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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북도

제천 봉양읍-38번국도-애련리 공전리 시랑산 공전역

by 구석구석 2007.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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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서제천 나들목에서 충주방향으로 나와야 한다. 충주방면의 톨게이트를 지나면 제천에서 충주를 잇는 도로에 바로 연결된다. 박달재휴게소를 지나고 다릿재 터널을 넘으면 오른쪽에 박달재 휴양림이 있고 좀더 고개를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백운과 덕동계곡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로 나가서 바로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도로 아래를 통과한 다음 바로 우회전하면 된다. 여기서 부터는 개천을 따라 가는 길. 명암마을과 한치마을을 지나면 진소마을이다. 원서문학관앞에서 커다란 느티나무를 끼고 우회전 들어가면 진소철교가 있다.

 

봉양읍과 백운면에 걸쳐있는 시랑산

반야월 작사 유행가로 널리 알려진 '울고 넘는 박달재'가 있는 시랑산은 천등산(807m)에게 박달재를 내어준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 천등산에는 충주를 거쳐 한양으로 향하는 길목인 다릿재가 있고 원래의 박달재는 시랑산과 주론산 능선을 관통하고 있으며 이곳은 제천시에서 명소로 지정하여 여러 기념물을 설치해 놓았다. 천등산의 다릿재와 시랑산 박달재는 거리상으로 약 20㎞ 정도 차이가 있으며 유행가 가사대로 알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달리 인식해야 할 부분이다. 시랑은 신라시대에서 고려에 이르기까지 있던 관직으로 지금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벼슬을 일컫는 말이다. 

산 이름 또한 제천시 봉양읍 공전리 소시랑골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소씨 성을 가진 사람이 시랑이란 벼슬에 오르면서 산 이름도 시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제천~충주를 잇는 38번 지방국도에 있는 박달재는 많은 차량들이 쉬어 가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박달재는 고개 아래를 관통하는 터널로 인하여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옛길이 된 것이다. 

 

박달재에서 시작하는 시랑산 산행의 기점은 박달재 모텔 오른편으로 나있는 길이다. 작은 산행 안내판이 안내해 주는 소나무 숲길로 걸어가는 길인데 산책로처럼 잘 정비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길을 따라 5분여를 오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바로 오르는 길과 왼편으로 비스듬히 나있는 길이다. 여기서 바로 오를 경우 주능선까지는 20여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능선은 오랜 소나무 군락과 산자락 가득 메운 박달나무 사이로 산길을 더듬어 가는 길이다. "일제시대에 군수용 원료를 얻기 위해 소나무 껍질을 벗겨내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 가슴 아픈 과거를 말해주네요"라며 이태갑 위원장의 손끝에 두텁게 벗겨나간 소나무의 깊은 상처가 드러나 있다.

이후 푹 파인 듯 떨어져 있는 늘앗고개에 내려서면 봉양면 방향으로 누군가가 지나지 못하도록 나무를 걸쳐 놓았다. 지난 번 도솔봉편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시랑산 고스락엔 충북에서 제작해 놓은 쌍둥이표 까만 대리석으로 된 정상석이 있으니 그간의 무명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경인일보 송수복

박달재~단군비석~시랑산~갈림길~왕당~모정리 정류장 (3시간 30분)
박달재~단군비석~시랑산~단군비석~박달재(2시간 10분) 

 

영화 '박하사탕'처럼 순박한 역 '공전역' 043-651-7788

조치원과 제천을 잇는 충북선 중에 동량-삼탄-공전구간은 열차가 아니면 접근이 불편한 오지이며 충북의 동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나 다시 돌아갈래" 라고 절규했던 그곳, 진소마을은 대형그림과 안내 동판이 서 있어 영화 속 감동을 더해준다.

 

공전역은 시골역사의 분위기가 묻어나며 가을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공전역에서 둑방길을 따라 도보로 10여분 정도 거닐면 조선 의병의 넋이 서린 자양영당을 만날 수 있다. 자양영당은 조선후기 대유학자인 이항로 선생의 수제자인 성재 유중교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친 곳으로, 의병장인 유인석이 8도 유림 600명을 모아서 의병을 일으킬 것을 발의해 전국적으로 의병 창의를 처음으로 일으켰던 곳이다. 제천을 중심으로 원주, 영월, 단양, 충주 등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며 활동하였는데 일본군과 관군의 우세한 화력에 밀려 해산되었다가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의병지도자들이 의림지에 모여 군세를 정비하고 수많은 전투를 통해 일본군에게 상당한 타격을 가했고 훗날 무장독립군 창설의 모태가 되었다. 유중교 선생의 사랑채와 안채, 유인석의 옛집, 의병을 모신 사당인 숭의사와 의병기념탑이 서 있다. 제천의병전시관(043-641-4811, www.jcub.kr)은 구한말의 외세 침입과 그에 반발한 제천의병의 활약상을 알기 쉽게 꾸며 놓았다. 다양한 소장 자료는 물론 동판부조, 남산전투 디오라마, 영상, 정보검색 등을 통해 의병운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시대의 아픔을 그린 박하사탕의 무대 진소마을

2000 년 첫날. IMF 사태로 나라 전체가 무지 어렵던 시절. 이창동 감독이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현실을 떠나 과거로 돌아가고픈 한 사내 이야기를 영화로 담아 세상 사람들에게 진한 여운을 전했다. 꽃다운 10대 후반, 야학을 하면서 사귀던 여학생이 준 박하사탕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었던 주인공. 광주사태에서 군인으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는 가해자가 되어야 했고, 실적을 위해 고문을 일삼는 형사에서 가구점 사장으로 변신을 하면서 아내와 세상을 모두 잃게 된다.

자신에게 가장 순수한 그림자로 남아있던 어릴적 애인의 죽음을 보면서 헝클어진 자신의 삶을 깨닫고 옛날로 돌아가고자 자살을 하게 된다. 영화는 이러한 주인공의 살아온 발자취를 기억을 되돌리듯 거꾸로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주인공 영화는 철로위에 서서 다가오는 철로에 몸을 던지며 <나, 다시 돌아갈래!>를 절규한다. 80년대 한국사회의 처절하고 쓰라린 역사를 단적으로 표현한 명장면이자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했던 명대사다.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지금껏 많은 이 들이 찾아가는 명소가 되어 있다.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가까운 역에서 내려 철로를 따라 걸어야만 갈 수 있었을 정도로 오지였던 곳. 그러나 그 모습은 아름다워 연꽃이 물위에 떠 있는 형상이라 해서 애련리라 불리던 곳이다. 제천에서 간다면 박달재를 넘어야 하고 충주에서는 산척을 지나 박달재가 넘어가는 천등산 자락을 찾아야 하는 오지의 시골이다. 두길 중에서 영동고속도로 서제천에서 나온 다음 박달재를 넘는 길이 다소 편하다. 박달재휴게소와 다리재 터널을 넘으면 오른쪽으로 백운으로 나가는 길이 있다. 내리막 갈림길에서 좌회전해 개천 옆으로 나 있는 2차선 도로를 따라가면 작은 마을 두곳을 지나쳐 애련리에 닿는다. 폐교된 애련분교를 개조한 원서문학관 앞에서 수백 년은 족히 된 한 느티나무를 끼고 좌회전해 좁은 길을 지나면 갑자기 커다란 개울위로 두 갈래의 철교가 서 있다. 반대편은 절벽중간에 코 구멍처럼 까맣게 굴이 뚫려있고 그 속에서 하얀 열차들이 고함치듯 빠져 나온다.

 



힘들여 찾아간 풍경치고는 다소 실망스럽다. 이름처럼 아름답고 몽환적인 풍경을 기대했다면 더욱 볼게 없다. 자갈이 무수히 박힌 여느 개울과 넓은 개천. 오지라지만 항상 보아왔던 시골모습에 불과하다. 다른 것이라곤 철교 옆 한켠에 설경구가 입과 손을 쩍 벌린채 서 있는 포스터와 영화촬영지를 알리는 비석이 서 있는 게 고작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느끼고 가는 것은 다른 이름난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평화로움이다.

철교아래를 흐르는 물길은 제천의 동강이라 일컬어지는 제천천. 영화 속에서 진소천으로 등장함에 따라 지금은 진소천이라 불린다. 영화속 주인공이 옛 애인과 함께 소풍을 갔던 강변이기도 하다. 위로는 작은 모래사장을 일구고 아래로는 굵직한 자갈이 강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발이라도 담그고 쉬기에 아주 좋다. 정면에 마주선 깍아지른 절벽사이로 한줄기 빛이 삐져나오고 아주 가끔씩 시멘트를 실어 나르는 열차들이 덜컹거리며 철교를 지날 때면 숨어있던 물새들이 한바탕 날아오르는 모습. 진소마을의 으뜸 풍경이다. 


박하사탕이 영화의 제목과는 완연히 다른 서글프고 암울한 시대상에서 정작 우리가 버리지 말아야 할 정신적 모티브를 일깨워 주었던 영화라면 영화가 촬영되었던 진소철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자연의 순수함을 되살펴 보게 한다.

○ 숙박정보
- 박달재자연휴양림 : 백운면 평동리 043)652-0910 / 제천관광호텔 : 제천시 명동 11-1 043)643-4111 
- 박달재수련원 : 박달재정상부근 043)652-9222 www.parkdaljae.co.kr
- 명암산채건강마을 : 봉양읍 명암리 043)653-7788 / 블루밍데이즈 펜션 : 금성면 성내리 043)642-4600
- 노을빛호수펜션 : 청풍면 북진리 043)648-6380 / 국민연금청풍리조트 : 청풍면 교리 043)640-7000

 

○ 식당정보
- 묵마을 : 장평리. 묵요리, 043)647-5989 / 산아래 : 장평리. 친환경 유기농쌈밥, 043)646-3233
- 박달재손두부 : 원박리. 두부전문, 043)652-3488 / 청풍호청정한우 : 구룡리. 한우, 043)647-9485
- 예촌 : 청풍면 신리. 곤드레나물밥, 된장정식, 043)647-3707

 

○ 이색체험 정보 :
- 별새꽃돌자연탐사과학관 : 별자리관찰, 숲체험, 043-653-6534, www.ntam.org
- 산야초마을 : 약초, 천연염색체험, 043)651-1357, http://sanyacho.go2vil.org
- 상천친환경민속마을 : 숯가마체험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043)653-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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