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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김해 58번국도-삼안동 신어산 은하사

by 구석구석 2007.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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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김해시 58번국도 신어산

 

굽이굽이 영험한 전설이 깃들어 있고 신비로운 안개가 유명한 신어산은 높이가 630.4m에 불과한 작은 산이지만 낙남정맥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임없다. 코스에 따라 2시간에서 6시간까지 다양한 산행이 가능할 정도로 등산로가 잘 정돈되어 있어 산행 출발시 안내도를 꼼꼼히 살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김해 북쪽, 낙동강에 접한 무척산(703m)과 함께 김해의 진산으로 꼽히는 신어산. 무척산은 산세가 험한 반면 신어산은 시내와 가깝고 등산로가 잘 돼 있어 초등학생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산중턱에 위치한 천진암에 이르면 기암괴석이 즐비한 신어산 정상의 절경을 감상하며, 동시에 동동주와 파전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주점이 있어 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정상의 갈대밭 너머 드넓은 김해평야와 부산 시가지,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어산은 은하사·동림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테마산행팀은 동림사 가기 전 새로 생긴 산림욕장을 산행기점으로 택했다. 산림욕장을 출발, 신어산정상~천진암~은하사~산림욕장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이며 전체 산행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 예상한다.

 

신어산 산림욕장에 들어선 순간 알싸한 산공기가 기분을 바꿔준다. 작은 연못 위로 철다리가 놓여 있다. 조용하고 운치있는 그곳을 지나면 왼쪽 방면에 두 갈래 길이 나 있다.

 

신어산 산림욕장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손쉽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소나무 그늘 아래 설치된 각종 의자, 야외탁자, 평상들은 가족들이 도시락 파티를 즐기기엔 그만이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미끄럼틀, 배드민턴장, 모래판 등 간단한 체육활동도 가능하다.


산림욕로로 들어서면 우거진 숲 사이로 옥구슬 같은 맑은 물소리가 시원스럽다. 한여름에도 함부로 발을 담글 수 없을 만큼 차고 시원한 물이 큰 암석사이로 흘러내린다. 3.2㎞에 이르는 산림욕로를 따라 걷다보면 눈이 맑아지고, 머리가 시원해지는 산림욕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시의 숲, 명상의 숲, 건강의 숲 등 다양한 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한층 재미를 더한다.

 

우거진 수풀 속을 25분 걷다보니 산행기점에서 만났던 철다리가 어느새 까마득히 멀게 보인다. 신선한 공기와 새소리를 들으며 계속 길을 재촉한다. 갑자기 앞이 환해지면서 넓은 흙길과 마주친다. 나무그늘 속을 헤매던 30여분과 달리 환한 햇살 속으로 빠져 들어 씩씩하게 발을 뻗으니 삼거리 표지판이 서 있다.

 

표지판에서 5분여 걸으면 김해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첫 번째 바위전망대에 도달한다. 옆으로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으니 숨 한번 크게 쉬며 전망을 맘껏 즐기자. 여기서 충분히 쉬어주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쉬엄쉬엄 올라왔다면 앞으로 20여분은 산 타는 맛을 선사해주는 구간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겁 먹을 정도는 아니다.

 

가파른 흙길에 온몸이 땀에 젖을 무렵 시원한 나무그늘이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다. 한번에 올라가기보다 천천히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그 구간은 의외로 짧게 끝나 버린다. 가파른 구간이 끝나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숨이 차다고 느낄 즈음 정상까지 0.9㎞가 남았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안내판에서 10여분 걸으면 등산로 중간에 샘물이 있다.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갈 길을 재촉하자. 힘을 내서 앞을 보니 정상 근처에 붉은 물감을 뿌린 듯 꽃대궐이 펼쳐져 있다. 올해 유난히 일찍 사라진 철쭉이 아쉬웠는데 이곳에서 올 마지막 철쭉잔치를 한 번 더 구경하는 행운을 가졌다. 개중에는 희귀한 흰색 철쭉도 있으니 놓치지 말자.

철쭉 군락지를 지나면 곧 정상이다. 금동산 함박산 금정산까지 부산 근교의 정겨운 산들이 한눈에 다가온다. 한바퀴 돌아보고 헬기장 쪽으로 하산을 시작하면 그 유명한 신어산 출렁다리에 도착한다. 출렁다리도 좋지만 주위의 바위절벽이 더 장관이다. 시원한 골바람을 벗삼아 은하사로 내려가는 길은 오솔길로 불릴 만큼 호젓하다. 

자료 - 부산일보 테마산행팀

 

은하사~신어산코스

영화 <달마야 놀자>의 주무대, 은하사
신어산 중턱의 은하사까지 자동차가 올라간다. 다행이다. 은하사는 트레킹의 애피타이저로 손색이 없다. 영화 <달마야 놀자>의 무대가 됐던 은하사는 신어산을 병풍처럼 에두르고 고즈넉한 자태로 객을 맞는다. 수로왕비인 허황옥이 인도에서 건너올 때 오빠인 장유화상도 함께 왔는데, 장유화상은 신어산 서쪽에 서림사를 지어 가락국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 서림사가 바로 은하사다. 원래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고, 현재의 모습은 1600년에 복원된 것이다. 신어산이란 이름 역시 인도의 아유타국 왕가의 문양인 신어(神魚)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어른의 보폭만큼 넓은 돌계단을 오르면 잡풀이 우거진 연못이 있고 그 가운데 해수관음상이 고귀한 자태로 자리하고 있다. 다시 돌계단을 올라야 경내로 들어갈 수 있다.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범종각. 나무를 통째로 사용한 기둥의 웅장함이 단연 압권이다. 기둥은 어른 두세 사람이 손을 맞잡아야 간신히 안을 수 있는 굵기. 수년 전 지은 것이라는데 웅장한 자태는 수백, 수천 년 된 듯한 인상이다. 범종각 아래 주차된 승용차가 풍경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쉽다.

범종각 뒤로 명부전, 삼성각, 대웅전, 응진전 등의 가람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배치돼 있다. 특히 대웅전과 응진전 뒤로 보이는 신어산의 능선이 가람 지붕의 곡선과 닮아  그 어우러짐이 절묘하다. 맞배지붕을 인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 규모의 대웅전은 정사각형 모양이라 기존의 가람(일자형)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외부앙서(지붕에서 바깥쪽으로 댄 가로 기둥)의 연꽃조각이나 봉황의 머리 모양이 재미있다.

 

천진암 입구(자동차가 갈 수 있다)까지는 아스팔트 숲길이 15분 정도 이어진다. 제법 가파르다. 딱딱한 바닥의 느낌이 발바닥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무릎 관절이 서서히 뻐근해진다. 아스팔트 길이 끝나고 이내 돌계단이 등장. 그런데 경사가 심상치 않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90。에 가깝다. 둘은 동시에 “헉!” 마치 고행 길 같다. 쉬엄쉬엄 올라 도착한 천진암에선 컵라면, 국수, 도토리묵, 두부김치 등 요깃거리를 판다. 산 속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어 지갑을 두고 왔는데, 그래도 훈훈한 인심 덕분에 사정을 이야기하니 떡 한 접시와 생수 한 병을 선뜻 내어준다.

 

천진암 뒤로 난 길을 따라 정상을 향해 걷는다. 신어산을 돌산이다. 등산로는 잘 닦여 있다. 하지만 돌산이라 자갈과 바위가 많아 조심조심 올라야 한다. 8분 능선부터는 경사가 급해진다. 이곳을 지나면 정면으로 분성산 첨성대와 왼쪽으로 김해의 옛 시가지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김해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에서 400m 정도 시가지를 발아래 두고 걸으면 길이 100m 가량의 출렁다리가 나온다.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흔들대는 다리 위에서 멀리 도시를 바라보면, 도시도 제법 운치 있어 보인다.

 

출렁다리를 건너 약 350m 나아가면 정상이다. 기암괴석이 종종 나타난다. 은하사에서 울려 퍼지는 예불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정상에는  간이 대피소와 이곳이 정상임을 알리는 비석이 전부지만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뿌듯함은 지리산 대청봉에서 느낄 수 있는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비록 신라나 백제처럼 고대 왕국으로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철기를 바탕으로 독자 문화의 꽃을 피웠던 김해. 역사의 승자가 아니라 패자로 기록되었기에 신어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김해의 모습은 더욱 애잔하다. 왼쪽의 옛 시가지와 오른쪽의 쭉쭉 뻗은 아파트가 들어선 신시가지의 모습을 동시에 바라보며 화려한 역사, 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고대 왕국의 쓸쓸한 자취를 한꺼번에 체감한다.

 

정상을 지나면 철쭉 군락지. 해마다 5월이면 6,000여 평의 들판 같은 능선 곳곳에 자산홍, 황철쭉 등이 지천으로 핀다. 때가 아닌 탓에 철쭉을 볼 순 없었다. 단지 푸른 하늘의 뭉게구름을 배경 삼아 나지막히 자란 소나무 두세 그루가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초록과 파랑을 잔뜩 머금은 ‘그림’은 철쭉밭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 주기에 충분하다. 더운 날씨에 윗옷을 벗어버리고 자연의 호흡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8월의 햇볕이 살갗을 시뻘겋게 태운다. 중간 중간 만나는 개울과 샘으로 뜨거워진 몸을 식힌다.

하산길도 오르는 길 못지않은 힘이 든다. 8분 능선부터 기울기가 급해 딛는 발에 무리가 간다. 게다가 바위와 자갈을 피하려니 제법 신경이 쓰인다. 삼림욕장길로 접어들면 울창한 숲이다. 계곡물로 열기를 식히며 쉬엄쉬엄 내려온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시비가 적힌 공원이 나온다.

 

‘나무의 마음, 나무도 사람처럼 마음이 있오. 숨쉬고 뜻도 있고 질도 있지요. 만지고 쓸어주면 춤을 추지만 때리고 꺾어면 눈물 흘리죠…. 이은상 지음’
‘김해는 아름다워라, 나는 가리라 아름다운 김해로, 열정과 게으름으로 활기차고 나른한, 신화와 젊음의 도시…. 강정임 지음’

낯섦이 어느새 사라진다. 한줄 한줄  읽다 보면 김해 그리고 신어산과 친숙해진다. 바람이 불고 어둠이 깔린다. 수천 년 동안 고도를 보듬어 온 산, 그렇게 김해는 신어산에 폭 안겨 있다.

  editor 김성환, photographer 김홍진

 

동림사 055-337-0009

은하사 아래 위치한 동림사. 은하사와 함께 장유화상이 가락국의 번영을 위해 세웠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원래의 건물은 사라졌고 지금 것은 최근에 지은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사천왕문 앞의 청동불상. 노랗게 빛이 바랜 불상을 지나 굽이굽이 꺾인 계단을 오르면 소담한 고추밭이 나오고 그 너머에 종루와 대웅전이 나타난다. 동림사로 가는 길에는 계곡이 있는데 자리 펴고 햇볕을 피하기에 좋다.

 

찾아가는 길

김해시에서 인제대학교를 지나 삼안동 방향으로 가면 은하사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가면 동림사와 은하사가 차례로 나온다. 은하사를 지나 곧장 가면 천진암 입구. 천진암 입구에 차를 세우고 등산을 해도 된다. 은하사 입구에 차를 세우고 영구암을 거쳐 정상에 올라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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