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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김해 초정리 백두산 장척산

by 구석구석 2007.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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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백두산

 

초정리 대동초등학교 교문 안으로 들어온 뒤 오른쪽의 운동장 배수구를 따라 몇 발짝을 떼니 교사 뒤쪽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말이 산길이지 잘 닦인 산책로나 다름없다. 그것도 높낮이가 거의 없는 평지. 학교 구역을 벗어나도 길의 모양새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소나무가 길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차 시원한 그늘이 이어지고 있어 유모차를 끌고 와도 괜찮을 것 같다. 솔숲 길은 꽤 멀리까지 계속된다. 거의 40여분을 걸어 둔덕을 두 개나 지났는데도 따가운 여름 햇빛을 볼 수가 없다.

공동묘지를 지나 10분여를 더 진행하면 갈림길과 함께 고개인 관정재가 나타난다. 갈림길의 왼쪽은 원명사 방향이다. 김해지역의 등산객들은 대동초등교보다 이쪽 방향을 선호한다. 대동삼거리에서 대동초등교를 지나 125번 시내버스 종점까지 가면 원명사 안내 간판이 있다.

관정재에서 15분 정도를 더 걸으니 쌈지공원 같은 체육시설지구가 길을 막는다. 등산로는 체육시설지구를 가로질러 약수터의 오른쪽 방향이다. 산행은 사실 지금부터. 빈 물병을 가져왔다면 여기서 물을 받아가면 된다.

경사가 심하지 않지만 여름인데다 지금까지의 평탄한 길을 염두에 두면 제법 땀을 흘릴 법하다. 다행히 소나무숲이 산 속에서도 계속돼 햇빛을 받지 않는다. 쉼없이 20분을 오르니 산마루가 말안장처럼 움푹 들어간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는 허리가 제법 굵은 소나무 한 그루가 의자 모양으로 왼쪽으로 길게 휘어진 채 서 있다. 백두산 정상은 소나무가 가리키는 왼쪽 방향. 오른쪽은 정상을 밟고 되돌아온 뒤 계속 가야 할 길이다. 크게 숨이 차지 않아 곧바로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20분 남짓. 도중에 만나는 돌탑에서 10분이면 멧부리를 밟을 수 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높이(352.9m)를 알았지만 직접 발을 디뎌 확인된 정상까지의 거리는 의외로 짧다. 발 빠른 사람이라면 1시간30분 정도면 오른다.

그런데 '백두산'이라고 새겨진 정상석이 근사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역 산악회가 그런대로 깔끔하게 단장해 놓았다. 백두산은 맞지만 명산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은 여느 멧부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정면으로 낙동강이 대동벌을 가로질러 내달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지난해 중국 여객기가 추락한 돗대산도 눈 아래서 모습을 드러낸다. 까치산과 신어산은 앞뒤로 고개를 들고 낙남정맥의 줄기인 장척산과 동신어산은 불현듯 왼쪽에서 나타난다.

안개에 가려 정확한 모습을 알 수 없지만 가덕도 연대봉과 금정산의 장군봉도 경계 안에 들어오는 듯하다. 산행대장의 말로는 맑은 날씨에는 주변 산의 웬만한 봉우리가 죄다 보인다고 한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산행이라면 여름의 뜨거운 태양빛을 감안해 이 정도에서 곧바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산행 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직진해 275봉을 거쳐 351봉까지 간 뒤 광명사로 내려올 수 있다.

광명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백두산을 오를 때와 다른 풍경이 이어진다. 수백 수천 그루의 소나무가 시커멓게 병들어 있다. 이런 탓인지 산행도 제 맛을 잃는다. 마치 죽음의 산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351봉까지는 거의 1시간30분이 걸린다. 도중에 뒤를 돌아보면 백두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백두산에서 내려다본 조망과 달리 백두산의 전경은 그렇게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다. 초록의 여름색을 띤 것 외에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다.

351봉에서 직진을 하면 510봉을 거쳐 왼쪽으로 장척산,오른쪽으로 동신어산으로 향할 수 있다. 351봉에서 내려오면서 탁봉을 거치는데,탁봉에서는 바위 끝의 오른쪽으로 난 길을 찾아야 한다. 테마산행 리본이 달려 있으나 자칫 되돌아가기 쉽다.

하산길은 경사진 바위와 우거진 수풀을 헤치고 내려와야 하는 탓에 약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하산 지점인 광명사까지 30~40분이면 충분하다. 광명사는 조그만 암자에 불과하되 마당의 수도꼭지에서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져 갈증을 풀 수 있다. 산행시간 3시간30분~4시간. 아 참,백두산이란 이름은 왜 붙여졌는지 정확하게 아는 곳이 없다. 취재 과정에서 몇몇 관련 기관에 문의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이라는데서 연유했다는 추론도 있으나 산꾼들은 김해 백두산이 백두대간과 무관하다고 한다.

 

 

백두산(353m)과 장척산의 능선을 아예 잇는 종주 산행

김해시 대동면 소재지에 있는 대동초등교~원명사 갈림길~체육시설~백두산 갈림길~백두산~전망대~475봉~안부~장척산~하늘마당 이정표~상동면 대감마을(롯데 야구장)을 잇는 10.8㎞ 구간을 5시간 30분 걸었다.



대홍수 때 산이 100마(碼) 정도 남아 그리 부른단다. 김해시에서 만든 백두산 등산 안내도가 있다. 등산 안내도를 지나 숲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타래붓꽃과 산벚, 산도화 등이 반긴다. 산색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신록이 우거진다. 녹색 사태가 난 듯이 온통 푸르게푸르게 변해간다.


백두산 정상과 장척산으로 가는 능선 갈림길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벤치와 평상도 넉넉하게 놓여 있어 가족 나들이를 왔다면 한참 쉬어가기 좋겠다. 큰 가지가 6개인 육형제 소나무가 있다. 김해 대동중 1기생 '백두산 산악회'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 놓았다. 이런 '잘 생긴' 나무들이 백두산에 많으니 맘껏 구경하란다.

▲ 백두산 정상에 정자가 세워졌다. 바닥은 목재 데크를 깔아 놓았다. 사방이 훤하다.

배낭을 벗어 벤치 위에 두고 카메라만 들고 백두산 정상까지 다녀왔다. 백두산 정상은 김해 대동면과 부산 구포, 금정산 주능선이 한눈에 보였다. 낙동강 유역의 넓은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자도 만들어 놓았고, 정상은 아예 목재 데크를 깔아 사방을 조망하도록 해 놓았다. 갈림길에서 천천히 다녀오면 30분이 걸린다.

다시 장척산을 향해 간다. 이제부터 능선길이다. 길은 큰 오르내림 없이 이어진다. 거친 숨 한 번 내쉬지 않아도 쑥쑥 앞으로 나아간다. 이럴 땐 고마운 마음이 샘솟는다. 인간의 얕은 마음이겠지만, 산 속에서 좋고 편한 길을 만나면 복 받은 양 행복하다.

30분이 지나 첫 번째 조망지다. 낙동강이 만든 범람원에 생긴 평야에 비닐하우스가 즐비하다. 강 건너편에는 아파트 단지가 병풍처럼 섰다. 강을 끼고 마을들이 발달해 있다. 강은 인간에게 젖줄임에 분명하다. 내 줄 것 다 내어주고 쪼글쪼글 늙어가면서도 자식 걱정하는 어미 같다.

▲ 처음 만나는 전망대. 물금과 양산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철쭉 터널을 걷는다. 아직 봉오리를 간직한 나무들이 많다. 성급한 철쭉은 이미 피어 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능선 왼편으로 이상하게 생긴 바위가 있다. 곰바위로 불리는 바위다. 곰처럼 쪼그려 앉아 있다. 또 다른 전망대까지는 20분 남짓 걸렸다. 멀리 생명고개까지 녹색 물결이 밀려왔다.

작은 안부로 내려가는 데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산꾼을 반긴다. 30분을 걸어 475봉에 도착하니 낙남정맥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동신어산을 거쳐 매리로 가는 낙남의 끄트머리요, 왼편은 장척산을 거쳐 신어산으로 가는 길이다.

장척산으로 가기 위해 신어산 쪽 내리막길을 내려서 안부에 도착하니 아까부터 들리는 기계음의 정체가 밝혀진다. 굴착기계가 깊은 산중까지 찾아왔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의 사전 작업으로 지질조사를 하는 것이다. 도로 공사에 지하수를 파는 기계로 굴착을 하기에 처음엔 이상했다.

도로가 난다기에 낙남의 산줄기가 파헤쳐지는 것인가 하여 백방으로 알아보니 터널 공사란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정맥에 마구 구멍을 뚫어대니 속을 후벼 파는 양 아프다. 얼른 현장을 벗어나는 데 한참을 갈갈갈갈~ 굴착음이 따라온다. 나중에 하산해서 들은 얘기로는 인근에 고속도로를 포함해서 대여섯 개의 도로가 더 생길 예정이란다.

안부를 지나면서 정맥은 오름길을 올라서야 하지만, 왼편 우회로를 선택한다. 20분 만에 산 하나를 지났다. 고도가 좀 높아지니 철쭉은 아직 피지 않았고, 진달래가 한창이다.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장척산에 도착했다.

신어산 쪽 생명고개는 25분이 걸리고, 상동면 대감마을까지 70분이 걸린다고 이정표에 친절하게 안내해 놓았다. 이제 낙남정맥을 벗어나서 상동면을 향해 간다. 길은 잘 나 있지만, 많이 이용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때 묻지 않았다. 능선을 계속 고집하다가 하늘마당 안내판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서면 25분 만에 롯데 야구장이 나온다.

롯데 야구장 건물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하산해야 한다. 왼쪽으로 가면 길이 없다.도로에서 버스가 서는 상동면소재지까지는 500미터 거리이다. 날머리인 대감마을에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생명고개로 갔다가 장척산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산행도 3시간 30분 쯤 걸리니 가 볼 만하다.

 

산행 문의: 부산일보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박영태 산행대장 011-9595-8469.

 

국내 최대 규모 대동화훼마을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의 대동화훼마을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화훼단지. 밖에서 보면 그냥 비닐하우스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1만여  평의 대지를 덮고 있다. 장미, 국화뿐 아니라 거베라, 금어초 등 각양각색의 꽃을 볼 수 있다. 형태와 품질이 좋아 대부분 일본 수출용으로 판매한다. 수확기인 3월에 이곳을 찾으면 1000원의 참가비로 만개한 꽃을 눈으로 직접 견학하고 모종도 심을 수 있다.
김해대동화훼마을 055-330-2707 대동농협 055-335-7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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