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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김해 69번지방도 장척계곡 대감마을

by 구석구석 2007.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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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김해시 대동면 69번지방도로

 

 

때묻지 않은 솔숲을 찾아서…김해 장척산

대동면

소감마을

, 진보가든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1분 정도 들어가면 붉은 색 벽돌집을 발견한다.
이곳 왼편에는 정리되지 않은 야산길이 있다. 이곳이 산행기점이다. 등산로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몇 번이나 의심이 든다. 그러나 조금만 접근하면 편한 등산로가 나오기 때문에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다. 5분 정도 미끄러운 흙길을 치고 올라가니 평탄한 길이 나온다.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은 이어지지만 한 걸음 산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확연히 달라지는 공기는 몸 안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 같다.

장척계곡 / 한국관광공사


뚝 떨어진 기온에 완전무장을 하고 나왔지만 20여분 산을 오르니 어느새 온 몸이 후끈해진다. 일행이 하나둘씩 점퍼를 벗어던지고 티셔츠 하나만 입고 전진한다. 새소리도 하나 없는 조용한 산중 길이다. 간혹 지나는 바람에 잎들이 살며시 화답할 뿐이다. 이 길을 걷고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사색의 계절인 가을을 정신없이 보냈더니 여기 와서야 비로소 머릿속이 정리되는 듯하다.

여기서 20여분 더 걸으면 널찍한 소나무 숲길이 나오고 숲 사이로 햇빛이 내려앉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조금 더 전진하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길은 이 산을 내려가는 길이니 정상으로 접근하려면 계속 직진하자.

산이 조금 지겹다 싶을 즈음 멋진 노송 한 그루가 등산로 중간에 버티고 서 있다.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처럼 햇빛을 받아 빛나는 노송의 자태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몇 백m 가니 익숙한 산악회 리본들이 등장한다.

여기서부터 낙남정맥 종주길과 겹치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다닌 길이라 등산로가 평탄하고 넓다. 5분 정도 걸었을까. 멋진 바위전망대를 만난다. 이곳의 전망은 유명 국립공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멀리 산줄기가 보이고 낙동강이 그 앞으로 흐른다. 손을 들어 가리키는 쪽 끝에는 다대포 바다가 넉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전망대 바위가 넓어서 여러명이 누워서 담소를 나누기도 좋다.

푹 쉬었다면 장척산 정상까지 40여분 힘을 빼야 한다. 정상 바로 아래쪽에 갈림길이 한 번 더 있다. 여기서 직진하면 신어산 종주길로 빠져 버리므로 꼭 테마산행 리본을 확인하고 전진하자. 오른쪽으로 꺾자마자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석이 따로 없어 테마산행팀(부산일보)이 정상을 알리는 표지판을 나무에 붙여두었다. 정상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작은 봉우리 2개 정도를 지나고 385봉이 나온다. 여기 서면 전체 산 풍경이 조망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들이 온 산에 날리며 환상적인 산그림을 선물해준다. 200m 정도 직진하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오면 상동면 대감마을 도로에 내려선다.

 

차를 가지고 가면 백양터널을 지나 남양산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대동톨게이트에 도착한다.

톨게이트로 빠지지 말고 오른쪽 상동으로 빠지는 국도를 탄다. 60번 상동쪽으로 좌회전해서 직진하면 다리를 건너기 전 상동화물 간판이 보인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진보가든이 보이고 근처에 주차한다. 산행종점인 대감마을에서 차를 주차한 소감마을로 이동하려면 김해여객을 타고 소감마을 입구에 내려 걷거나 매리에서 차를 갈아타야 하므로 불편하다.

구포역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소감마을까지 김해여객이 버스를 운행하며 산행종점인 대감마을에서도 구포로 나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자료  부산일보 김효정기자

 

■ 대감마을

고려 때 감물야향(甘勿也鄕)이었고 조선 초기까지도 감물야촌(甘勿也村)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감물 마을인데 우리말로 하면 달물 마을이다. 대감마을은 세 가지의 주요 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분청자기가 이곳에서 생산되었다는 내용이 기록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마을 야산에서 자기를 구웠던 가마터가 발굴됐고, 정부 차원의 정밀조사를 앞두고 있다. 

일본 아리타에서 ‘도자기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선 최초 여성 도공 백파선을 배출한 마을이기도 하다. 가야 시대 철 제련소도 이 마을의 금동산 자락에 있었다. 조선 시대 곡물 저장과 물류의 거점인 사창도 이곳에 있었다. 그래서 얻은 대감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삼통(三通) 문화마을이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 시대에 달물을 나라에 진상했다고 전해지는데, 이런 문화적 배경으로 볼 때 진상품이 철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동면사무소 뒤편 야트막한 야산에 자리 잡은 대감마을은 얼핏 보아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아담하고 예쁜 마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주요 문화자산을 입히면서 전혀 다른 마을이 됐다. 대감마을이 보유한 문화 스토리를 벽화를 통해 재현해 놓은 것이다. 골목 구석구석 모든 집의 담에는 대감마을의 역사를 재현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봄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은 한적한 골목을 거닐며 분청자기에 얽힌 얘기, 백파선과 관련한 일화를 읽거나 그림으로 보면 마치 야외 박물관에라도 온 듯하다. 

 

마을 한쪽의 교회 바깥 담에도 이 교회의 역사를 풀어놓은 벽화가 있다. 어느 시인이 이 마을을 주제로 쓴 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채소밭에서 일하던 한 할머니는 “부산에 사는데 마을이 예뻐서 몇 해 전에 밭을 사서, 주말마다 이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면사무소 바로 옆 마을회관 건물 1층에는 ‘백파선쉼터’라는 이름의 카페도 있는데, 백파선과 분청도자 등에 얽힌 스토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놨다. 대감마을 벽화는 2년 전에 그려졌다. 이봉수 위원장을 비롯한 이 마을 개발위원들이 정부의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지정받아 추진했다. ‘떠나는 농촌’이 아닌 ‘찾아오는 농촌’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유 장척계곡

장척계곡은 부산과 울산에서 찾아가기 쉽다. 이곳도 숲속에서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압권이다. 주변 대감마을은 600년 된 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곳이니 한번 들리는 것도 좋겠다. 마을 곳곳에 도자기 관련 벽화가 그려져 있고,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간 여류도공 백파선의 이름을 딴 카페도 꽤 유명하다. 주변에 꽤 넓은 물놀이장도 있어 유아들이 놀기에 안전한 곳이다. 상동면 묵방리 신어산 자연 숲 캠핑장은 2017년 개장한 곳으로, 휴식을 취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야영 시설 37개소, 글램핑 5개소를 갖췄다.

 

산행종점에서 길을 건너면 한방오리고기와 추어탕을 파는 '

하늘마당

(055-323-8234)'이 있다. 산악인들의 쉼터로 알려진 이곳은 부산에서 25년간 산악회 활동을 했던 신상경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오리 불고기와 소금구이, 훈제(각 3만 원)를 맛볼 수 있으며 예약을 하면 돼지고기 훈제 바비큐(1㎏ 5만 원)도 먹을 수 있다.

추어탕(6천 원)과 주전자 막걸리(5천 원)만으로도 산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해물을 넉넉하게 넣은 부추전(8천 원)이 안주로 훌륭하다. 바쁘지 않을 땐 산행 기점인 대동초등교까지 봉고차로 태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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