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실크로드, 안흥앞바다의 섬들
그곳은 바다와 같이 깊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자연의 생명체다. 일명 「서해의 실크로드」로 알려진 안흥항 앞에 위치한 섬의 수는 대락 20여개로 신진도-가의도-단도-궁시도-난도-병풍도-석도-우배도-격렬비열도를 돌아 다시 옹도-정족도-목개도-신진도로 돌아오는 코스.
지도책에서조차 나타나지 않은 점같은 작은 섬들이 오랜 전통을 간직한 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줄을 지어 이어지는 이 코스는 서해의 소금강으로도 통한다.
가의도 촛대바위
가의도 입구에 들어서면 상큼하기까지한 아담한 백사장이 여객(旅客)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멀리까지 아련히 보이는 크고 작은 섬들은 도시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섬에 닿자마자 소박한 주민들은 금방이라도 친한 이웃이 된 것처럼 정겹다
마을 한복판의 언덕에는 수령이 5~6백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늠름하게 서 있다. 섬 북동쪽에는 산자락에 둘러싸인 백사장이 있는데, 오염되지 않아서 신비감이 물씬 풍기는 이 곳은 '서해의 하와이'라 불린다.
가의도의 독립문바위와 여자바위
해수욕장 부근의 바다에는 ‘아기를 업은 코끼리바위’로도 불리는 독립문바위와 사자바위, 돛대바위 등의 기암이 모여있어 장관을 이룬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인근의 바위섬들을 찾는 낚시꾼들이 부쩍 늘고 있다. 40여 가구의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멸치, 까나리, 미역 등이 많이 난다.
가마우지 자맥질 정겨운 정족도
난도는 근흥면 가의도리 산22번지로 안흥항에서 동력선으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서해의 작은 무인도로 100여M의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친 섬이다. 면적이 4만7천603㎡에 불과한 이 작은 무인도는 이름 그대로 ’알섬’이다.
굉이갈매기의 천국 난도와 알을품고있는 모습 / 연합뉴스
울음소리가 고양이와 비슷한 괭이갈매기 1만5천여마리가 해마다 봄이면 모여들어 알을 낳고 8월 말까지 새끼를 키우는 곳. 동해의 경북 울릉군 남면 독도, 남해의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와 더불어 서해의 대표적 괭이갈매기 번식지로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34호로 지정됐다.
섬에 도착해 암벽을 기듯 올라가자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를 경계한 괭이갈매기들의 무차별 분비물 투하공격이 감행됐다. 특히 1-3개씩의 알이 들어있는 둥지 근처에 접근하면 공격이 더욱 심해진다. 실제로 둥지가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섬 정상부에 오르자 수백마리의 괭이갈매기가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몰려들어 위협했다.
망망대해에 수직암벽으로 이뤄져 천적이 접근할 수 없는 이 섬의 유일한 침입자는 ’사람’이다.
태안군청
1982. 7. 19 조류학자 경희대교수 원병오가 답사 및 조사 보고하여 천연기념물제 334호(82.11.16)로 지정되었다. 4월말부터 번식기를 맞아 이곳에 모여드는 괭이갈매기는 5월말경에 이르러 그수가 절정에 이르는데 많을 때는 무려 2만여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이섬을 찾아온다고 한다. 이렇게 몰려든 갈매기들은 5월말부터 산란을 시작하여 6월말까지 번식이 이어진다.
연합뉴스
갈매기 알이 신경통에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번식기만 되면 알을 훔쳐 팔려는 도란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시중에서 1개당 1천원선에 갈매기 알이 거래되고 있다.
난도에는 무단 접근을 막기 위해 사람의 접근이 가능한 곳에 철책이 세워져 있지만 도란꾼들의 소행인 듯 뜯겨진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충남 서해안에서 유인(有仁)등대로는 마지막으로 남은 ‘옹도등대’가 불을 밝힌 지 2007년 10월 100주년을 맞았다. 안흥항에서 배를 타고 30분(12㎞) 가량을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면적 0.17㎢(5천200여평)의 무인도 ‘옹도(甕島)’에 등대가 세워진 것은 1907년 1월로 우리 정부가 1906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항로표지를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26개의 등대 가운데 하나이다.
국내 최초의 유인(有人)등대인 팔미도등대와 장기갑, 부도, 거문도, 칠발도, 우도, 울기, 절영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세워진 유인등대이다. 이후 충남 서해상에는 1909년 6월 북격렬비도(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1911년 12월 안도(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차례로 등대가 건립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모두 사람의 손에 의해 조작됐다. 하지만 1994년과 1998년에 북격렬비도, 안도 등대가 각각 원격조종 무인등대로 바뀌면서 이제 옹도등대만이 충남 서해의 유일한 유인등대가 됐다.
옹도등대는 100년 동안 수차례의 보수와 증.개축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14m 높이의 8각형 철근콘크리트 등탑 형태를 하고 있으며 처음 불을 밝혔을 때는 석유 백열등이 사용됐지만 이제는 40㎞ 떨어진 곳에서도 등대불빛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은 메탈할라이트 전구가 쓰이고 있다.
또 하루 3차례씩 강우량과 기온 등을 측정하는 기상관측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안개가 낀 날에는 43초마다 3초씩 도달거리가 8㎞에 이르는 사이렌 음향신호까지 발사해 인천, 평택, 당진, 대산항을 드나드는 하루 100여척 배들의 안전운항을 돕고 있다.
현재 옹도 등대에는 장풍근 소장과 직원 2명이 짝을 이뤄 섬과 육지를 오가며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아울러 옹도 동쪽으로 단도와 가의도, 죽도, 부엌도, 목개도 등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난도, 활과 시위에 걸린 화살과 비슷하다는 궁시도, 병풍 모양의 병풍도 등이 수평선 위에 펼쳐져 있어 경관도 빼놓을 수 없는 옹도등대의 자랑거리이다.
한관희 대산수산청장은 “태안해안국립공원안에 있는 옹도 등대를 해양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선착장을 만들었고 올해는 종합정비 용역사업 등을 거쳐 관광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머지않아 일반인들도 옹도등대와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7. 10. 23
옹도에 봄이 찾아오면 동백꽃이 장관을 이루는데 200년은 족히 돼 보이는 동백나무 군락이 산등성이 오솔길을 따라 밀집해 있으며 섬 정상부에 형성돼 있는 동백나무 숲은 밀림을 방불케 한다. 또 산등성이에는 천남성이, 찔레꽃, 산벚나무 등 자생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다.
등탑에서 내려다 보는 서해의 해돋이와 해넘이는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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