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급유로 중간 기지 착륙없이 목적지까지
‘F-15K’ 10여 대 ‘KF-16’ 20여 대 급유 가능
독도·이어도 등 임무시간 1회 급유 시 1시간 증가
원거리 작전능력 끌어올려 KADIZ 전역 작전
공군의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하늘의 주유소’라고도 불린다. 이 항공기는 우리 공군의 숙원 사업이었다. 공군은 1993년 최초로 공중급유기 도입을 위한 소요제기를 했다. 2015년 6월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에어버스사(社)의 A330 MRTT(MultiRole-Tanker/Transporter)로 기종이 결정됐으며, 1개월 후 계약이 체결됐다.
공군은 2018년 9월 5공중기동비행단 예하에 261공중급유비행대대(261대대)를 창설해 공중급유기 운용의 터를 닦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1호기(KC-330)가 국내에 도입됐으며 현재는 도입하기로 했던 기체들 모두 전력화가 완료돼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최초 소요제기 후 26년 만에 전력화된 공중급유기는 우리 공군의 전투력과 작전임무 반경을 획기적으로 늘려주고 있다.
KC-330 시그너스 전력화에 따라 일어난 공중작전의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전투기 행동반경의 확대와 체공시간 및 무장탑재 능력의 증가다. 이를 바탕으로 군사작전 전(全) 영역에 걸쳐 항공우주력의 작전 범위를 한층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내륙에서 이륙한 전투기가 독도·이어도 등에서 원거리 공중작전을 펼칠 때 연료·무장 문제로 임무 수행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 공중급유는 이러한 장애물을 한 번에 뛰어넘게 해주고 전투기가 해외에 전개할 때도 공중급유를 통해 중간 기지 착륙 없이 한 번에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게 해준다.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최소 승무원은 조종사 2명과 급유통제사 2명, 기상적재사(Loadmaster) 2명이다. 공수 및 해외 재난구호 등 임무 형태에 따라 승무원 구성은 변경이 가능하다. 조종사는 좌·우측 조종석에 2명이 탑승해 승무원을 지휘·감독하고, 항공기 조종 업무를 수행한다. 급유통제사는 급유장비와 시스템을 운영하고, 급유받는 항공기를 통제한다.
KC-330 시그너스는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에 최고 속도는 마하 0.86이다. 최대 순항고도는 1만2600m, 최장 항속거리는 1만5320㎞, 최대 이륙중량은 51만6000파운드(약 23만3000㎏), 최대 연료탑재량은 24만5443파운드(약 11만1550㎏)다.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는 최대 10여 대, KF-16은 최대 20여 대에 급유할 수 있다. 300여 명의 인원과 47톤의 화물도 운송할 수 있다.
특히 KC-330 시그너스의 전력화는 원거리 작전능력을 대폭 끌어올려 독도·이어도를 포함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전역에서 효과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KC-330 시그너스가 없을 때 F-15K 전투기는 독도에서 약 30분, 이어도에서 약 20분, KF-16 전투기는 독도에서 약 10분, 이어도에서 약 5분 동안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 전투기에 1회 공중급유를 하면 작전임무 가능 시간이 약 1시간씩 증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KADIZ에 사전 통보 없이 무단 진입한 외국군 항공기는 물론 각종 우발상황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최근 들어 KC-330 시그너스는 많은 활약을 펼쳤다. 해외 파병부대 교대 임무, 6·25전쟁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 임무, 일제강점기 ‘청산리·봉오동전투’ 승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임무, 호주 요소수 긴급 수송 임무,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협력자 수송 미라클 작전 등 다양한 작전과 임무에 투입돼 항상 기대 이상의 임무 목표를 달성했다.
공군은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전력화 당시 1호기의 명칭을 고심하다 전 장병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그리고 설문조사와 심의를 거친 끝에 다수의 장병이 추천한 ‘시그너스(Cygnus·백조자리)’로 최종 결정했다.
/ 국방일보 조종원기자
미라클 작전은 2011년 수행된 ‘아덴만 여명 작전’과 함께 우리 군이 해외에서 군사력을 운용하여 성공한 역사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10년 전의 아덴만 여명 작전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우리 선박 ‘삼호 주얼리호’와 선원들을 청해부대가 구출한 작전으로서 그 본질이 자국민 보호 작전이었다. 반면, 미라클 작전은 생사의 기로에 처한 아프간 국민들을 구출한 작전으로서 그 본질은 외국인 보호 작전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미라클 작전은 최근(‘21.7.2.)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한 것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킨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이송 작전이 ‘미라클 작전’으로 명명된 배경에는 사선을 넘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특별기여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바람과 적의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왕복 2만여 km라는 원거리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군의 작전 성공을 기원하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아프간 탈출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아프간 조력자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송해야 한다는 우리 군의 사명감은 아프간인들에게는 삶에 대한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한편, 우리 특수임무단은 왕복 2만km 이상을 운항하여 그것도 극심한 정세 불안으로 언제 테러가 일어날지 모르는 곳에서 전례가 없는 작전을 수행하였다. 특수임무단의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기원한 우리의 염원은 기적의 결과로 돌아왔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KC-330)는 민항기를 개조한 기종으로 공군이 보유한 항공기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 군 수송기(C-130J)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 및 특수임무단의 안전보장 목적으로 투입되었다. C-130J는 파키스탄에서 아프간으로 왕복 운항 시 아프간 탈레반 무장단체로부터 지대공 위협을 피할 수 있는 자체보호장비가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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