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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거창 신원-59번국도-구사리 신기마을 월여산

by 구석구석 201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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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군의 월여산(863m)

월여산은 무학대사가 황금닭이 알을 품은 금계포란형(金鷄包卵形)이라 하여 해동제일의 명당으로 지목한 곳이다. 마고할미 박랑의 외동딸 월여가 살았다하여 월여산이라 이름붙여졌다는 전설도 있다. 월여가 용이 사는 연못에서 목욕을 자주 하였는데, 하늘나라 옥황의 아들 일야가 이를 보면서 월여를 짝사랑했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눈물을 흘리면서 이곳에 비가 되어 내린다고 한다. 가뭄이 들면 월여산 정상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것도 이 전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월여산은 정상에 3개의 암봉이 나란히 서 있어 삼봉산(三峰山)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오르락내리락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솔밭길, 넓은 들, 험한 계곡 등 수시로 변하는 산의 모습에 등반길이 지겹지 않다.

정상에서의 조망도 좋아 달맞이를 하던 산이라는 의미로 '월영산(月迎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걷는 시간만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원평마을~옛 원만마을터~7형제바위~정상1봉~2봉~3봉~지리재~월여사~신기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다.


산행의 들머리는 거창군 신원면 59번 국도상의 '신기마을' 입구다. 군내버스가 서는 '구사(리)' 버스정류소 옆 '산들깨비딸기작목반'이라고 쓰여진 창고 앞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이곳에서 200여m를 도로를 따라 오르면 갈림길에 '원평'이라고 쓰인 돌비석이 서 있다.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 길은 하산할 때 내려오는 길이다.

원평마을에 들어서 마을회관쪽으로 좌회전한 뒤 이정표를 따라 정상 쪽으로 우회전한다. 20분쯤 걸으면 정자나무가 나오는데 옛 원만마을의 입구를 지키던 나무. 정자나무에서 10여분 거리에는 원만마을의 집터임을 알리는 돌담만이 황량하게 남아있다. 원만마을은 지난 1974년 태풍에 휩쓸려나가면서 폐허가 됐고 주민들은 산 아래 신기마을로 이주했다.

집터를 지나 3분여 만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 작은 개울을 지나면 곧 이정표다.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월여산 정상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또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벌초를 하지 않은 묘 2개가 2~3분 간격으로 나타난다.

2번째 묘를 지나자마자 숲속 작은 길로 들어선다. 숲속 길을 따라 15분여를 가면 트인 공간에 작은 무덤이 나오고, 오른쪽 위로 2분여 오르면 이정표가 나온다. '정상' 반대 방향 바로 위에 7개의 바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7형제바위가 있다.


7형제바위에서 암릉과 솔밭길을 지나 10여분 정상을 향해 오르면 주능선에 닿는다. 팟죽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왼쪽 방향으로 20여분 나아가면 전망바위 쉼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5분여 거리에 삼거리 이정표(푯말)가 있다.

이정표를 지나면서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암릉구간을 10여분 동안 헤쳐가다 보면 정상의 1, 2, 3봉이 모두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더 오르면 월여산 정상아래 암릉에 닿는다. 로프를 잡고 오르면 월여산 정상.

투박한 글씨로 쓴 표지석이 정상임을 알린다. 정상 표지석 정면 방향으로 내려서 5분여만에 바로 2봉에 오를 수 있다. 조망이 좋아 월영산이란 명성을 얻은 것은 바로 2봉때문인 듯.

북쪽으로 거창의 진산이라는 감악산이 버티고 서 있다. 동쪽으로 합천호와 재안산이, 남쪽으로는 황매산, 서쪽으로는 저 멀리 금원산이 보인다. 날이 맑다면 남덕유산과 지리산까지 바라보인다는 것.

2봉에서 로프를 잡고 내려서 3분여 만에 3봉에 오를 수 있다. 3봉은 오르기는 쉬워도 내려서기가 힘들다. 3봉에서 보는 2봉의 모습이 아름답다. 3봉에서는 특히 황매산이 지척에 있는 듯하다.


3봉에서 로프를 잡고 어렵게 내려와 10여분 만에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부터는 넓게 트인 들판이다. 그야말로 '저 푸른 초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월여산 정상부의 모습도 보기 좋다.

들판을 지나면 이미 꽃이 진 철쭉군락이다. 들판과 철쭉군락을 지나면 5분여 만에 790m봉. 이곳에서 왼쪽으로 5분여 거리에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바로 내려가도 출발지인 원평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

오른쪽으로 급경사길, 암릉구간, 낙엽길을 차례로 25분여 걸으면 지리재가 있다. 지리재부터는 이전의 태풍영향 때문인지 산행길이 어지럽다. 어렵게 길을 뚫고 내려가 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두 계곡이 합해지는 지점에서 산길로 올라서 5분여가 지나면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고, 3분여 만에 경작하지 않은 묵밭이 나온다. 이제부터는 평탄한 하산길. 별장처럼 지어진 월여사와 능성 구씨 종실인 영사정을 지나 20여분이면 출발지로 돌아온다.

문의 위크앤조이팀 051-461-4164 산행대장 홍성혁(cafe.daum.net/mtnaknam) 010-2242-6608 .
글·=서준녕기자 jumpjump@busanilbo.com

 

산행의 기점이 되는 신원면은 우리 역사의 아픔인 거창양민학살사건의 발생지다. 월여산을 오가는 길에 지난 2004년 준공된 거창사건추모공원이 보이니 한번 들러 볼 만하다. 산행을 마친 뒤 합천호를 찾아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좋다. 59번 국도로 합천·봉산 방면으로 가다가 1089번 지방도로 우회전을 하면 합천호를 둘러싸고 뻗은 호반도로로 이어진다.

월여산 인근에서는 이름난 맛집이 없다. 하지만 귀갓길을 산청방향으로 잡았다면 산청읍에 자리한 춘산식당(055-973-2804)에서 소문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1인분 1만원, 추어탕·비빔밥 각 5천원. 산청읍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생초면에는 늘비식당(055-972-1903)이 어탕국수로 이름이 나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생초 나들목에서 나오면 5분여 거리다. 4천원.

거창방향으로 간다면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 나들목에서 나와 다리를 건너지 말고 좌회전을 해 직진하면 어탕국수로 유명한 구구식당(055-942-7496)을 찾을 수 있다. 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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