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IC를 빠져나간다. 천수만 A, B지구방조제를 지나 96번 지방도로를 거쳐 원청삼거리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접어든 후 계속 직진한다. 영목항 직전 안면도 거의 남쪽 끝자락.
환상의 섬 안면도를 관통하는 7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다보면, 안면도 끝자락에 다다를 무렵, 아담한 학교모습의 영항예술촌이 눈길을 끈다. 주변은 온통 고요한 바다풍경이 펼쳐지고, 저 멀리 천수만 건너로는 갈대숲으로 유명한 오소산과 고정리발전소의 한가로운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 서쪽을 향하면 드넓은 서해바다에 원산도와 여기저기 점점이 떠있는 이름모를 섬들이 어울려 형언할 수 없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듯하다.
예술촌 정문을 통과하면, 운동장 한 모퉁이에서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특유의 미소로 일행을 맞이해주고, 만남의 설렘과 아려오는 이별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실물의 기찻길이 놓여져 있어, 색다른 한 컷의 사진배경을 제공한다.
철길가로에는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맷돌, 다듬이 돌, 펌프우물 등, 어린시절을 되돌아보게 하는 추억의 생활용품들이 자리하고 있어, 초등학교시절 뛰어놀던 운동장의 철봉, 구름다리, 그네 미끄럼틀 등과 어울려 이곳을 찾는 방문객으로 하여금 이내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원래 이곳은 영항초등학교였었다. 하지만 소규모학교 통폐합 방침에 따라 1998년 폐교가 되었고, 학교시설 모두는 외부로 매각처리 될 위기에 처했었다. 이에 이를 아쉬워하던 마을주민과 이 학교 동문들이 외부매각결정을 철회시키고, 직접 유상임대를 받아 새 단장을 하여 예술촌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고 나를 맞이해준 박용성 실행위원께서는 귀띔 해 준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교실 안에는 6~70년대의 교실을 보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만큼, 풍금, 교과서, 난로, 도시락, 주판 등이 정겹게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 누구나 한번쯤 걸상에 앉아 그 시절을 회상하도록 유혹한다.
또 다른 조그만 학교건물에는 조상들의 손때가 묻어있는 농기계, 병장기, 생활용품, 의류기계 등이 전시되어 있고,당시 선생님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관사주변에는 다양한 종류의 수목이 심어져 있어, 학생들에게는 배움의 장소로, 그리고 부모님들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한번쯤 여행길에 들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운동장을 통과하며 바라본 주변의 굵직굵직한 벚나무는 이 꽃이 만개하는 따사로운 봄날의 화려함을 추측케 하고,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 순간에도 가슴은 서서히 일렁이기 시작한다.
2km전방 고남면사무소 앞에는 태안군에서 운영하는 ‘고남패총박물관(041-670-2337)’이 위치하고 있고, 좌측 0.8km거리에는 태안군 최남단 땅 끝 마을인 영목항이 자리하고 있으며, 또한 이곳 예술촌 옆 개펄에서는 직접 조개 잡이 체험까지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전형적인 어촌마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싱싱한 바다 맛을 즐기기에 최적의 여행코스가 아닐까!
(개펄체험은 반드시 문의하고 가세요! 019-474-0702)
고남 패총박물관
선사시대의 인류가 조개를 잡아먹은 뒤 버린 껍데기가 쌓여 이루어진 퇴적층 유적을 패총(貝塚)이라고 한다. 조개더미 주변은 조개더미를 만든 사람들의 집 자리와 무덤 자리가 대규모로 발견되기도 하고, 조개더미 안에서 내용물이 함께 나와 선사시대의 생활 모습과 자연환경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데 중요한 유적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석기 시대의 패총 유적이 간혹 발견되곤 한다. 태안의 최남단 안면도 끝자락인 고남리에서 발견된 패총이 그것이다. 신석기시대 인류는 채집경제에서 벗어나 정착생활을 하면서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이는 당시로서는 큰 변화로 후대 사람들은 이를 하나의 ‘혁명’이라고 표현한다. 사람들은 땅 외에 바다에서도 많은 먹을거리를 구했는데 물고기나 조개 등은 대표적이다.
박물관 내 실내 상설전시장
조개껍질 특유의 석회질로 인해 그 안의 토기나 짐승의 뿔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당시 사회생활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본학자에 의해 시도된 김해 회현동 조개더미 발굴이 그 효시이다. 한국인에 의해 시도된 것은 북한의 경우 1950년 평안남도 온천군 운하리 궁산부락의 신석기시대 조개더미 발굴이, 남한은 1958년 김해 예안리의 철기시대 조개더미 발굴이 처음이다.
한국의 경우 신석기시대 조개더미는 함경북도 동해안과 남해안 및 서해안에 분포되어 있는데 선봉군 서포항과 부산 동삼동유적은 각각 한반도의 동북지방 및 남해안지방의 신석기문화의 편년 설정에 기준유적이 되고 있다.
청동기시대는 생활의 근거지가 구릉지방으로 이동되면서 유적의 발견 예가 적어지는데 태안 안면도 유적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초기철기시대와 원삼국시대는 남해안 지방과 도서지역에 밀집되어 있는데, 사천 늑도 유적은 당시 주민들의 생활상과 더불어 주거공간·무덤공간·쓰레기터공간의 공간배치 연구도 가능하게 하였다. 조개더미의 총 분포 면적은 다양한 규모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02년 4월 3일 충남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 1063-6번지 안면도의 끝자락인 영목항 근처에 자리잡고 개관한 역사유적 전문박물관인 고남패총박물관은 두 동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박물관은 신석기와 청동기시대 패총에서 발굴된 유물을 한 곳에 모아 전시해 놓았으며, 상설전시실, 원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의 토기 등 22점이 전시되어 있는 역사실, 태안 지역에 분포한 문화재를 사진과 영상으로 각각 관람할 수 있는 영상·기획전시실, 무문토기편을 비롯한 기와, 산수문전 등을 이용한 탁본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체험학습실 등으로 이루어졌다. 모두 4백7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패총박물관은 지상 1층, 지하1층의 구조로 된 연면적 2백30평 규모의 박물관이다.
고남리 출토 각종 조개류
주요 전시품을 보면 조개무지에서 출토된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모형과 원삼국 토기, 고려 토기 22점 등 47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설전시관은 108㎡ 규모로 빗살무늬토기와 청동기시대 무문토기, 석기 등 1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33㎡ 규모의 역사실에는 원삼국에서 고려까지의 토기 22점을 갖추고 있다. 영상기획전시실은 115㎡ 규모로 태안군 지역에 분포한 문화재를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고남리패총과 관련된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고, 소규모의 회의 장소로도 이용된다.
한편 무문토기편과 기와·산수문전 등을 탁본하는 체험학습관도 갖추고 있는 고남패총박물관은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조개무지가 발굴된 곳에 세워져 학생들에게는 산 교육장으로서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동절기 5시)까지이며, 관람료는 중학생 이상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설날·추석 연휴에는 휴관한다. 자료 - 여성동아 / 한지호(자동차여행가)
안면도 땅 끝에 위치한 영목항
이곳의 바다도 지난해 기름 유출사고 때 기름이 떠다녔지만 지역 주민들이 일주일도 안 걸려 근해를 완전히 복구했다. 주민들이 6개월 동안 다른 지역에 봉사를 다녔을 정도로 피해가 적었다. 영목항 근해의 우럭은 꽤나 유명하여 이 지역의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특별한 어종이다.
식당 대부분이 우럭 양식을 한다. 영목항 인근에서 유일하게 우럭 통구이를 파는 등대회센터(041-673-3211)는 배합사료 대신 까나리·고등어·실치 등 냉동생선을 사료로 써 질 좋은 우럭을 키워 낸다.
호일로 꽁꽁 감싼 우럭을 그릴 위에서 뒤집어 가며 구운 통구이는 부위마다 맛이 다르고, 먹는 순서가 색다르다. 며느리도 안 준다는 지느러미와 등, 꼬리와 배 순으로 먹는데 볼과 턱 쪽이 유난히 더 쫄깃하고 맛있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싱싱했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조직감과 부위마다 느껴지는 탄력감, 짭조름하면서 쫄깃한 육질의 우럭 맛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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