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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진주 중앙시장-천황식당 제일식당

by 구석구석 200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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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진주비빔밥'

 

진주성전투의 숨은공신 진주 육회비빔밥

 

치열했던 전투 현장인 진주성은 지금은 남강 변 절경의 일부가 돼어 화려한 빛의 축제를 감상하는 자리가 됐으니 세월이 참으로 무상하다. 하지만 진주성이 갖는 충절과 의기를 오늘날까지 전해주는 또 하나의 증표가 있다. 바로 진주육회 비빔밥이다. 비빔밥이야 어느 지방에서도 흔한 음식이지만 진주 육회 비빔밥은 치열했던 진주성 싸움과 더불어 대대로 회자되는 음식이야기 중의 하나다.

 

 

 치열한 전시 상황이라 먹을 것을 대기가 쉽지 않던 당시, 병사들의 음식을 담당했던 아녀자들이 가장 흔하게 준비할 수 있던 음식으로는 이것저것 나물을 한데 모아 비벼 먹는 비빔밥이 최고였다. 하지만  전투에서 힘을 내 싸워야 할 병사들에게 풀만 먹일 수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진주 일대는 예로부터 소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했다. 진주성 백성들은 고된 전투에 기진맥진한 병사들이 든든히 먹고 힘을 내 전투에 임하도록 갓 잡은 소의 싱싱한 육질이 살아있는 살코기를 그대로 비빔밥 위에 얹어 부족한 영양분을 채웠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진주비빔밥에 유독 육회가 얹혀 나오는 이유이다.

진주의 전통음식으로는 첫 번째로 꼽힐만한 유서깊은 진주비빔밥의 맛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은 뭐니뭐니 해도 시내의 진주성 유적지에서 얼마 멀지 않은 중앙시장이다. 지금은 재래시장의 위축과 함께 많이 활기를 잃었지만 여전히 장터 곳곳에선 철마다 오색 야채며 신선한 육회를 얻을 수 있는 소시장이 열린다.


그런 탓에 인근에는 아직도 갓 잡은 육회를 얹은 진주비빔밥 전문 식당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오랜 역사와 유서를 간직한 식당으로는 ‘천황식당’이 꼽힌다.

시장 골목에 자리잡은 천황식당은 외관부터가 고풍스러워 눈길을 끈다. 대부분이 목조로 된 낡은 가옥에 창문이며 문짝, 내부 설계 등이 보기 흔치 않은 구조다. 알고 보니 일제시대 때 기술자들이 당시의 건축법으로 지은 건물이란다. 건축물만 그런 게 아니다. 내부의 식탁과 의자며, 벽에 걸린 액자까지 모두 세월의 때를 뒤집어 쓴 채 손님을 맞는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출연하여 육회비빔밥을 소개해서 더욱 유명해진 천황식당

 

깔끔한 주인 성품 탓에 식당 내부는 먼지 하나 묻어나지 않을 만큼 깨끗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는 모양이다. 식당을 연 지 올해로 80년째. 식당은 그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진주비빔밥을 팔며 중앙시장통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다.

 

“전에 여기에 땔감을 파는 상인들이 많이 몰려들어서 나무전거리라고 불렀는데 시할머님 때부터 이 자리에서 식당을 했답니다. 그때는 진주 시내 식당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 밖에 되지 않던 때였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진주비빔밥을 만들어 팔았는데, 한창 때는 안채 마당에 멍석을 깔고 손님을 받아도 다 못받을 정도였어요.”   천황식당은 시할머니에 이어, 시어머니, 그리고 그 며느리 김정희씨로 이어져 3대째 가업으로 내려오면서 진주비빔밥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이 흘러 인근에 식당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입맛도 변해 전과 같은 성시를 이루진 않지만 그래도 전직 대통령이 다 다녀갔을 만큼 진주비빔밥의 전통과 맛에 있어서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주비빔밥은 콩나물, 숙주, 시금치, 어린 배추, 미나리, 양배추, 무나물, 고사리, 쏙대기(돌김) 등의  나물들을 주재료로 하지만 여기에 갓 잡은 신선한 육회를 얹는 것이 특징이다. 온갖 재료들이 풍성하게 담겨있어 화려하면서도 첫 인상은 정갈한 느낌이다. 오색의 소채들의 향과 맛은 깊은 손맛으로 담백하면서 그윽하고, 육회 맛은 살짝살짝 혀에 감기면서 진주비빔밥만의 깔끔한 맛을 잃지 않는다. 그 맛은 먼저 재료의 신선함에서 나오겠지만 그외 직접 손으로 만든 고유비법의 천연 조미료와 재래식 메주로 만든 간장과 고추장에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안채 마당에 안주인이 손으로 담근 장들이 가지런히 항아리에 담겨 있는 모습만 봐도 왠지 정겹다. 똑같은 나물, 똑같은 육회를 써도 사람들이 천황식당 비빔밥을 찾게 되는 건 정성이 담근 손맛을 느낄 수 있어서라고 김정희 씨는 말한다.

 
요즘의 화학조미료나 인공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의 가벼운 입맛엔 진주비빔밥의 담백한 맛이 어떨지 걱정이지만, 김정희 씨는 천황식당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정성이 담긴 손맛과 점점 잊혀져가는 옛 맛을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육회 비빔밥에 곁들여 나오는 국은 뜨끈한 선짓국이다. 갓 잡은 소의 육회를 얻을 때 역시나 뜨끈하고 신선한 피를 취해 끓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냄새도 없고 맛도 깔끔하다. 가끔씩 해장국 손님이 와서 따로 팔라고 할 정도로 천황식당의 선짓국은 손님들에게 인기다.  

중앙시장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제일식당’ 역시 진주에선 진주비빔밥으로 유명하다. 시장 통 골목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제일식당을 알려줄 정도다. 시장 통에서 28년째 역시나 시어머니에 이어 며느리와 함께 가업으로 식당을 하고 있는 제일식당 주인 이윤자씨는 마음이 급해도 나물을 오래도록 정성들여 무치는 것도 비법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야 나물이 먹기 좋게 부드러워지고, 손맛이 깊이 배이기 때문이란다.         
봄가을이면 남강 유역에 있는 지리산 등산길에 오르기 전에  중앙시장에 들러 진주 육회 비빔밥이나 국밥으로 요기를 하고 산행에 오르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진주비빔밥은 담백하고 깊은 맛에 입맛을 당기면서도 든든한 영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구석구석 맛탐험대 이진경 프리랜서 작가

 

<추천식당>
‘천황식당’ (055)741-2646은 중앙시장 외곽의 수정탕 골목을 찾아가면 된다. 80년 전통의 진주비빔밥과 석쇠불고기 등을 메뉴로 하고 있다. 진주비빔밥 가격은 6,000원. 제일식당(055)741-5591 은 중앙시장 한복판 먹자골목에 있고 진주비빔밥 외에 국밥으로도 유명하다.

고성 연화산, 진주 술꾼들의 숙취해소 하동복집 055-741-1410

진주시 대안동 8-170 / 진주시 중앙시장길 29-5

 

 진주는 지리산 산행의 거점도시다. 비단 지리산만이 아니라 사천 와룡산이나 사량도 지리망산, 고성 연화산 산행 때도 거치게 된다. 천년고도, 남부지역의 중심도시인 진주는 33만의 인구에 음식업소는 5천 업소가 영업 중이라고 보면 되겠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진주비빔밥과 진주냉면을 들 수 있고, 외지에서 진주를 들르게 되면 촉석루 가는 길 남강가의 장어구이집을 빠뜨릴 수 없게 된다.

 

하동복집은 같은 장소에서 50년 전통을 쌓아온 명소다. 복국이 숙취해소에 좋다는 거야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 하동복집의 복국은 유별나다. 진주 술꾼들이 술좌석에서 하는 말이 있다. 숙취에 못 이겨 술 마시기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야! 마셔라. 하동복국이 있잖아”라는 것이다. 아침 7시, 식당문을 열면 내로라하는 술꾼들이 몰려오고, 점심때는 30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식탁이 빌 틈이 없다. 저녁에는 또 저녁대로 많은 손님으로 붐비는 집으로도 유명하다.

 

오랜 전통의 집이라 아버지가 단골로 다니시고, 아들이 대물림을 한 경우는 부지기수이고, 어떤 젊은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즐겨찾던 집이라며 찾아온다고도 한다. 50대 중반, 지금의 업주 주현숙씨는 간호대학 출신으로 큰 병원의 간호과장으로 근무하다가 10년 전부터 친정어머니(卞順岳)가 하시던 업소를 승계해서 운영하고 있다.

 

복국 7,000원.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어 끓인 복국이 참으로 시원했다. 국물을 다 먹은 다음, 복국에 남은 미나리와 콩나물에 공기밥 한 그릇을 넣고 김가루에 참기름, 얼큰한 매실고추장을 섞어 슥슥 비벼 먹은 비빔밥 맛이 달고도 달았다. 월간산 2007 박재곤 산촌미락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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