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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청도 운문-69번지방도-신원리 삼계리 문복산 운문령

by 구석구석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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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의 계살피계곡

계곡은 영남알프스 최북단에 자리한 문복산(1,013.5m)의 서쪽 자락에 깃들어 있다. 이웃한 가지산(1,240m)의 명성에 가려있는데다 교통편까지 여의치 않아 사람 발길이 뜸한 산의 골짝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호젓한 점이 매력이다. 더불어 주변의 풍광이 비교적 깨끗한 점도 청량감을 더하는 요소다. 품이 넓어 수량이 풍부한 점과 기암과 어울린 즐비한 담과 소도 시선을 끌기에 부족하지 않다.

 

 

산행은 바로 이 계곡과 주변의 능선을 두루 살펴보는 것으로 코스를 꾸몄다.

구체적 경로는 경북과 울산의 경계지점인 운문령을 들머리로 해서 894.8봉에 오른 뒤 능선을 따라 964봉~너럭바위~문복산~가슬갑사터~계살피계곡 순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했다. 산행종점은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삼계리마을. 이 코스를 걷는 데 3시간20분쯤 걸리며 휴식을 포함한다면 4시간30분쯤 잡아야 할 것이다. 



자가용을 가져가겠다면 그리 적합한 코스는 아니다. 그럴 경우 삼계리를 기·종점으로 삼는 원점회귀가 좋다. 길은 두갈래로 해서 계곡을 찾아볼 수 있다. 하나는 69번 도로변의 운문령식당과 산골식당 사이의 길을 따라 20여m쯤 가다 오른쪽 능선길로 오르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삼계리 노인회관과 등산안내도를 지나 만나는 왼쪽 능선의 날등을 타고 오르는 방법이 있다. 노인회관은 청도방면으로 삼계2교를 지나 오른쪽 갈림길로 올라가면 곧 만난다. 전자는 5시간쯤 걸리며 후자는 4시간이면 넉넉하게 계곡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대구행 11시 버스를 타면 30분이 걸리지 않아 울산과 경북을 가르는 운문령 고갯마루에 닿는다. 차에서 내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보면 문복산으로 향하는 길이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교통표지판 아래 포장마차 옆쪽(산쪽)으로 열려 있다. 산행은 그 길을 따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낙동정맥 분기점인 894.8봉까지 외길로 올라간다. 길의 상태는 정맥길답게 뚜렷하다. 봉우리를 앞두고 잠시 된비알로 오르지만 그 외 구간은 부드럽게 고도를 높여간다. 894.8봉까지 40분 소요.

 

894.8봉에서 등로는 왼쪽으로 꺾인다. 오른쪽(동쪽)은 외항재,고헌산으로 연결되는 낙동정맥길이다. 왼쪽길로 접어들면 길은 문복산 못미친 돌무더기 앞까지 거의 단일 능선으로 이어간다. 중간에 만나는 갈래길은 무시하면 된다. 다만 삼계리로 뻗어나간 능선의 분기점인 964봉에서 오른쪽의 날등을 타고 간다는 생각으로 길을 이어가면 그다지 까다로운 곳은 없다. 964봉까지 25분 소요.



964봉에 올라서면 문복산이 한결 가깝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풍광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장쾌한 모습이 아니라 앞 봉우리에 살짝 가린 모습이다. 부드러운 산세와 어울려 촌색시처럼 수수한 모습이 외려 정겹다. 길은 964봉을 내려서면 잠시동안 암릉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숲속길로 바뀐다. 문복산 앞 능선 분기점인 돌무더기까지 46분 소요.



돌무더기에 올라서면 문복산은 4분 거리다. 바로 갈 수도 있지만 문복산에서 가장 조망이 좋다는 왼쪽(서쪽)능선의 너럭바위를 빼놓을 수 없다. 거리도 얼마되지 않아 갔다가 되돌아 오도록 한다. 돌무더기에서 왼쪽으로 가면 1분 거리에 너럭바위가 있다.

 

너럭바위는 영남알프스 북쪽의 산군들이 거의 다 조망된다. 특히 주봉인 가지산과 주변의 산군들이 어울려 빚어내는 산그리메는 압권이다. 맨 왼쪽의 고헌산에서부터 가지,운문,억산에 이르기까지 하늘벽처럼 솟아있는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두고두고 감동이다. 물론 짓푸른 나무의 바다에 빠져있는 계살피계곡도 눈아래로 보인다.



문복산은 너럭바위에서 돌무더기로 되돌아온 뒤 진행방향 왼쪽의 헬기장을 통해 연결된다. 기념석만 홀로 지키고 있는 정상은 이렇다할 볼거리는 없지만 오른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걸출한 드린(두름)바위가 밋밋함을 덜어준다.

 

2022.5 정상석

계살피계곡으로의 하산은 진행방향으로 정상석을 앞에 두고 왼쪽(서쪽)의 희미한 길로 연결된다. 내려서는 길 초입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참고한다. 진행방향 직진(오른쪽)은 옹강산과 살미등으로 내려서는 주능선길이다. 길은 초입부분에서 잡목이 가려 다소 번거롭지만 이내 마른 골짜기로 접어들어 자연스러운 길로 바뀐다. 계곡 전망대까지 20분,다시 갈림길까지 15분,대나무 숲을 지나 가슬갑사터까지 7분쯤 걸린다.

 

가슬갑사 유적지 표지석을 지나면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표지석에서 1분 거리의 왼쪽으로 나 있다. 그 길을 놓치면 계곡과 멀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찾아야 할 중요 지점이다. 여기서 좋은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다시 1분쯤 걸려 계곡에 닿게 된다. 계곡을 만나서부터는 계곡을 벗어나지 말고 물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길이 잠시 희미해지더라도 조금만 더 내려가면 곧 이어지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그러나 이 길을 놓쳐 계곡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면 되돌아오는 것이 좋다. 계곡 산행은 계곡으로 내려서야만이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비가 많이 와서 계곡이 범람했다면 내려서지 않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이후 계곡은 소와 담,그리고 아기자기한 폭포들을 잇달아 드러낸다. 게다가 물이 많고 깨끗해 근교서 보기드문 운치를 연출한다. 이러한 풍광은 계곡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마을사람들이 아끼는 청정자연이기 때문에 훼손하지 않도록 한다. 표지석에서 삼계리 버스정류소까지 40분쯤 걸린다.

 

/ 산행안내 위크앤조이 레저팀 051-461-4161,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 글 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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