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전라북도

남원 서도역 혼불문학관

by 구석구석 2008. 9. 20.
728x90

 

■ 꺼지지 않는 혼불-혼불문학관

 

남원은 ‘춘향전’ 뿐만 아니라 최명희 작가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다. 사매면 대신리 상신마을과 서도리 노봉마을은 혼불 마을로 지정돼 있다. 혼불 마을 외에도 남원의 곳곳에는 강모와 효원의 애석한 사랑, 집안을 위한 청암부인의 노력 등 소설 속 주인공들의 흔적이 흥건히 묻어나온다.

 

서도역 / 한국관광공사

 

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강모와 효원이 자주 이용했던 서도역을 볼 수 있다. 서도역은 강모가 만주로 도피할 때 거쳤던 곳이자 효원이 매안으로 왔을 때 느낀 남원의 첫인상이다. 한때는 전라선 철도 이설 사업으로 철거대상이었는데 지역 주민들과 ‘혼불’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1930년대 모습을 보존하게 됐다. 현재 서도역은 ‘혼불’의 중요한 문학적 공간이자 가장 아름다운 역사로 손꼽힌다.

 

 

 

서도역에서 ‘혼불의 길’을 따라 걸어가면 노봉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꽃심을 지닌 땅’, ‘아소 님하’가 새겨져 있는 한 쌍의 장승이 마을의 문학적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앞뜰을 가로질러 고풍스러운 한옥으로 된 혼불문학관 안으로 들어가면 작가의 사진과 ‘혼불’ 소설에 관한 이야기가 전시돼 있다. 복도를 따라 사진을 감상하며 발걸음을 옮기면 ‘혼불’ 주인공들의 모습이 재현돼 있는 미니어쳐를 볼 수 있다. 액막이연 날리는 모습, 효원의 혼례식, 청암부인의 장례식 등 소설 속에 정교하게 묘사된 한국의 전통 풍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옆엔 친필로 적힌 ‘혼불’의 원고, 작가가 아끼던 몽블랑 만년필 등이 전시돼 있다.

 

혼불문학관 밖에는 청암부인이 2년에 걸쳐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는데 청암부인의 열정이 녹아 있는 듯 호수가 머금은 물은 티없이 맑다. 문학관 주변에는 청암부인이 짓고 3대 종부가 함께 살았던 종가집, 옹골네와 춘복이 등이 살았던 거멍굴, 달맞이 동산 등 ‘혼불’의 배경이 된 문화적 공간들이 있어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매년 10월 혼불정신선양회가 주최하고 남원시가 주관하는 혼불문학제가 혼불문학관에서 열린다. 축제는 혼불 단막극, 축시 낭송, 전통 혼례 시연, 독후감 발표 등 다양한 문학 행사들로 구성된다. 여행미디어

 

가을의 서도역

폐역이 되어 버렸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간이역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도역.

이제는 녹이 다슨 신호기는 시간과 함께 그대로 멈춰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