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상주시 은척면 남곡리
상주시 은척면 남곡리에 자리한 성주봉 자연휴양림은 사계절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 계곡을 따라 산막·야영장·체육시설·캠프파이어장 등을 갖췄다. 해발 606.6m 높이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바위와 나무, 기운찬 산봉과 산줄기, 그리고 짤막하면서도 깊숙한 골짜기가 한 데 어우러져 자연미 넘치는 산세를 보여준다. 게다가 ‘송이명산’으로 꼽힐 만큼 소나무가 산 전체를 뒤덮고 있어 깊은 맛도 갖추고 있다.
성주봉 정상은 상주와 문경 지역의 명산 조망대 같은 곳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속리산(1,057.7m)을 필두로 청화산(984m), 대야산(919m), 희양산(999m)을 거쳐 백화산(1,063.5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힘찬 산줄기뿐 아니라 도장산(827.9m), 둔덕산(969m), 시루봉(876m), 노음산(725m) 등 상주와 문경의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주봉 기슭 은자골은 골이 깊다보니 전설도 많이 깃들어 있다.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은으로 만든 자(銀尺 은척) 때문에 인구가 한없이 늘어나자 은자를 묻어버렸다는 은자산, 조자룡이 태어났다는 조자룡굴, 그가 무술을 연마하며 마셨다는 약수와 용마를 얻었다는 남곡용추 등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전설이 전하는 명소들이 여럿 있다.
또한 은자골 들머리인 은척중고 뒤편에 있는 동학교당(87년 전통건조물 제10호 지정)은 남접 대도주 김주희(1860-1944) 선생이 교세부흥을 위해 1915년 건립한 동학본부 건물로, 40여 권의 가사집이 간행된 유서 깊은 곳이다. 이와 더불어 황령지 북쪽에 있는 황령사는 승려 홍지사가 백화산 저승골에서 몽고군을 대파하면서 유명해졌다는 고찰이다.
이렇게 산세와 조망, 명소, 유적지 등 명산으로서의 덕목을 고루 갖추고 있음에도 성주봉은 교통 여건 상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다는 단점 때문에 기껏해야 상주나 문경의 등산인들이나 찾는 산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6월 U자 형의 북쪽 골짜기에 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면서 찾는 이가 부쩍 늘어나고 이제 명산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휴양림 원점회귀로 이루어지는 성주봉 등산로는 크게 여덟 가닥으로 나 있다. 그 중 관리사무소 위쪽 ‘산에 가련다’ 시비석에서 시작하는 산길을 노약자 코스로 삼고, 시비석 위쪽 산막 삼거리에서 시작하는 암벽코스는 산행경험이 많은 이들이 찾는 모험 코스로 꼽는다. 이 두 등로와 하산 제1,2,3,4,5코스, 그리고 채석장 길을 이리저리 엮어 산행한다.
시비석 옆 산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슬랩바위가 나타난다. 경사가 그리 가파르지 않고 안전로프가 매달려 있지만, 비가 내린 직후에는 이끼가 덮여 미끄러운 상단부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슬랩바위를 지나 10분쯤 더 오르면 바위속샘 앞. 조자룡이 수도하면서 마셨다는 바위속샘은 오버행 바위턱 속에서 물이 솟기 때문에 나무다리를 밟고 올라서서 허리를 굽혀야 물을 뜰 수 있다. 수량이 많지 않으니 식수는 휴양림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바위속샘에서 산길은 두 가닥으로 갈라지지만 곧 다시 만난다. 이어 완경사 능선길을 따르노라면 오른쪽 급경사 사면으로 떨어지는 산길이 보인다(관리사무소 1km, 정상 0.2km 안내판). 암벽 코스로 내려서는 길이다.
이 암벽 코스는 성주산 자연휴양림 빗돌이 서 있는 산막 삼거리에서 오르는 산길로,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암벽 밑에 다다른다. 여기서 중턱까지 3단 바위 절벽에는 로프가 설치돼 있으나, 안전 난간이 설치돼 있는 오른쪽 우회로를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 암벽코스 |
특히 첫번째 절벽(제1코스·36m)은 거의 수직절벽으로 손힘이 어지간히 세지 않으면 줄을 잡아당기며 오르기 어렵다. 제2코스(54m)와 제3코스(30m)는 제1코스에 비해 길이는 길지만 경사는 약한 편이다. 세번째 바위 절벽을 올라선 다음 가파른 산길을 따라 10여 분 오르면 바위속샘길과 만난다.
바위속샘길·암벽코스 분기점에서 완경사 능선길을 따라 100여m 가면 정상에 이른다. 상주시청산악회가 1997년 11월6일 표지석을 세워놓은 정상은 상주·문경의 백두대간과 도장산 등 명산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상주벌을 바라보고 싶으면 정상 동쪽의 너럭바위 쪽으로 가는 편이 좋다. 일출 명소로 알려진 너럭바위는 매년 1월1일 새벽이면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 수백 명이 모이곤 한다.
하산은 남서릉을 따르다 갈림목에서 북쪽으로 내려선다. 남서릉을 따르노라면 바윗길이 나타나 잠시 긴장케 하다가 전형적인 육산 능선이 펼쳐지고, 곧 휴앙림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하나 하나 나타난다. 정상에서 30분쯤 남릉을 따르면 제1하산길 갈림목에 이어 전망바위에 이른다. 수십m의 너럭바위도 조망이 매우 뛰어나다.
전망바위에서 20여 분 지나 729.2m봉 서쪽 삼거리를 지나면 제2하산길 갈림목이 나타나고, 이어 15분쯤 더 걸으면 남산 갈림지점(남산 1km, 성주봉 2.45km, 절터 1km 안내판)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 능선을 따르면 성주봉의 모산 격인 남산 정상에 오른다.
남산 삼거리에서 300m쯤 더 걸으면 728.9m봉 정상 삼거리에 이르지만, 여기서 계곡으로 떨어지는 제3하산길보다는 고인돌바위를 지나 나타나는 갈림목(절터, 제4·5하산로 갈림목)에서 빠지는 하산로를 더 많이 이용한다.
갈림목(남산 2.05km, 채석장 1.8km 안내판)에서 노송과 너럭바위가 어우러진 능선길을 따라 10여 분 내려가면 또다시 갈림목을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 길은 제4하산로, 왼쪽 길은 제5하산로다. 여기서 대부분 기암인 눈사람바위를 거치는 제5등산로를 따라 산림휴양관 앞으로 내려선다.
더욱 긴 산행을 원하면 제4하산로 갈림목을 지나 절터 삼거리에 이어 670.6m봉을 지나 채석장으로 빠지는 길을 따르도록 한다. 670.6m봉을 지나 내리막길이 잠시 험난하기는 하지만 곧 부드러운 산길로 이어지다 조망이 뛰어난 채석장 바위 위로 올라선다.
여기서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서면 채석장 도로에 이른다.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도로를 따라 5분쯤 내려가면 휴양림 임도에 다다른다. 임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5km쯤 가면 산림휴양관에 닿는다. 임도 남쪽 사면에는 밤나무, 느티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성주봉 산행은 제1하산로로 하산할 경우 2시간, 제2하산로는 3시간, 제3·4·5하산로는 4시간 정도 걸리고, 채석장 길로 내려서면 5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등로로 삼는 암벽 코스를 제외하면 위험한 구간은 없다. 식수는 휴양림에서 준비해야 한다.
월간산 397호
이용요금은 한방산림휴양관 59㎡형(1실) 12만원, 29㎡형(10실) 6만원. 한방산림수련관은 49㎡형(8실) 9만원. 숲속의 집 29㎡형(3동) 6만원, 46㎡형(3동) 9만원.
몇 년 후에 이 계곡 주위로 '한방산업단지'라는 시설이 들어선다. 오늘의 첫 번째 일정은 바로 그 단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한방산업단지'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한방'을 소재로 한 종합레저타운 또는 테마파크 비슷한 개념으로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2011년 완공이 목표라고 한다.
단지의 총 면적은 약 76만 제곱미터다. 그러니까 대충 23만평 정도 되는 면적이다. 이 넓은 공간에 들어설 시설도 다양하다. 성주봉 계곡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한방생태마을과 유기농재배지가 들어서고 우측으로는 한방건강센터, 한방촌, 테마체험관, 한방공원, 휴양촌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휴양촌에 콘도가 들어서면 기업의 연수장소나 가족단위 휴가에 적당한 장소가 될 것 같다. 이 단지는 상주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교통문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도로를 확장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한방생태마을에서 공동생활에 필요한 시설은 공사비로 건설하고 개별가구는 분양한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유기농으로 약초를 재배하고 가공하게 되는데, 유기농으로 약초를 재배한 경험이 있는 농가들이 우선적인 대상이 되고 심사를 거쳐 10여 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공사현장은 완전히 비포장도로다. 단순한 비포장도로가 아니라 계곡을 따라서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길이다. 버스는 연신 덜컹거리면서 올라가고 그때마다 내 몸도 흔들린다. '한방자원개발센터'라는 건물 옥상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먼지 날리는 넓은 공사장이 보이고, 그 너머로 숲이 우거진 산이 있다. 칠봉산이다. 봉우리가 7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11년에 이 단지가 완공되면 성주봉 자연휴양림과 한방산업단지가 합쳐져서 이른바 시너지효과가 발생할지 모른다. 지금도 성주봉 자연휴양림의 연평균 이용객은 5만명에 육박한다. '한방'을 테마로 한 종합레저타운은 이 단지가 처음이라고 한다.
문경새재IC 우회전-901번 가은 방면-가은읍, 가은 중고등학교-901번 농암 방면-가은 초등학교-성유교-901번 화북, 함창 방면-농암 사거리에서 좌회전, 황령사 표지판-901번 은척 방면-봉중2교를 지나 우회전-성주봉 자연휴양림, 황령사 표지판(4km)-남곡리-황령사
은척면 황령리 1구 황령사 054-541-4450
문경새재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황령사를 찾아가는 길은 사철 아름다운 풍광으로 마음이 즐겁다. 크고 작은 산들이 적당한 원근법으로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안개라도 끼는 날에는 무채색의 농도의 차이만으로도 멋진 산수화를 펼쳐 보여준다. 맑고 푸른 강을 끼고 가던 길은 재를 넘고 황령사에 이른다. 칠봉산을 배경으로 잘 가꾸어진 황령사가 다소곳하게 자리하고 있다.
칠봉산은 봉우리가 7개 솟아있어 북두칠성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었는데, 높이 595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유명한 전설 속의 명소를 감추고 있는 곳이다.
칠봉산엔 고개인 황령과 황령사뿐만 아니라, 산기슭에 중국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자룡이 태어나 무술을 닦았다는 전설을 가진 조자룡굴, 조자룡이 용마를 얻었다는 남곡용추, 무술을 연마하면서 마셨다는 약수터 등이 있으며, 산행 입구에는 은자를 묻었다는 은자산이 있다. 조자룡이란 희대의 무인을 낳은 터에 자리를 잡고 앉은 까닭인지 황령사 역시 호국의 도량으로서 그 정신을 이어온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1254년 몽고의 장군 차라대가 상주성, 일명 백화산성을 침공하자 황령사의 승려 홍지(洪之)가 관민병을 거느리고 나가서 적의 넷째 장수를 쏘아 죽였고, 적병의 사상자가 반수 이상이나 되자 적이 포위를 풀고 물러갔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있다.
조선시대에는 임지왜란 당시 함창을 중심으로 봉기한 의병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임진왜란 때 병화로 대웅전을 비롯해 천불전과 나한전, 심검당 등의 건물이 소실되기도 하였다. 638년(신라 선덕여왕 7)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지금은 천년 고찰의 흔적을 찾을 길 없고 다만 1786년에 조성된 아미타후불탱과 신중탱, 벽허당 부도만이 18세기 황령사의 사세를 짐작케 할 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두 점의 탱화는 현재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이완 보관중이고 산문 밖 부도만이 세월에 무심한 듯 쓸쓸히 황령사를 지키고 있다.
상주시 은척면 우기1리에 위치한 동학교당은 동학의 남접주(동학교단 조직인 ‘접’의 책임자)였던 김주희 선생이 교세 확장을 위해 1918년 지은 건물이다. 지방문화재 민속자료 제120호로 지정돼 있으며 동학 경전을 비롯해 전적류, 동학경서나 가사를 나무에 새긴 판목, 의복류, 교기와 인장 등 동학 관련 유물 1천4백여 점이 소장돼 있다. 본채, 행랑채, 사랑채, 안사랑채, 곳간채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건물의 정문이 태극 방향으로 배치돼 이채롭다.
찾아가는 길 성주봉 자연휴양림을 출발해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 은척면소재지로 진입. ‘동학교당’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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