 명소로 뽑힌다. 특히 활엽수 및 단풍나무가 많은 점은 이 계곡의 또 다른 매력이다. 바로 그 나무들에게 고운 빛이 내려앉는 가을이면 감동은 더욱 커진다.

예사롭지 않은 풍광이 줄곧 이어지는 데다 언제나 철철 넘쳐나는 수량이 자랑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짙은 녹음 아래 얼음장처럼 차가운 청류가 압권이다. 달리 제재하지도 않아 '풍덩' 뛰어들면 그만이다. 생각이 중단되고 만사 부러운 게 없어진다.

계곡은 차가운 청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경으로 유명한 호박소가 있다. 절구의 일종인 호박(臼)같이 둥그스레한데 지름이 30m나 되고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암반형 소(沼)다. 억겁의 세월이 빚은 자연물이라 하기엔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워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탐승객들의 발길이 사철 끊기지 않지만 피서지로도 이름 높아 여름이면 더욱 분주하다. 이 호박소는 밀양시가 새로 선정한 밀양8경의 하나로 올라있다.

 

계곡이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아도 접근이 어려우면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호박소계곡은 이 부분에 관해선 어느 계곡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호젓하게 즐기기엔 인근의 가인계곡과 주암계곡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 계곡은 찾아들어가기엔 교통이 여간 불편하지 않다. 그기에 비하면 호박소계곡은 교통천국이다. 국도 바로 옆이어서 차를 갖다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다 접근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코스는 호박소계곡 삼양교를 시작점으로 출발, 계곡 하류지점에 있는 호박소로 내려간 뒤 호박소를 구경하고 이후 호박소계곡에 능선 자락을 담그고 있는 백운산을 능선을 따라 오른 뒤 호박소계곡으로 다시 내려서는 것으로 했다. 이렇게 할 경우 호박소계곡의 주요 구간을 다 둘러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백운산의 하이라이트인 암릉구간을 죄다 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백운산의 암릉은 속리산 혹은 월악산의 그것을 일부 빼다박은 것처럼 장중하게 흘러내린 대슬랩과 여인의 살갗보다 더 하얀 기암들의 경연장이다. 백운산이 '작지만 큰 산'으로 불리는 이유다. 

구체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호박소계곡입구 삼양교~호박소~백연사~도로~암릉~백운산~이정표사거리~이정표삼거리~안부~호박소계곡~대형주차장 순.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쯤 걸린다.

산행은 호박소계곡 입구의 삼양교에서 시작한다. 삼양교는 언양에서 옛 24번 국도를 타고 석남터널을 지나 밀양쪽으로 5~6분쯤 내려가면 닿는 곡각지점에 있다. 다리를 건너면 비교적 넓은 공간에 호박소계곡을 알리는 입석과 호박소휴양지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참고가 된다. 차를 가져왔다면 휴양지 내 대형주차장에 세워놓고 돌아나오면 된다.

호박소로 연결되는 등로는 이 다리에서 도로를 따라 밀양쪽으로 1분쯤 걸어내려간 지점의 왼쪽 아래 계곡쪽으로 나 있다. 여느 산문의 길처럼 이정표가 있거나 리본이 많이 달려있지 않은 데다 가드레일까지 설치돼 있어 쉬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절개지 붕괴를 막기 위해 도로 오른쪽에 시설해 놓은 계단형 도로옹벽을 지나기 직전이라는 점과 도로 왼쪽에 설치된 역삼각형 교통표지판 2개(처음은 눈비 올 때 미끄럼 주의 표지판이고 다음은 위험표지판이다)를 막 지난 지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옹벽을 지났다면 들머리를 놓쳤다고 보고 되돌아 오도록 한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초입 부분이 약간 거칠다. 도로 경사면인데다 철조망도 한 가닥 쳐져 있어 깔끔하지가 않다. 하지만 4~5m쯤 내려가 오른쪽으로 틀면 곧 옛길을 만나고 그 길을 따르면 호박소까지 순하고도 쉽게 내려갈 수 있다. 호박소까지 10분 소요.

백운산으로 오르는 길은 호박소 아래 백연사와 백연식당 사이 대밭 사이로 나 있다. 대밭 앞에 야외용 천막이 쳐져 있어 등로가 잘 보이지 않지만 천막을 지나 대밭쪽으로 다가가면 뚜렷한 계단길로 만날 수 있다. 호박소에서 백연사까지 3분, 대밭에서 밀양-울산간 24번 옛도로까지 7분쯤 걸린다.

도로에 올라서면 등로는 도로 건너편 낙석방지 철조망 사이 빈 틈으로 열려 있다. 벽면에 흰색 페인트로 '←백운산'이 표시돼 있어 참고가 된다. 이곳이 백운산 능선의 사실상 초입이다. 20분쯤 된비알로 오르면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난다. 은색 철제 이정표엔 '삼양리 백운산' 방향이 표시돼 있다. 진행 방향은 당연히 직진의 백운산쪽이다.

백운산 암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밀양시에서 설치해 놓은 각종 안전시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철계단까지 12분, 다시 단식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안부까지 5분이 더 걸린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시원하게 흘러내린 대슬랩와 암릉이 눈길을 빼앗고 오른쪽으로 구비치는 24번 도로와 그 너머의 가지산 자락, 호박소계곡, 휴양지 주차장 등이 발길 아래로 펼쳐진다. 철계단 아래는 과거 초보자들이 애를 먹었던 직벽이다.

삼거리 안부에서 진행 방향 정면의 날등을 타면 20분쯤 걸려 삼각점에 닿고 다시 3분쯤 더 걸어가면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주변 조망이 시원하다.

호박소계곡은 정상에서 가지산 주릉으로 이어진 지능선을 23분쯤 타면 만나는 이정표 사거리(제일농원 1.7㎞· 남명초교 4.0㎞) 안부에서 오른쪽 사면길로 연결된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선 작은 안부로 내려서야 하고 이정표 삼거리(제일농원 1.5㎞)도 지나야 한다. 정상에서 작은 안부까지 3분, 이정표 삼거리까지 4분, 이정표 사거리까지 16분쯤 걸린다. 작은 안부와 이정표 삼거리 모두 왼쪽길이 가야할 등로다.

이정표 사거리에서 오른쪽의 사면길을 13분쯤 따라가면 물길이 있는 지점에 또 다른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구룡소폭포 갈림길이다. 여기서 바로 하산하겠다면 이정표의 구룡소폭포 방향을 따라 내려서면 된다. 하지만 그럴 경우 휴게소로 바로 내려서기 때문에 호박소계곡의 진면목을 구경할 수 없다. 해서 이정표엔 없지만 왼쪽의 오름길을 따라 오를 것을 권한다. 그 길로 연결된 호박소계곡 내림길이 호박소계곡 산행의 사실상 백미이기 때문이다. 안부로 올라가는 길이 조금은 희미하지만 마른 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면 어렵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 갈림길에서 15분 소요.

안부에 올라서면 능선의 좌우 길은 뚜렷하나 지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약간 희미하다. 하지만 진행 방향 정면의 약간 왼쪽으로 나아가면 발길 닿은 흔적은 많지 않지만 그런대로 알아볼만한 길로 연결된다. 산죽을 지나고 나면 뚝 떨어지는 지점에서 지계곡을 만나고 그 계곡을 정면으로 통과해 올라서면 다시 희미하지만 옛길로 이어진다. 이후 지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계곡과 멀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나란히 따라가면 25분쯤 걸려 합수지점인 주계곡에 내려서게 된다. 이후 넓고 좋은 주계곡 등로를 따라가면 20분쯤 걸려 휴게소에 도착한다.

휴게소에 내려서기까지 암반으로 이뤄진 수많은 폭포와 소,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는 청류가 지친 발걸음을 자꾸만 잡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1, 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부산일보 진용성 기자
ysjin@busanilbo.com

 



호박소휴양지 주차장~구룡소폭포~안부사거리~전망바위~백운산 정상~삼각점~철계단~입석 코스로 이뤄진다. 위성항법장치(GPS)의 도상 거리는 4.3㎞에 불과하지만 암릉을 타야 하는 구간이 제법 많아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걷는 시간만 3시간 30분 정도 잡아야 한다.

산행 들머리인 호박소휴양지 주차장은 차량 수십 대를 동시에 댈 수 있을 정도로 너르다. 정면 가든 건물 쪽으로 올라가 건물 왼쪽을 돌아 올라가면 용수골이 나온다. 여름철에 물이 흘렀다는 이 계곡은 이 계절에는 바짝 말라 있다. 계곡을 건너자 공중 화장실 옆으로 첫 번째 이정표가 서 있다. 구룡소폭포가 400m 앞이라고 적혀 있다.

산길을 따라 들어가자 잠시 후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계단을 올라 사면 길을 7분여 더 간 곳에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왼쪽으로 구룡소폭포로 가는 길을 표시하고 있으나 이정표 옆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10분 정도 왼쪽으로 구룡소폭포의 모습을 먼발치로 보며 돌계단과 철계단을 번갈아 오르자 집채만 한 바위 위로 물이 졸졸 흐르는 폭포의 한 가운데로 들어간다. 미끄러져 떨어진 등산객들이 제법 있었다고 하니 조심한다. 그대로 폭포를 건너가 산을 오르는 길도 있어 보이지만 현재는 폐쇄된 등산로다. 폭포 구경을 마치고 계곡 옆길을 따라 계속 산을 오른다.

5분 뒤 부처상이 놓인 움막을 하나 지나고 다시 5분을 더 가자 이정표가 나온다. 왼쪽 가지산 방향으로 오른다. 길은 아직까지 평탄하다. 10분 정도 간 곳에 산죽이 무성하게 자란 지점이 나온다. 5분 뒤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서부터 사면 길을 따라 왼쪽(남쪽)으로 방향을 꺾어 올라간다. 5분 만에 이정표가 놓인 주능선 안부에 닿는다. 직진하면 남명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가지산과 운문산으로 갈 수 있다. 왼쪽 백운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백운산까지는 800m 남았다.

멀리 백운산 정상을 바라보며 능선을 걷는 이 구간은 산책로처럼 편안하다. 15분이 지나면서부터 된비알. 이 된비알이 이번 산행의 가장 힘든 구간이다. 전망바위를 하나 지나 10분 만에 이정표가 서 있는 820봉에 오른다. 뒤쪽으로는 멀리 왼쪽 운문산과 오른쪽 가지산의 모습이 뚜렷이 보인다. 이제 백운산 정상은 코앞이다.

능선을 따라 5분을 더 가자 백운산 정상 바로 밑에 밧줄이 쳐져 있다. 밧줄을 잡고 조심조심 올라가자 정상석과 함께 쉴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혹 오르는 길에 날씨가 추웠다면 여기서 따스한 햇살을 한껏 즐겨도 좋을 듯. 서쪽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북암산, 운문산, 가지산,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즐길 수도 있다.

 


길을 재촉하자 잠시 후 삼각점을 지나고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20분 정도 내리막을 내려가자 백운산의 이름에 걸맞은 하얀 화강암 암릉이 시작된다. 이번 산행의 백미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곳곳에 밧줄이 새로 설치된 이 구간은 암릉을 타는 맛도 짜릿하기 이를 데 없다. 쉬엄쉬엄 넘어가면서 돌아다보면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사진 속에 담고 싶은 절경이다. 하얀 암릉이 빚어내는 골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거듭하노라면 산행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지기까지 한다. 새로 만들어진 철계단을 내려서면서부터는 밧줄이 드리워진 길을 따라 본격적인 하산 길로 들어선다.
하산 길은 온통 너덜지대를 통과하게 돼 있다. 곧장 내려갈 수 없기에 지그재그로 난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중간쯤 동쪽(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바위 너머로 보이지만 길이 그다지 좋지 않으므로 너덜을 따라 24번 도로가 나올 때까지 계속 내려간다. 철계단에서 도로까지는 약 50분 정도가 걸린다. 24번 도로 가에 서 있는 얼음골사과주산지 입석이 보이면 산행은 끝이 난다. 호박소휴양지 주차장까지는 입석에서 약 1.3㎞ 거리.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박영태 산행대장 011-9595-8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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