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서울교화의 새로운 전진기지가 될 은덕문화원이 2007년 10월 3일, 개원봉불식을 마치고 세상을 향한 힘찬 비상의 나래를 활짝 펼쳤다. 은덕문화원은 520평의 넓은 대지 위에 중심건물인 대각전과 인화당, 세심당, 사은당, 싸롱 마고 등 부속건물과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고 있다.
은덕문화원 개원식
걷기에도, 마냥 앉아서 고궁의 숨결을 느끼기에도 더없이 편안한 창덕궁 옆 널찍한 산책길.
북촌 한옥길로도 잘 알려진 이곳에 은덕문화원이 들어서게 된 것은 원기 85년 故 도타원 전은덕 대호법(종로교당)이 본인이 기거하던 자택을 교단에 희사하면서 비롯된 은덕문화원은,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수도 서울의 새 불도량으로 거듭났다.
총 공사비 18억 5천만원, 대목 정영수 장인과 윤흥구 장인 등 한옥의 전문가와 싸롱마고 운영을 맡은 김지하 시인의 노력으로 가능했던 결과다.
축사를 위해 참석한 김지하 시인은 “인류가 21세기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풀 한 포기까지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생명존중사상이 절실하다”며, “중생구원을 목적으로 이 땅에 온 원불교가 부디 온 생명들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지하 시인과 경산 장응철종법사
이날 행사를 위해 취임 후 첫 서울 나들이에 나선 한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참석자들에게 “시시조공(時時照空)하고 처처작주(處處作主)하며 사사은생(事事恩生)하라”는 내용의 법문을 주었다. 법문의 대체적인 요지는 “시시 때때로 마음을 비추어 보고, 임하는 곳마다 주인정신으로 살며, 일마다 은혜를 장만하는 삶을 살아가자”는 말씀이다.
김성녀교수
1부 행사 뒤에는 홍명은 교도(여의도교당) 사회로 2부 경축음악회가 펼쳐졌다. 이날 음악회에는 방송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김성녀 교수(중앙대국악대학교 학장)와 이 시대의 살아있는 노래꾼 장사익 씨가 출연해 참석자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무대를 연출했다.
앵콜로 7곡이나 부른 가수 장사익선생
전 대호법의 신심과 법열을 보다 아름답게 남긴 은덕문화원. 솟을대문 대각전, 세심당, 사은당, 인화당과 갤러리 싸롱마고가 정원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 은덕문화원이 개원봉불식을 마치고 각종 문화와 예술의 열린 장으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원사상을 세계만방에 드러낼 소태산 아카데미가 자리를 잡고 전통 문화의 얼과 흥과 정, 멋과 맛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고궁 옆 산책길 왼편으로 만날 수 있는 은덕문화원에 들러 전통의 숨결을 느껴보자.
문화원 산책과 싸롱마고에서의 차 한잔에 자연스레 복잡한 속세의 경계들이 한 시름씩 덜어진다.
문화 예술이 화기롭게 어우러지는 장, 원불교가 세상과 만나고 소통하는 열린 공간 은덕문화원이 지금 북촌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은덕문화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을 비롯한 문화유산과 문화시설이 많은 북촌에 자리해 원불교의 대표적 문화기관으로서 정신문화운동의 보고가 될 것이다.
초기 교단의 생활사나 초기 문화유물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 기능까지도 기대해 봄직하다.
수십억으로 평가되는 한옥을 공중에 희사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시설로 거듭
나도록 결단해 준 도타원 전은덕 대호법의 심법과 혜안을 길이길이 찬양 아니 할 수 없다. 교단에서도 공도자 숭배의 정신을 더욱 드러내고 고양시켜 영원한 세상에 공덕주로 찬송해야 할 것이다. 경산종법사의 경륜 중 결복 백년대를 열어가자 하셨듯 21세기 교화의 화두는 문화교화이다. 이제 교법을 정신문화운동으로 전개하여 불은화 선법화의 일원화를 꽃피워야 한다.
자료 - 서울신문 2007년 10월 / 원불교신문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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