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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태안 근홍면-가의도와 주변섬

by 구석구석 2008.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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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실크로드, 안흥앞바다의 섬들

 

 

그곳은 바다와 같이 깊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자연의 생명체다. 일명 「서해의 실크로드」로 알려진 안흥항 앞에 위치한 섬의 수는 대락 20여개로 신진도-가의도-단도-궁시도-난도-병풍도-석도-우배도-격렬비열도를 돌아 다시 옹도-정족도-목개도-신진도로 돌아오는 코스.

 

지도책에서조차 나타나지 않은 점같은 작은 섬들이 오랜 전통을 간직한 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줄을 지어 이어지는 이 코스는 서해의 소금강으로도 통한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섬, 가의도

 

 

안흥항에서 서쪽으로 5㎞ 가량 떨어진 섬으로 면적은 2.19㎢, 해안선 길이는 약 10㎞이다. 섬의 특징은 어느 유인도보다도 새 소리가 요란하다는 점이다. 인근 정족도 방면에서 떼지어 날아든 가마우지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요란하고, 봄철이면 가의도 뒷산(큰산, 79m)에서 들려오는 뻐꾸기와 멧비둘기의 우는 소리가 구슬프기까지 하다.

 

        

 가의도 촛대바위

 

가의도 입구에 들어서면 상큼하기까지한 아담한 백사장이 여객(旅客)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멀리까지 아련히 보이는 크고 작은 섬들은 도시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섬에 닿자마자 소박한 주민들은 금방이라도 친한 이웃이 된 것처럼 정겹다

 

       
사자바위 / 태안군청

마을 한복판의 언덕에는 수령이 5~6백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늠름하게 서 있다. 섬 북동쪽에는 산자락에 둘러싸인 백사장이 있는데, 오염되지 않아서 신비감이 물씬 풍기는 이 곳은 '서해의 하와이'라 불린다. 

 

가의도의 독립문바위와 여자바위

 

해수욕장 부근의 바다에는 ‘아기를 업은 코끼리바위’로도 불리는 독립문바위와 사자바위, 돛대바위 등의 기암이 모여있어 장관을 이룬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인근의 바위섬들을 찾는 낚시꾼들이 부쩍 늘고 있다. 40여 가구의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멸치, 까나리, 미역 등이 많이 난다.


 

가마우지 자맥질 정겨운 정족도 

섬 여행은 뭍에서는 만날 수 없는 원시의 자연, 싱싱한 풍물, 때묻지 않은 인심과의 만남이 있어서 좋다. 해당화가 피어있는 해변, 반짝이는 모래밭과 몽돌 해안, 이름모를 기암괴석…. 이것들은 대부분의 섬들이 관행적으로 보여 주는 풍경이다. 물론 숲이라든가 해수욕장, 해변의 풍치에는 섬마다 다른 개성이 있다. 그러나 어느 섬을 가나 같은 범주의 볼거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섬의 고귀함을 희석시키고 만다.

 

 

우리나라의 섬 가운데는 다른 섬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연을 품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에서도 유별난 곳이 이른바 '새섬' 즉 철새들의 낙원인 섬들이다
 
갈매기의 천국, 난도 (卵島.천연기념물 제334호)

난도는 근흥면 가의도리 산22번지로 안흥항에서 동력선으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서해의 작은 무인도로 100여M의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친 섬이다. 면적이 4만7천603㎡에 불과한 이 작은 무인도는 이름 그대로 ’알섬’이다.

굉이갈매기의 천국 난도와 알을품고있는 모습 / 연합뉴스

울음소리가 고양이와 비슷한 괭이갈매기 1만5천여마리가 해마다 봄이면 모여들어 알을 낳고 8월 말까지 새끼를 키우는 곳. 동해의 경북 울릉군 남면 독도, 남해의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와 더불어 서해의 대표적 괭이갈매기 번식지로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334호로 지정됐다.

 

섬에 도착해 암벽을 기듯 올라가자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를 경계한 괭이갈매기들의 무차별 분비물 투하공격이 감행됐다. 특히 1-3개씩의 알이 들어있는 둥지 근처에 접근하면 공격이 더욱 심해진다. 실제로 둥지가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섬 정상부에 오르자 수백마리의 괭이갈매기가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몰려들어 위협했다.

망망대해에 수직암벽으로 이뤄져 천적이 접근할 수 없는 이 섬의 유일한 침입자는 ’사람’이다.

 

 태안군청

1982. 7. 19 조류학자 경희대교수 원병오가 답사 및 조사 보고하여 천연기념물제 334호(82.11.16)로 지정되었다. 4월말부터 번식기를 맞아 이곳에 모여드는 괭이갈매기는 5월말경에 이르러 그수가 절정에 이르는데 많을 때는 무려 2만여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이섬을 찾아온다고 한다. 이렇게 몰려든 갈매기들은 5월말부터 산란을 시작하여 6월말까지 번식이 이어진다. 

 연합뉴스

갈매기 알이 신경통에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번식기만 되면 알을 훔쳐 팔려는 도란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시중에서 1개당 1천원선에 갈매기 알이 거래되고 있다.

난도에는 무단 접근을 막기 위해 사람의 접근이 가능한 곳에 철책이 세워져 있지만 도란꾼들의 소행인 듯 뜯겨진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충남 유일의 유인등대섬 옹도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위에 차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멈추는 작은 섬―" 누구나 어릴적 한번쯤은 흥얼거려 봤던 '등대지기'다.

 

이 동요만큼이나 동심을 일으키는 노래도 드물다. 그러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잊지않고 많은 사람들의 상념속에 기억되고 있는 것일까? 그토록 동심과 향수속에 쌓여있던 외딴섬 등대지기가 점점 동요속으로 사라지고 있어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온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격렬비열도, 말도 등에도 등대가 있어 어렵지 않게 등대지기를 떠올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물질문명의 변화속에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충남 서해안에서 유인(有仁)등대로는 마지막으로 남은 ‘옹도등대’가 불을 밝힌 지 2007년 10월 100주년을 맞았다. 안흥항에서 배를 타고 30분(12㎞) 가량을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면적 0.17㎢(5천200여평)의 무인도 ‘옹도(甕島)’에 등대가 세워진 것은 1907년 1월로 우리 정부가 1906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항로표지를 건설하면서 만들어진 26개의 등대 가운데 하나이다.

 

국내 최초의 유인(有人)등대인 팔미도등대와 장기갑, 부도, 거문도, 칠발도, 우도, 울기, 절영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세워진 유인등대이다. 이후 충남 서해상에는 1909년 6월 북격렬비도(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1911년 12월 안도(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차례로 등대가 건립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모두 사람의 손에 의해 조작됐다. 하지만 1994년과 1998년에 북격렬비도, 안도 등대가 각각 원격조종 무인등대로 바뀌면서 이제 옹도등대만이 충남 서해의 유일한 유인등대가 됐다.


옹도등대는 100년 동안 수차례의 보수와 증.개축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14m 높이의 8각형 철근콘크리트 등탑 형태를 하고 있으며 처음 불을 밝혔을 때는 석유 백열등이 사용됐지만 이제는 40㎞ 떨어진 곳에서도 등대불빛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은 메탈할라이트 전구가 쓰이고 있다.

또 하루 3차례씩 강우량과 기온 등을 측정하는 기상관측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안개가 낀 날에는 43초마다 3초씩 도달거리가 8㎞에 이르는 사이렌 음향신호까지 발사해 인천, 평택, 당진, 대산항을 드나드는 하루 100여척 배들의 안전운항을 돕고 있다.

현재 옹도 등대에는 장풍근 소장과 직원 2명이 짝을 이뤄 섬과 육지를 오가며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아울러 옹도 동쪽으로 단도와 가의도, 죽도, 부엌도, 목개도 등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난도, 활과 시위에 걸린 화살과 비슷하다는 궁시도, 병풍 모양의 병풍도 등이 수평선 위에 펼쳐져 있어 경관도 빼놓을 수 없는 옹도등대의 자랑거리이다.

한관희 대산수산청장은 “태안해안국립공원안에 있는 옹도 등대를 해양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선착장을 만들었고 올해는 종합정비 용역사업 등을 거쳐 관광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머지않아 일반인들도 옹도등대와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7. 10. 23

옹도에 봄이 찾아오면 동백꽃이 장관을 이루는데 200년은 족히 돼 보이는 동백나무 군락이 산등성이 오솔길을 따라 밀집해 있으며 섬 정상부에 형성돼 있는 동백나무 숲은 밀림을 방불케 한다. 또 산등성이에는 천남성이, 찔레꽃, 산벚나무 등 자생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다.

등탑에서 내려다 보는 서해의 해돋이와 해넘이는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환상적이다.


 

서해의 공해에 외롭게 떠있는 섬, 궁시도(弓矢島) 
그 모습이 마치 「활과 시위에 걸린 화살」과 같이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뭇사람들의 추측과는 달리 꽤나 수줍은 모습으로 찾는 이를 대한다. 살포시 속살을 드러내듯 하얀 백사장이 있는가 하면 웅장하게 펼쳐지는 기암괴석이 있고, 그위를 노랗게 수놓은 원추리꽃이 있다.

 

 

마치 첫날밤을 기다리는 새악시가 노란 저고리를 곱게 차려 입고 수줍은 듯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 안흥항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정도를 가다보면 옹도, 흑도를 지나 갈매기 섬 난도를 뒤로 한 채 외딴섬 하나가 포근한 형상으로 눈앞에 다가선다.
 
살아 숨쉬는 섬, 병풍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신항을 떠난지 2시간, 일명 서해의 실크로드로 불리워지는 부엌도, 정족도, 궁시도, 란도를 지나 서해의 최서단 격렬비열도를 뒤로한 채 육지를 향하여 불끗 솟아오른 정열의 섬. 몇 길 물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위틈에 배를 대고 가까스로 섬에 내리자 빨간 동백꽃이 수줍은 듯 우리를 맞는다.

 

한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움에 반해 병풍도라 명명하였던가, 생김새가 병풍을 두른 듯하여 그 모양을 따 병풍도라 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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