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제주시

서귀포 숨도박물관 귤림성

by 구석구석 2025. 4. 3.
728x90

서귀포시 일주동로 8941 (호근동) / 숨도064 739 5588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긴 현무암 위에 풍란과 야생화를 심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멍에 고인 물기를 머금은 초록 뿌리가 투박한 돌덩이를 굽이굽이 휘감으며 자라나는데 이가 바로 ‘석부작’이다.

‘숨도, 귤림성’으로 이름을 바꾼 서귀포 석부작박물관에는 풍란을 비롯해 복수초와 고란초, 죽백란 등 제주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들과 분재 작품이 가득하다.

1997년 이곳의 문을 연 민명원 회장은 석부작박물관 외에도 밭에서 바로 따 나눠 먹는 감귤체험장, 억새와 팜파스가 넘실대는 가을정원, 붉게 물든 동백정원, 귤밭에 위치한 펜션인 귤림성, 갤러리, 숨도카페 를 만들어놨다.

음악 애호가라면 15만 장의 LP가 있는 ‘사운드오브아일랜드홀’에서 골드문트의 하이엔드 스피커의 웅장한 소리와 함께, 민 회장의 컬렉션 중 신청곡을 듣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귤림성에는 제주의 자연석에 풍란·해송·야생화 등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석부작이 가득한 석부작테마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2만 9600㎡ 규모다. 구멍이 숭숭 뚤린 제주 특유의 현무암에 고란초·풍란·붉은사철난초·쇠뿔석이 등 갖가지 생명이 자라는 모습은 생명의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공원 내 석부작은 원래 제주도 농업기술센터가 개발한 것이었는데 민명원(59) 대표가 1999년부터 매년 구입해 온 것이 어느덧 2만 여점에 이르게 됐다.

처음에는 귤림성을 찾는 고객들에게 눈요깃거리로 제공됐으나 규모가 커지면서 공원으로 꾸몄고, 이젠 제주의 자연을 알리는 교육 기관으로 변신하기 위해 석부작박물관 허가를 받았다.

돌 위에 뿌리를 내리며 작은 자연을 이루는 석부작의 주인은 고란초·백리향·한라부추·만년석송·백두구절초 등 1000여 종. 이들은 3단으로 이뤄진 작은 인공 폭포와 연못 등과 어울려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728x90

전통 초가에서는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데 그중 하나가 천연 수제 비누다. 1000년 전통의 시리아 아델팬사가 옛 프랑스 왕실에 납품했던 마르세유 수제 비누에 진피·백련초·산야초 등을 첨가한 것으로 귤림성과 광주여대 산학협력단이 손을 잡고 제작했다. 

1997년 오픈한 귤림성의 객실 테라스 통나무 벤치에 앉으면 서귀포 앞바다·서귀포 월드컵경기장·고군산·한라산 등 제주 서남부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대편 문을 나서면 시작되는 석부작테마공원이 정원 구실을 하고 있다.

통나무펜션

귤림성 펜션하우스라는 간판을 내걸었던 97년만 해도 우리나라에 펜션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숙박 시설로는 호텔·여관·민박 등이 고작이었기 때문이다. 펜션도 일종의 민박이다. 그러나 보다 질 높은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민박"이라는 것이 민박과 다른 점이다.

귤림성은 펜션이라는 간판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우선 통나무집을 들 수 있다. 시베리아산 아름드리 원목을 벽돌 쌓듯 이어 만든 건물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 지은 듯하다.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나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한 실내·외 분위기가 세월의 한계를 뛰어넘은 듯 단정하다.

펜션을 둘러싼 귤 농장은 또 다른 체험 공간.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 유기농 농법을 고집한 까닭에 공기마저 신선하다. 지금 짙은 녹색의 귤은 영글어가는 과정이지만 농약을 치지 않아 껍질이 약해 툭하면 터지기 일쑤다. 10월부터는 노랗게 익은 귤을 양껏 먹을 수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