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섬강은 횡성군과 평창군의 경계인 태기산에서 발원해 횡성호를 이루고, 원주 간현에서 소금산과 간현산의 기암절벽 사이를 흐르는 삼산천과 합류해 남한강으로 흐른다.
“한수(漢水)를 돌아드니 섬강(蟾江)이 어디메뇨, 치악(雉岳)은 여기로다.”
관동별곡(關東別曲)도 그 절경을 예찬했다. 섬강의 푸른 강물과 넓은 백사장, 삼산천 계곡의 맑은 물에 기암 준봉이 병풍처럼 그림자를 띄우고 있어 더욱 운치를 더하고 있다.
간현관광지에서 간현교와 삼산천교를 지나면 소금산그랜드밸리가 있다. 소금산(343m)은 규모는 작지만 산세가 빼어나 ‘작은 금강산’ 같다는 의미로 ‘소금산’이라 부른다. 작은 산이지만 우벽, 하늘벽, 간현암, 좌벽, 숨은벽 등 병풍 같은 기암괴석 밑으로 푸른 강물이 평화롭게 흐르고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는 명산이다.
소금산의 하늘벽을 이은 출렁다리는 길이 200m의 산학보행교다. 100m 아래로 검푸르게 보이는 삼산천과 기암들이 아찔하다. 여러 명이 건너면 출렁대는 흔들림으로 발밑이 까마득하여 오금이 저린다.
안도의 숨을 돌릴 때면 울창한 소나무숲이 반긴다. 소나무숲을 지나면 소금산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편안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데크산책로가 아름드리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이어진다. 마음과 육체가 편안해 지는 시간이다. 숲 사이로 간간히 햇빛이 비추고 새들의 소리도 정겹다.
그도 잠깐, 소금산 정상부 아래 바위 절벽을 마주한다. 잔도(棧道)의 시작이다. 잔도는 중국에서 외진 산악 지대를 통과하는 길이었다. 잔도는 절벽에 구멍을 낸 후 그 구멍에 받침대를 넣어 만든 길이다. 최초의 잔도는 전국 시대(기원전 476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오랜 역사가 있는 길이다.
십 년 전 황산의 서해대협곡 잔도에서 마주한 기암절벽들이 생각난다. 세계 제일의 명산이라는 명성답게 깎아지른 절벽의 잔도에서 보이는 풍경은 무협 만화의 천 길 낭떠러지 같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압도하는 풍경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고 수백 길 절벽 중간에 잔도를 만든 사람들의 수고에 경탄했다.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부터 절벽 길인 잔도가 시작됐다.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중국의 잔도와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한탄강의 주상절리 잔도, 단양의 남한강 잔도, 순창 용궐산 하늘길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잔도는 길을 막아선 기암들의 벼랑 앞에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비경과 끊어진 길과 길을 연결하는 이음의 길 역할을 한다. 관광활성화 정책으로 만들어져 남녀노소 부담 없이 걷는 절벽 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소금산 잔도에서 보는 삼산천의 물흐름이 멀리 발밑으로 평화롭고, 맞은편 간현봉의 기암들이 장관이다. 절벽의 잔도와 연결되는 스카이타워는 소금산과 간현산을 휘감아 도는 삼산천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다.
아래로 간현산으로 이어지는 400m의 울렁다리가 선명하다. 이곳은 협곡의 바람이 거세다. 스카이타워에서 만나는 바람소리는 마치 공포의 서막처럼 들린다. 그렇지만 막상 울렁다리를 건널 때는 출렁다리에 비해 흔들림이 없어 간현산·소금산의 협곡과 그 사이로 흐르는 삼삼천의 주변 오솔길들이 아늑한 풍경들로 눈에 삼삼이 들어온다.
간현산 오솔길을 내려오면 삼산천을 따라 이어진 물소리가 들리는 소금산길이다. 소금산의 기암들과 출렁다리·울렁다리를 올려다보는 협곡의 길이다. 소금산 출렁다리-잔도길-울렁다리 코스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내려오다 보면 삼산천 교각의 철로 위로 레일바이크가 지나간다.
레일바이크는 중앙선 복선화작업으로 지금은 폐역이 된 간현역과 판대역 사이 옛 중앙선 철길 위에 만들어졌다. 간현역에서 ‘풍경열차’를 타고 판대역에서 하차해 레일바이크로 갈아타고 다시 간현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경사선로라 힘들이지 않고 여유롭게 내려올 수 있어 멋진 자연경관을 관람할 수 있다. 푸른 산과 고요히 흐르는 강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는 여행을 제공한다.
중간중간 6개의 터널에서 이벤트를 체험할 수 있다. 사랑 고백을 할 수 있는 사랑고백터널과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고함터널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구성돼 있다.
산과 강 그리고 기찻길 등 낭만이 가득한 간현역의 레일바이크. 그래서 간현역은 ‘더 이상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폐역이 아닌 앞으로도 여전히 언제나 찾아와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이며 설렘’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절기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시간별 6회 운영된다.
간현관광지에 가면 자칫 눈앞에 보이는 출렁다리 등 소금산의 인공시설물 등에 가려 자연의 신비를 놓칠 수 있다. 오롯이 자연의 비경을 보려면 원주 굽이길 코스 중에서 원5코스 간현봉길도 걸어보자. 간현교를 건너 좌측은 간현산, 우측은 소금산이다.
간현봉길은 간현교를 건너 좌측 빨간색 철계단으로 100m 오른 후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간현봉(386m)과 망태봉을 경유한 뒤 두몽폭포를 지나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간현산과 소금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봉우리들로 이어져 있다. 간현교-보릿고개밭두렁-간현봉-망태봉-두몽폭포를 지나는 7.4㎞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길의 끝자락 두몽폭포는 소가 2단으로 된 폭포다. 보는 이들은 웅장한 규모에 압도된다. 폭포 주변에는 울창한 수목들과 거대한 암벽들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폭포 밑에는 커다란 소가 있어 명경지수의 멋이 느껴져 마치 자신이 신선이 된 듯한 착각이 든다. 두몽폭포를 보려면 간현관광지에서 남쪽으로 약 1㎞ 거리에 위치한 지정대교를 건너 두몽폭포식당에서 잠깐 걸어가면 된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 이성영객원기자
원주 간현리 / 소금산 그랜드밸리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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