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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안보/육군

1군단 저격수 701특공연대

by 구석구석 2024.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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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군단 저격팀 

아시아 최초-미 국제 저격수 대회 출전
한국군 최고-지난달 해병대사령관배 우승
빛나는 원팀-우수한 교육훈련체계 뒷받침

육군1군단 저격팀 장병들이 미국 국제 저격수 대회 출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관측수 임기현 중사, 코치 이태곤 원사, 저격수 박대운 상사, 통역 장필성 상사.

고요한 정적과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전장. 숨죽이며 이동하던 적군이 어디서 날아온 줄 모르는 총탄에 하나씩 쓰러진다. ‘침묵의 암살자’ 저격수의 활약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우리 육군에도 현실에서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갖춘 저격수가 즐비하다.

특히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저격수대회에 한국군 첫 출전이라는 영광을 안은 육군1군단 저격팀이 주목받고 있다. 군단 최정예 저격수인 이들은 지난달 열린 제3회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에서 여러 뛰어난 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군단 저격팀 박대운(상사) 사수, 임기현(중사) 관측수, 이태곤(원사) 코치, 장필성(상사) 통역담당까지 이들의 찰떡 호흡과 신들린 듯한 저격 실력까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 / 국방일보 2024.4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박대운(오른쪽) 저격수와 임기현 관측수가 길리슈트를 입고 훈련하고 있다.

국내 평정하고 국제대회 출전 앞둔 ‘1군단 저격팀’

1군단 저격팀은 5일부터 오는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조지아주 포트무어에 있는 미 육군 저격수학교에서 열리는 24회 미 국제 저격수 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2001년부터 시작됐고, 세계 각국의 군에서 선발된 최고의 저격수가 모여 극한의 환경에서 저격 능력을 겨룬다. 올해는 미국·영국·독일·이탈리아·호주·캐나다 등 11개국 35개 팀이 참가하는데 아시아권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1군단 저격팀은 공식 초청장을 받고 대회를 준비해 왔다.

이 대회가 다른 대회와 크게 다른 점은 매년 새로운 극한의 상황을 참가자들에게 부여한다는 사실. 과거에는 각 팀을 임의 지역에 하차시킨 뒤 지도와 표적 관련 정보만 주고는 대항군을 돌파해 목표를 저격하게 하거나, 목표 사진을 10초 내외만 보여준 후 비슷한 형태의 표적을 다수 세워두고 선별해서 사격하게 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평가한다.

또 실제 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근접전투능력을 평가하는 차원에서 소총·권총 사격도 진행하는데, 관측수도 함께 사격해야 한다. 이외에도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는 전 과정을 평가해 단순 사격 실력이 아닌 체력·정신력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전투력을 측정한다. 특히 평가 방식을 전날 혹은 평가 직전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받도록 한다.

박대운(오른쪽) 저격수와 임기현 관측수가 훈련하고 있다.

사수 박 상사를 필두로 하는 군단 저격팀은 2024년 해병대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 우승, 2019년 호주 국제 전투사격대회 저격수 분야 2등, 2022년 미 오리건 초장거리 사격대회 참가 등 여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기량을 향상해 왔다.

또 분기별 미군 및 경찰특공대와 연합·합동 훈련으로 노하우를 교류하고 기술을 발전시켰다. 거리별 정밀사격과 이동표적 사격, 진동이 많은 헬기에서의 사격, 호흡이 불안정한 체력적 한계상황에서 사격하는 격동 사격 등 어떤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표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박 상사는 “수년간의 노력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부대의 우수한 교육훈련체계와 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많은 사람의 염원이 모인 덕분인 만큼, 우리 군의 대표로서 저격능력을 세계적으로 떨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들린 듯한 정확성에 나가떨어지는 표적

관측수 임기현 중사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1군단 저격수사격장. 봄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저격팀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관측수 임 중사가 표적 정보를 말해주자 사수 박 상사의 눈빛이 번뜩였다.

박 상사는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정밀도가 높아진다”며 “뛰어가서 자리를 잡고 바로 사격하려면 빠르게 숨을 고르고 자세를 안정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K14 저격소총의 연속 사격에 표적이 맞는 맑은 타격음과 탄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쨍그랑’ 소리가 한동안 훈련장을 가득 메웠다.

잠시 사격을 멈춘 동안 표적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철로 만들어진 부분을 덮었던 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바랜 모습이었다. 셀 수 없이 무수한 총탄이 그곳을 맞혔다는 방증인 셈.

다음은 야외에서 사격이 이어지는 상황. 차량을 엄폐물 삼아 몸을 숨긴 저격팀의 총구가 표적을 향했다. 길리슈트까지 입고 위치를 옮긴 이들은 바위와 한 몸인 듯 바닥에 엎드려 적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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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이태곤 원사▷

관측수인 임 중사는 스코프와 자동표적획득장비를 가지고 내내 뛰어다녔다. 그는 장비에 숫자로 표시된 표적 정보를 보고, 스코프를 통해 맨눈으로 표적지를 직접 확인해 사수에게 전달한다. 눈에 띈 것은 그의 왼쪽 팔에 부착된 투명한 비닐 아래 빼곡한 숫자들. 임 중사는 “거리에 따른 탄도를 적어뒀는데, 계산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전했다.

훈련은 조금 떨어진 권역화사격장으로 이동해 소총과 권총 사격 연습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대회에 임하는 저격팀 대원들 모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특수전학교 저격교관 출신 이 원사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수년간 다수의 저격수를 지도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훈련과 대회 준비, 멘털 관리에 열중할 수 있게 관심을 기울였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 스트레스가 많겠지만, 팀원들과 함께 극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현지에서 통역을 맡은 장 상사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대회 출전이 확정되고 나서부터 영어로 된 교본을 매일 들여다보고, 개인적으로 영어학원까지 다녔다. “평소 쓰는 군사용어와 다른 줄임말이 많아서 조금 어렵습니다. 교본에 있는 생소한 용어나 저격수 커뮤니티에서 보고 듣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격수 박대운상사

미국 대회 성과 우리 교육훈련에 적용 기대

◁ 박대운상사 저격수

이들이 펼칠 활약상을 향한 육군의 기대도 높다. 먼저 박안수 참모총장이 지난달 20일 직접 부대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박 총장은 “그동안 ‘작전이 곧 훈련, 훈련이 곧 작전’이라는 신념으로 실전적 교육훈련에 부단히 매진했고, 그 준비 과정에서 승리를 견인했기에 대한민국 최고 저격수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라고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적이 감히 도발하지 못할 강력한 억제력이라는 자부심과 명예를 바탕으로 일발필중(一發必中)의 전투 기량을 더욱 고도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육군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교육훈련체계 발전도 꾀한다. 세계 각국 저격수의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훈련방법을 비교·분석하면서 우리 군에 도입할 수 있는 체계와 편제장비·물자 개선을 위한 소요 도출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대회 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최상의 준비 여건을 보장한 이원열(대령) 특공연대장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외 연합훈련과 전투기술 교류를 활성화하는 등 앞으로 연대의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데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 저격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박 상사와 임 중사의 눈빛이 다시 한번 빛났다.

“상대적으로 저격수 임무가 쉬워 보인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정확한 임무수행을 하려면 최소 5년은 필요한데, 그 시간을 줄이려는 본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환경적인 요소를 극복하려면 평소에도 꾸준하게 훈련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박 상사)

“저도 그 시간을 줄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특히 부대에서 훈련 여건을 잘 조성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 미국 대회에서도 1등은 물론이고, 준비할 때부터 집중해서 대한민국 저격수 전 장병에게 도움이 되도록 많이 배워오겠습니다. (임 중사)”

통역 장성필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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