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경상북도

청도 25번국도-서원천 청도소싸움축제 투우장

by 구석구석 2008. 1. 10.
728x90

 

 

 

청도8경인 청도소싸움축제 결승전 관람기
전국의 ‘변강소’들이 청도에 다 모였다. 미꾸라지, 십전대보탕으로 몸보신한 1톤 거구들이 테크닉과 힘 자랑에 나섰는데…. 봄바람 살랑 부는 청도에서 벌어진 소싸움 헤비급 타이틀전.
똥도 싸고 오줌도 지리고 난리가 났다
“저것 보세요. 오줌이 질질 흐르고 있죠~. 수도꼭지가 일단 터지면 무조건 불리합니다. 엉덩이에서 잼 나오고 수도꼭지 터지고 마지막에 침까지 흘리면 웬만해서는 역전되기 힘들어요.” 장내 아나운서의 구수한 해설이 박진감을 더하는 가운데 싸움소들이 뿜어내는 콧김과 흙먼지가 뒤엉킨다. 날카로운 쇠뿔에 찔려 머리엔 피가 낭자한데도 모래판에 함께 들어선 우주(소 주인)들은 “모하노! 박아라!”만 목이 쉬어라 외쳐 댄다.     
 
지난 3월 15일 청도소싸움축제 결승전이 열린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변. 수천 명이 자리를 빼곡하게 메운 소싸움 특설 링은 이종격투기 헤비급 타이틀전을 방불케 한다. 라이트훅(뿔치기) 한 방에 피가 터지고 털이 뭉텅뭉텅 빠져나가는 가운데 환호성이 터진다. 앉을 자리도 없어 머리만 빠끔 내밀고 구경도 하고, 한순간을 놓칠세라 즉석에서 버너를 꺼내 라면도 끓여 먹으며 한껏 들뜬 분위기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810kg 이상 무제한급 소들이 붙는 특갑종 결승 경기. 사실상 챔피언 결정전이다. 싸움소 중 최고의 덩치를 자랑하는 의령 출신 ‘꺽쇠(930kg)’와 대구 출신 신예 ‘와룡(900kg)’의 격돌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가자 막걸리 한 잔 마시던 할아버지도 바지춤을 끌어올리며 성급하게 경기장으로 들어선다.

전날 준결승전을 끝낸 싸움소들은 이미 마지막 몸 만들기를 끝낸 상태다.        
 
“복싱처럼 전날 몸관리가 중요합니데이. 싸움소들이 경기에 나서면 보통 체온이 37℃에서 42℃까지 올라가는데예. 거적을 잘 덮어줘 급격한 체온 저하를 막고 소화 기능이 약하니까 인동초, 육모초 등을 넣어 끓인 쇠죽과 영양제를 먹이는 게 필요하지예.” 전국 소싸움판만 돌아다녔다는 김상엽 씨의 번뜩이는 설명이다.

경기장 밖 싸움소 대기장의 분위기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꺽쇠의 우주는 인터뷰를 사양한 채 ‘등 긁개’로 꺽쇠의 털을 끊임없이 쓸어내린다. 소와 마지막 교감을 나누는 작업. 꺽쇠는 그런 와중에도 도전자인 와룡을 10m 앞두고 힘찬 뒷발질로 기선 제압이다.

싸움소의 한창 나이는 평균 6세. 8세인 꺽쇠는 이 바닥에서는 백전노장으로 통한다. 싸운 횟수가 100회를 넘었고 최근 10경기 중 9번 우승을 차지했다. 꺽쇠의 조련사인 하정 씨는 “몸에 좋다는 십전대보탕과 인삼, 들깨를 먹여 체력을 보강했다. 꺽쇠와 싸워 5분을 버티면 대단한 소”라고 큰소리다. ‘꺽쇠’는 이번 대회 갑종 1조 8강전에서는 창원 출신 장군을 4분 만에 뿔걸이로 제압했고 준결승전에서는 청도 출신의 ‘방패’를 3분 만에 뿔치기로 되돌려 세웠다.

이에 비해 도전장을 내민 와룡은 아직 5살짜리 ‘햇소’다. 채 10경기도 싸우지 않았지만 준결승전에서 1t이 넘는 거구의 ‘화악산’을 20분 만에 역전승으로 물리쳐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조련사 강상훈 씨는 “매일 네 시간씩 타이어 끌기 등으로 근성을 높였다. 준결승에 나선 것만으로도 목표 달성”이라며 다소 몸을 낮춘다.
 
백전노장 꺽쇠와 햇소 와룡의 결투
구경하던 아저씨들은 벌써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점심때 기분 좋게 마신 막걸리 때문인지 모처럼 따사롭게 내리쬔 봄 햇살 때문인지, “어이구야, 저놈 봐라”를 외치며 손뼉 치고 흥겨워한다.

 

       ▲ 2006청도소싸움축제에서 체급별 경기에 나선 출전 소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두 마리 소가 환호성을 받으며 입장한다. 지름 20m의 모래판 특설 링. 꺽쇠는 의령 하씨 가문의 후원을 받고 있어 ‘꺽쇠-의령 하씨 종친회’라는 금빛 글씨가 새겨진 녹색 가운(?)을 입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알몸으로 나선 와룡과 사뭇 대조적이다.

조련사들이 쥐고 있던 줄이 풀리고 호각이 울리자 꺽쇠가 시작부터 주무기인 뿔치기 연타를 날리며 연속 기술을 구사한다. 어깨를 좌우로 들썩이며 “원투, 원투”를 주문하던 나이 지긋한 아저씨는 “꺽쇠 목 굵은게 꼭 ‘핵주먹’ 타이슨 닮았다”하고, 젊은 처녀는 “이종격투기 프라이드 챔피언 표도르를 보는 듯하다”며 신명을 낸다.

시작한 지 1분 30초. 장내 아나운서는 “한 경기 승패에 따라 쌀 20가마니가 왔다 갔다 한다”며 분위기를 돋운다. 갑종 결승에서 승리하면 상금이 500만원, 패하면 300만원. 사실 상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승 을할 때마다 싸움소의 몸값은 1,000만원 이상 치솟는다. 3년 전 5,000만원이던 꺽쇠의 몸값은 수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     
 
“어이, 가자! 가자!” 2분 10초를 지나며 조련사의 거친 신호가 떨어지자 꺽쇠가 백스텝을 두세 차례 밟더니 기습적으로 들치기 두방을 와룡의 관자놀이에 연속해 적중시킨다. 순간 타격을 받고 힘에 부친 와룡이 등을 돌려 줄행랑. 꺽쇠의 다소 싱거운 승리다. 천하장사에 오른 꺽쇠가 ‘승리찬가’에 맞춰 링 주변을 한 바퀴 도니 덩실덩실 춤을 추는 할아버지에서, “술 한잔 사라”고 소리치는 아줌마까지 모두 신바람이 났다. “고향에 돌아가면 술값이 상금보다 더 나올 것”이라는 조련사 하씨는 “5억원을 줘도 꺽쇠는 안 팔 것”이라며 웃음 한가득이다.

 

▲ 서원천변에서 열린 2006청도소싸움축제 특별이벤트로 미국 프로 로데오단이 한우를 이용한 로데오 경기를 펄쳐 관객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소싸움축제장은 장터처럼 북적거린다. 어른을 위한 고성능 돋보기에서 소싸움을 실시간 중계하는 인터넷 동영상센터까지 없는 게 없다. 소싸움 잔치에 돼지고기 파는 푸줏간도 들어섰고 100여 개의 쇠머리국밥집도 즐비하다. 피 터진 싸움소가 차에 실려 경기장 밖을 빠져나가는데 해설자의 멘트가 장내에 윙윙거린다. “그래도 싸움소는 운이 좋은 놈들입니더. 싸움소 안 됐으면 벌써 저기 쇠머리국밥집 재료로 들어갔을 거라예.”
▒ 소싸움에 대하여
일대일 단판승제로 진행되며 경기 중 먼저 머리를 돌려 달아나면 패한다. 무승부와 시간 제한이 없다.
소싸움은 몸무게에 따라 갑, 을, 병 체급으로 나뉜다. 이중 특갑종은 810kg이 넘는 무제한급으로 헤비급에 해당한다. 꺽쇠처럼 옥뿔인 경우 뿔이 가늘고 앞으로 튀어나와 뿔끝 공격이 쉽지만 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와룡처럼 비녀뿔 소들은 근성과 지구력이 뛰어나 장기전에 유리하다.
소싸움에는 다양한 기술이 구사된다. 들치기는 머리를 상대 목에 걸어 공격하는 것으로 강한 체력이 요구되며, 뿔치기는 뿔을 좌우로 흔들어 치며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다. 머리치기는 정면 머리 공격으로 소싸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이다.
자료 -   editor 김성환 writer 서영진 photographer 이성근
 
청도 소싸움 축제가 열리는 시기를 전후해서 달성 비슬산의 진달래가 만개한다. 멀리서 찾는다면 함께 연계해볼만하다
 
* 대중교통 이용시
대구-> 대구 고속버스 터미널-> 남부시외버스터미널로 가셔서(15 소요)->청도행 시외버스-> 청도시외버스터미널-> 풍각 방면 시내버스-> 행사장

*
자가용 이용시
1.
서울->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 대구광역시 신천대로->지방도30->팔조령->행사장
2.
부산-> 김해-> 14 국도-> 진영-> 밀양-> 유천-> 청도-> 행사장
 
화양읍 삼신리 929  용암온천관광호텔 054-371-5500
용암웰빙스파바데풀, 아쿠아테라피, 대온천장이벤트탕, 사우나, 찜질방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