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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밀양 사연리 정각산 통나무숲속마을

by 구석구석 2007.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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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천과 단장천 가르는 영남알프스 막내 봉우리 '정각산'

밀양시 산내면과 단장면을 끼고 있는 정각산(正覺山)은 서남쪽 끄트머리에 승학산(556m)을 두고 동쪽에는 천황산과 능선으로 잇고 있다. 천황산에서 이어지는 이 산릉은 서쪽으로 도래재(회령)를 지나 왼편에 삼각산(887m)을 두고 말발굽형으로 크게 한번 휘면서 남서 방향으로 이어진다. 천황산의 서부 주능선을 형성하며 남쪽의 단장천과 북쪽의 산내천을 가르는 산릉의 중앙에 솟은 산이 바로 정각산이다.

 

특히 산 동편의 깊숙한 골짜기에는 정승동(政丞洞) 마을이 있다. 신라의 왕자가 병을 고치기 위해 영정사(표충사)를 찾았을 때 수행했던 정승들이 머물렀다는 곳에서 유래했다지만 신빙성이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고려 공민왕 시절 김용(金鏞)이라는 정승이 반역죄를 저지르고 귀양을 왔던 곳이라 전해지기도 한다. 아무튼 옛 정승과 관련이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6가구의 민가만 있던 이곳은 지난 2000년이 돼서야 전기가 들어왔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호롱불을 켤 정도로 인적이 드문 오지였다. 지금은 도로가 개설되고 외지인들이 들어오면서 많이 변했다. 계곡 입구에 들어선 펜션이며 현대식 건물들로 옛 정취는 잃었지만, 아직도 맑은 물과 짙은 숲이 어우러져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산을 중심으로 승학산 또는 삼각산(영산 또는 구천산)을 연계하는 산꾼들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한적하기만 하다. 또 다양한 코스로 산행을 이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장면쪽을 들머리로 정상에 올랐다가 구천리 또는 송백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 외의 등산로는 사람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임고리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호반테마랜드 표지가 도로를 따라 곳곳에 붙어 있는 관계로 백운암 들머리까지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을 주변에는 온통 사과나무밭이다. 개울 위에 걸린 다리를 넘으면 왼편에 발례 마을회관이 있고, 30분이면 호반테마랜드 입구에 다다른다. 정각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길옆에는 이정표(백운암 1km, 정각산 3km)가 서있고, 계곡 건너편에 자리한 호반테마랜드가 보인다. 오른편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다시 30여 분 더 올라야 백운암에 닿는다.

백운암 들머리에는 유별나게도 스님 모양을 한 석상이 길 양편에 서 있어 눈길을 끈다. 산문을 알리는 일주문 격이다. 널찍한 주차장을 지나 돌계단을 밟고 산길로 접어들면 단애를 이룬 바위 아래에 자리한 암자에 닿지만 인적은 느낄 수 없다. ‘백운암’이라는 편액이 걸린 조그만 당우 한 채와 삼층탑이 전부인 고즈넉한 암자다. 정면 3칸짜리 건물은 편액만 없다면 여느 민가의 본채와 같다. 탑도 세월의 두께가 쌓이지 않아서인지 고풍스런 맛은 없다. 다만 문짝도 그 어떤 표시도 없이 자연석에 기대어 담장을 마련한 격식에 얽매이지 않음이 보기에 좋다. 그리고 한자 투가 아닌 글귀로 불사 기념비를 새긴 데서 절간 스님의 자유로움이 느껴질 뿐이다.

 

암자를 뒤로 하고 골짜기를 왼편에 두고 한동안 산사면을 타고 오른다. 점차 경사가 심한 된비알로 변하면서 곧이어 지능선으로 올라선다. 20분쯤이면 크고 작은 바위들을 연이어 지나치게 된다. 때로는 규모가 큰 바위를 만나면 돌아가는 길도 있지만 심하게 가팔라 조금은 고생스러운 길이다. 다시 20분 정도 올라치면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바위에 선다.

발 아래로 호반테마랜드가 보이고, 날씨만 좋다면 가지산을 비롯한 귀바위, 쌍두봉, 운문산, 억산, 북암산, 구만산, 육화산을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길은 왼편으로 휘어지면서 잠시 후 10분이면 주능선에 이른다. 이정표(단장면 6km, 임고 4km, 정각산 1km)가 서있는 이곳에서 서쪽으로는 단장면 또는 승학산 방향. 정각산은 동쪽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기서 잠시 승학산쪽의 경사진 바위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펼쳐진 산과 밀양호, 발아래의 단장천을 조망할 수 있다. 

 

 

땀을 식히고 물 한 잔으로 목을 축였다면 정각산으로 향한다. 주능선에서 정상으르는 중간에 만나는 오른편 길은 단장면 범도리 골마 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오르락내리락 15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산정의 넓은 터에는 정상표석과 삼각점(동곡 335, 82 재설), 이정표(임고 5km, 송백 5km)가 있지만 조망은 주변을 에워싼 나무들에 가려 시원찮다.

 

하산은 동북 능선의 마루금을 따른다. 능선 좌우로 하산길이 있지만 주능선만 이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5분이 지날 즈음이면 오른편에 구천 마을 갈림길을 지나 전망이 드러나는 지점을 만난다. 정면에 천황산, 수미봉, 향로산 일대가 가깝게 다가오고, 그 뒤편으로 멀리 영축산, 함박등, 죽바우등, 시살등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천황산 왼편으로 능동산, 가지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의 연봉들이 파노라마를 이룬다. 뒤돌아보면 정각산 꼭대기에서 서남쪽 승학산으로 뻗어가는 산등성이가 시원하게 조망되고, 그 너머로 육화산, 구만산, 억산 줄기가 좌우로 펼쳐진다.

 

숲속 산길로 접어들면 호반테마랜드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치게 된다. 곧이어 송정자고개를 만나고, 뒤이어 수풀로 뒤덮인 헬기장을 지나면 정승골 가는 갈림길. 계속 직진한다. 때때로 나타나는 갈림길은 무시하고 능선길만 따른다. 정상을 떠난 지 30분이 지날 무렵이면 정면에 집채만한 바위가 길을 막는다. 우회길도 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게 넘어설 수 있다. 도중 오른편으로 정승골과 정승 마을도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줄곧 내리막길로 20여 분이면 끝방재. 널찍한 안부로 이정표(송백 4km, 정각산 2.5km)가 서있는 네 갈래 갈림길. 묘지 3기가 수풀에 파묻혀 분간이 어려운 이곳에서 오른편은 정승골, 왼편 임도는 송백으로 연결된다. 직진하여 무덤 바로 옆 정면의 산길로 오른다. 잇달아 만나는 묘지 4기를 지나면 이내 부드러운 산길로 변하고, 767m봉을 넘으면 다시 안부 사거리. 끝방재에서 40분.

왼편은 미륵골을 거쳐 산내면소재지인 송백으로 가는 길, 오른편은 실혜봉을 거치지 않고 정승봉으로 질러가는 길. 좌우 산길을 버리고 직진하여 실혜봉으로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10분이면 무명봉에 닿고, 다시 10분쯤이면 실혜봉(828m)에 올라선다. 정각산 실혜봉(혜남산)이라는 팻말이 지키고 있지만 별다른 특색이 없다. 헷갈리는 것은 밀양지(629쪽 밀양문화원 발간)에 따르면 실혜산은 가지산을 지칭하는 옛 이름이라고 한다.

 

다시 능선길로 100m쯤 내려서면 갈림길. 오른편은 정승봉을 거쳐 삼각산(구천산·영산)이나, 회령(도래재)을 넘어 천황산으로 가는 길이다. 왼편 길로 내려서면 맞은편에 운문산이 솟아 있고, 그 우측으로 아랫재, 가지산, 백운산, 좌측으로 범봉, 억산이 보인다.

하산로는 아주 가파르고 미끄럽다. 35분쯤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왼쪽으로 내려선다. 여기서 계곡길로 10여분 뒤쯤이면 길은 애매하다. 오른편 너덜길로 따르면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지나 밤나무밭, 오른편으로 묘지를 연이어 지난다. 마지막 묘지에서 왼편으로 3분 뒤면 산을 벗어나 소류지인 원당지(院堂池)에 내려선다. 여기서 마을을 지나 원당 마을표지석이 서있는 24번 국도 버스정류장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황계복 부산시산악연맹 부회장

 

정각산 산행은 대중교통편이 좋기 때문에 밀양시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 편하다. 아침은 물론이고 24시간 문을 여는 식당과 깨끗한 여관들이 많다. 시외버스터미널 주변 내이동에는 동바리해장국(356-0262), 안양해물탕(352-1400), 가야골뼈다귀해장국(356-7830)을 비롯해 한 끼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숙박은 마리포사(356-5450), 노블리안모텔(352-4548), 르네상스(352-6839), 그랜드모텔(356-5525) 등이 터미널 인근에 있다.

 

산이 깊으면 계곡도 많다는 말처럼 아직 밀양에도 알려지지 않은 비경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정각산

과 이어진

정승골

도 그렇다. 능선을 타는 산행은 6~7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여정이다. 더위를 감안한다면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정각산의 하산길인 정승골을 일반 산행로로 잡았다. 계곡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물길산행의 참맛을 느껴볼 수 있는 구간이다. 산행기점은 밀양시 단장면

구천마을(운영위원장 055-352-1608, 011-9504-1608 )

이다. 밀양서 표충사 가기 전 삼거라는 버스정류소가 있다. 이 곳에서 길을 건너 구천마을까지 들어간다. 구천슈퍼 왼쪽길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개울이 보인다. 개울가를 따라 70m정도 가면 오른쪽 골목길로 접어들고 이어서 넓다란 시멘트길이 나온다.
길 옆으로 탐스럽게 익어가는 사과나무들이 눈길을 끌고 발길을 내디딜수록 물소리가 깊어지는 것이 신이 난다. 10여분 걸으면 두 갈래 길을 만난다. 오른쪽길로 접어들면 길 중간에 물이 넘치고 있다. 드디어 계곡과 만나는 지점이다.

보잘 것 없는 초입이 맘에 들지 않아도 앞으로 광경을 기대해도 좋다. 여기서부터 과감히 물에 뛰어들어 걸어간다. 마을초입서부터 걸어오느라 적당히 땀에 젖은 몸에 찬 계곡기운이 타고 올라온다.

올라갈수록 계곡의 폭은 넓어진다. 짙은 아카시아향이 발걸음을 유혹하고 물 밑 다슬기들은 정겨운 이웃처럼 느껴진다. 함께 간 동료는 다슬기 따는 재미에 저 먼치 뒤처져버렸다. 정상을 밟겠다는 욕심이 없어 쉬엄 쉬엄 즐기며 가는 것도 여유롭다.

물길산행을 원칙으로 해도 물살이 급한 곳은 옆쪽 풀길로 우회하자. 계곡을 따라 40여분 가면 사람 키만큼 되는 소와 이름없는 폭포들이 있다. 어린이를 동반했다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또 중간 중간에 만나는 숲에는 더덕이 한아름 뿌리내려 있고 탱탱한 복숭아 열매가 군침돌게 만든다.

1시간여 첨벙 첨벙 물을 차고 오르니 작은 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폭포라고 하기에 규모는 작지만 투명한 물기둥을 아래로 내리꽂는 모습과 수면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보라와 귀청을 찢는듯한 굉음이 여름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인 듯 하다.

좀 더 오르면 옥빛물이 돌아가는

선녀탕

이 나온다. 선녀탕에 살짝 몸을 담그니 온 몸이 짜릿해지며 '너무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그 옆 넓다란 소에서는 힘차게 팔을 흔들며 수영하는 등산객도 있다. 물 속에는 피라미들이 떼를 지어 유영하고 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산행이라 맘에 드는 곳에 주저앉으면 그뿐이다. 2시간 30분여 걸으면 일반산행로가 나온다. 아래쪽보다 경관이 떨어진다. 하산은 등산로쪽으로 나와 산길을 내려가도 좋고 계곡을 따라가도 된다.

 

10여㎞에 이르는 물길을 거스르는 계곡 산행은 짜릿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물이 불어나면 급류에 휘말릴 수 있어 아이를 동반했을 때는 무리하게 상류쪽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봉산악회, 등산연합회 회장을 지낸 전문산악인 임동현씨는 정승골의 절경에 반해 아예 이 곳에 '

정승쉼터

(055-353-2340)'라는 산장을 짓고 정착했다. 나무집에서 민박을 받으며 백숙 매운탕의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자료 - 부산일보 김효정

 

구천리 680번지 통나무숲속마을 055-353-6378, 011-872-6374 www.logville.net

9실/80,000원 ~ 290,000원/복층형의원룸과투룸으로 취사가능/신용카드및조식불가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양산IC에서 내려와 신불산묘원을 지나 밀양댐쪽으로 방향을 잡자. 멋진 드라이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밀양댐을 지나 우회전 범도리-삼거마을-구천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밀양까지 열차나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거에서 내리면 구천마을까지 1.9㎞가량 걸어들어가야 하며 구천마을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아침 7시30분,저녁6시 20분 2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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