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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거창 가북-1099번지방도-중촌리 흰대미산 양각산

by 구석구석 201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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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쟁쟁하고 이름 난 산이 많은 거창에서 흰대미산과 양각산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다. 실제로 가야산과 수도산이라는 걸출한 산이 바로 옆에 있어 그 종주 산행에서 한 구간에 그치거나 답사 대상에 아예 끼지도 못한다.

하지만 '조망'을 산행의 우선 조건으로 내세운다면 사정은 다르다. 주변의 걸출한 산들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흰대미산과 양각산은 손색 없는 늦가을 산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산 줄기에 서서 백두대간 줄기를 비롯한 명산들이 너울 치듯 이어지는 또 다른 장관을 막힘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흰대미산과 양각산의 등산로는 여러 곳에서 열려 있다. 거창군 웅앙면 쪽에 어인마을 금광마을 우랑동마을 등지에서, 가북면 방면에서는 심방마을 수재동마을 등지에 등산로가 있다. 산행은 심방마을에서 올라 두 산을 경유한 뒤 수재동 마을 위로 내려서는 원점회귀형 코스로 잡았다. 탁월한 조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산행의 효율을 고려했다. 거창을 오가는 교통편이 많지 않고 낮이 짧아졌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산행 시간을 짧게 잡았다.


답사경로는 심방마을 버스종점~마을입구~계곡~아홉사리고개~흰대미산~헬기장~안부 갈림길~암릉~양각산~1166봉~1237봉~갈림길~전망바위~임도~계곡사무실 순. 휴식을 포함해 4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산행은 심방마을 버스종점에서 시작한다. 마을 입구 쪽으로 2분 정도 되돌아 나오면 계곡을 따르는 농로를 만난다. 산행 들머리다. 마을 표지석에서 조금 내려서서 전봇대가 서 있는 지점에서 길이 시작된다.

이번 산행은 들머리에서 지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길을 무난하게 찾는다면 이후로는 큰 무리가 없다. 농로는 30여m면 끝나고 계곡으로 내려서야 한다. 길은 곧 계곡 왼쪽으로 올라서지만 건너편으로 한 차례 넘어갔다 다시 되돌아오도록 나 있다. 길 찾기가 능숙한 이들에게는 농로에서 계곡으로 들어서지 말고 왼쪽 능선을 넘어서는 방법도 있다. 두 번째 능선에 올라서면 능선을 따라 한결 편하게 오르는 길이 있다. 하지만 묵은 길이고 낙엽이 많이 쌓여 길 찾기가 다소 까다롭다. 계곡을 따라 7분 정도면 산비탈로 올라 붙는다. 계곡을 벗어나서부터 아홉사리고개까지는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진다. 답사 경로 중 이 구간이 가장 된비알이다. 잡목이 무성해 길 상태도 좋지 않다. 때로는 낙엽에 길이 사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쓰러진 나무둥치에 길이 막히기도 한다. 하지만 오를 수록 길이 넓어지고 뚜렷해진다. 아홉사리고개에 오르는 데에 25분 정도가 걸린다.

고개에 올라서면 흰대미산 정상은 오른쪽 방향이다. 보해산 금귀산 양각산,수도산으로 이어지는 종줏길이 능선을 따르고 있다. 우랑동마을에서 오르는 길도 이곳에서 합쳐진다.

무덤 너머로 길이 이어진다. 잠시 편안한 길이지만 곧 급격히 고도를 높인다. 비탈에 몸이 붙을 정도로 된비알이다. 정상 암봉까지는 14분 정도가 소요된다. 암봉을 올라서는 길에 산불감시초소와 무덤이 방문객을 맞는다. 그리고 흰대미산 정상. 정상에서의 조망은 유려하기 그지 없다. 오르막길에서의 고행은 일순 사라진다.

삼봉산 향적봉 남덕유산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너울 치 듯 흐른다. 별유산 의상봉 비계산으로 연결되는 거창의 명산들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천황봉도 오도카니 그 고개를 들고 있다. 소 뿔 모양의 양각산도 흰대미산 정상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내려서는 길은 암봉 사이로 나 있다. 이곳부터는 암릉과 암봉을 넘어서는 구간도 있지만 능선을 따르는 길이어서 어렵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 등날을 타고가는 짜릿함도 곁들여진다. 3분쯤 걸리는 993봉은 별다른 특징 없이 지난다. 내리막을 따르다 길이 순해진다 싶어질 즈음에 헬기장을 만나고 곧 갈림길에 닿는다. 헬기장까지 8분 소요. 오른쪽 길은 심방마을로 내려서는 길인데 수도산에서 양각산으로 연결하는 하산로로 종종 이용한다.

7분여를 걷다 보면 암릉이 나온다. 암릉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우회로도 있다. 곧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산행 리본이 달린 봉우리에 올라선다. 잡목 사이로 길이 나 있다. 금광마을 약수암에서 올라서는 길이다. 이 길은 길 초입에 잡목이 많아 다소 어렵고 주능선에 닿기 전에 가팔라서 힘이 든 것을 빼고는 크게 힘들지 않다. 1시간20분 정도면 주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 양각산 정상으로 오르기 직전에 만난 장관. 줄잇는 명산들의 물결에 탄성이 절로 터진다.

 

오른쪽 뚜렷한 길로 이어가면 15분쯤이면 양각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 못미쳐 너럭바위에 올라서면 조망은 한층 넓어지며 황홀감 그 자체다. 지나온 흰대미산과 보해산 금귀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이 뚜렷하다. 그 오른쪽으로 덕유산 줄기가,왼쪽으로 거창의 산 줄기들이 나뉘어 있다.

양각산 정상에는 정상석과 산 이름을 설명하는 소개 비석이 함께 서 있다. 양각산에서는 조망이 한층 넓어지며 주변 산들도 손에 잡힐 듯 조망된다. 수도산 단지봉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 능선을 따라 8분쯤 내려서면 왼쪽으로 갈림길을 만난다. 금광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직진하면 1166봉에 올라선다. 정상석이 없고 별다른 특징도 없다. 산행 리본만이 정상임을 확인시켜 준다. 수제마을로 내려서는 묵은 길이 오른쪽 능선으로 나 있으나 묵은 길이어서 뚜렷하지 않다. 1166봉까지 7분 소요.

수도산 방면으로 14분쯤 걸으면 암릉에 닿는다. 암릉을 타고 넘으면 산행 리본이 가득 달려 있는 1237봉에 닿는다.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우두령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 능선을 따르는 길은 어인마을 방면으로 내려서는데,1시간30분쯤이면 마을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주능선을 따라 6분쯤 걸으면 갈림길에 닿는다.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여유가 있다면 직진해 수도산으로 이어가는 코스도 권할 만하다.

12분 거리의 전망바위까지는 길이 어렵지 않다. 이후 길이 다소 가팔라지지만 대체로 무난하다. 곳곳에 낙엽이 길을 가리지만 능선을 탄다 생각하고 내려서면 된다. 능선을 따라 20분쯤 내려서면 임도에 닿는다. 임도에서는 임도보다 산길로 접어든다. 지름길이다. 임도 끝에서 10m 거리에 숲으로 들어서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산행 리본을 참고한다

무덤 사이로 길을 이어가면 11분쯤에 계곡사무실에 닿는다. 계곡사무실은 요즘은 비어 있다. 포장길을 따라 내려서면 20분 정도면 수재동마을을 거쳐 심방마을 버스 종점에 닿는다.

 

부산일보 위크앤조이팀 051-461-4161 산행대장 박영태 011-9595-8469.

글=김영한기자 kim01@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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