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창평면 사동길 14-24 / 창평시장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사동길 12 / 창평국밥거리
창평을 전국에 알린 효자 국밥
담양군 창평면에는 100년도 더 된 전통시장이 있고, 시장에 나온 사람들의 입맛을 지켜온 돼지국밥 전문점이 7곳 있다. 한우 고깃집과 삼겹살 전문점을 합치면 고깃집이 10곳 남짓이다. 미식가들이 극찬하는 창평돼지국밥을 맛보고 왔다.
창평돼지국밥을 먹으러간 그날 마침 보슬비가 내렸다. 날이 궂은 날 국밥이 더 맛있을 거라는 예감이 확 들었다. 길바닥이 촉촉이 젖은 오전에 먼저 창평면사무소에 들렀다.
한옥으로 지어놓은 면사무소 건물이 ‘서울 촌놈’을 압도한다. 현판이 昌平縣廳(창평현청)이다! 아마도 전국 유일한 한옥면사무소가 아닐까. 마당에 서 있는 늠름한 느티나무는 수령이 수백 년쯤 되어 보인다. 살짝 기가 죽은 상태로 국밥집을 찾아간다. 흙과 돌을 섞어서 쌓아 놓은 담장들이 슬로시티마을에 잘 어울려 보인다.
“전통시장이 먼저 자리를 잡고 시장에 나온 사람들의 시장기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들어선 것이 국밥집이죠. 그런데 지금은 국밥집에 찾아온 손님들이 전통시장에 들러 농산물이나 특산품, 생활용품 등을 사갑니다.”
창평면 최현구 부면장은 이제 창평전통시장보다 창평국밥이 더 유명하다고 말한다. 전통시장 안팎과 주변에 일곱 집에서 돼지국밥을 팔고 있다.
그런데 2년 전에 창평전통시장에 큰불이 났고, 시장이 몽땅 소실되었다. 지금은 큰길 건너 주차장에서 간이 텐트를 쳐놓고 장사하고 있다. 다행히 국밥을 파는 음식점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전통시장은 새로운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시어머니한테 배운 국밥 솜씨, 아들과 며느리에게
돼지국밥을 이야기하면 남도 사람들은 가장 먼저 창평돼지국밥을 입에 올린다. 집집마다 맛이 아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어느 집에 들어가서 먹으나 입맛을 망치진 않을 거라고 한다.
80년 전통이라는 ‘창평원조시장국밥’ 집에 들어갔다. 좀 이른 점심시간인데 손님들이 제법 많이 앉아 있다. 음식점에 들어오기 전에 창평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점심때 특히 휴일에는 여러 집에 줄을 서고, 번호표를 들고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주방에서는 4~5명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주방에는 가지런히 썰어놓은 살코기들이 눈에 띈다. 그릇에 수북하게 담아 놓은 고기도 있고, 맑은 물에 담가놓은 고기도 보인다.
“국물을 한 번에 끓이는 것이 아니고 몇 단계 거쳐요. 고기 삶는 것도 마찬가지. 새벽 3시부터 준비해서 아침 8시 전에 하루치 고기를 다 삶아내요. 손님들이 오시기 전에.”
전현숙 사장은 57년째 주방을 지키고 ‘서서’ 국물을 끓여낸다. 이미 끓고 있는 국물에 맑은 물을 ‘적당량’ 섞어내는 것, 돼지기름을 걷어내는 것이 기술이다. 머릿고기와 내장, 살코기를 삶아내는 최종 책임자도 전 사장이다. 깨끗하게 씻고, 지방을 분리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적당히 익히는 것까지 모든 게 기술이다.
머릿고기와 살코기, 각종 내장과 선지의 익힘 정도가 각기 다르다. 살코기는 탱글탱글해야 하고, 머릿고기는 질기지 않아야 한다. 곱창이나 막창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
전 사장은 20대 시절부터 시어머니한테 국밥집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가 3대째 대를 이어 그 기술과 정성을 익히고 있다.
묵은지 배추김치와 깍두기, 부드러운 살코기
매일 새로운 고기를 받아서 삶고, 사골과 선지를 고아서 국물을 낸다. 양념장 만들고 토렴하는 것, 파를 썰어 넣고, 새우젓을 준비하는 과정은 기계적인 듯 보이지만 정성이 담겨 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5분도 안 걸려 음식을 내온다.
식탁 위에 묵은지 배추김치랑 깍두기, 양파와 새우젓, 풋고추와 생마늘, 그리고 된장과 초고추장에 기름장이 나온다. 도시에서 간 사람들은 간혹 이 정도 반찬밖에 안 주느냐, 남도에서는 기사식당도 반찬을 예닐곱 가지 준다던데,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데 국밥이나 수육 등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김치 이야기를 더 해야겠다. 묵은지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반찬의 전부나 다름없는데, 뒤집어서 말하자면 그 두 가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해마다 김장할 때 6천 포기를 담갔다가 1년 뒤에 꺼내서 손님상에 올린다고 한다. 김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다 먹겠다! 깍두기는 빨간 고춧가루를 뒤집어쓰고 있는데 무가 살아 있고 그 속에 양념맛이 배어 있다. 상큼한 맛이 국밥과 궁합이 딱 맞는다.
기계대신 칼로 직접 썰어놓은 살코기
수육은 머릿고기와 염통, 위 등 살코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떤 부위든 잡내가 나지 않는다. 초고추장이나 기름소금, 새우젓을 찍어 먹는 살코기는 부드럽고 고소하다. 입안에서 씹힐 때 혀와 볼테기에 부딪치는 촉감이 너무나 보드랍다.
모듬국밥이 나왔다. 음식을 갖다준 분이 “먼저 국물을 몇 숟가락 드셔보고 양념을 풀어서 잡수세요. 간이 약하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잡수세요.”하고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 준다.
△ 담양군 창평면 사동길 12-14 남도국밥 / 연중무휴 09:00~20:30, 라스트 오더 20:00
옛 어른들이 “모든 손님의 입맛을 다 맞출 수 있는 조리사는 없다.”고 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안에 넣었더니 국물맛이 입안에 착 감긴다. 오랜만에 감칠맛을 맛보는구나! 굳이 새로 간을 맞출 필요는 없겠고, 밥과 살코기를 한 숟가락 뜬다. 창평국밥은 살코기를 탱글탱글하게 살려 놓은 것이 장기라더니 사실이다. 1cm가 될까 말까 한 두께로 썰어놓은 살코기가 웬만한 보쌈고기 보다 낫다.
콩나물국밥을 맛보는데 돼지고기 몇 점이 섞여 있다. 전주식 콩나물국밥에 돼지고기가 들어 있는 국밥이다.
한옥마을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점심을 마치고 차를 한 잔 하자며 담양 사람들이 이끄는 곳은 한옥카페다. 창평면 소재지에 아름다운 카페들이 여러 곳 있어서 광주 사람들이 차를 마시러 찾아오는 집도 있다고 한다.
‘한옥에서 좋은 날’ 카페는 담양 출신인 부모가 한옥민박집을 운영하고, 딸은 찻집을 운영한다고 한다. 앞뒤로 통유리창을 하고 있는 카페에 앉아 낙숫물을 바라보며 차를 마신다. 모든 스케줄을 멈추고 하룻밤 묵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한옥마을에 밤은 어떻게 오는지, 새벽을 열어주는 것은 무슨 소리인지, 어떤 바람인지 궁금하다.
“담양읍내에는 떡갈비, 죽통밥 등을 주요 메뉴로 한 음식점이 많이 있는데 창평에는 국밥거리가 조성되어 있어요. 현지 주민들도 좋아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지요. 맛 전문가들 말씀이 창평국밥이 정말 맛있대요.”
담양군청 관광과 서효진 주무관은 갈수록 국밥의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고 한다. 담양읍내에는 멋진 커피전문점이 많이 있고, 창평에는 한옥카페와 한과, 엿을 파는 집이 여러 집 있어 찾는 이가 많다고 덧붙인다.
출처 : 여행스케치 박상대기자
담양 담양읍-남산리 메타쎄쿼이아길 대나무박물관 떡갈비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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