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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지리산 일출의 명당 / 성삼재 - 백무동종주 촛대봉

by 구석구석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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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봉에서 바라본 일출. 지리산 능선이 구름에 젖어 꿈을 꾸는 듯 몽롱하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천왕봉이다.

지리산은 설악산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산이다.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진 지리산 주능선 종주 코스는 산꾼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로망’이다. 화대 종주(화엄사~대원사)와 성백 종주(성삼재~백무동)가 대표적인 코스다. 성백 종주가 짧고 수월해 1박2일 코스로 적합하다. 지난달 말 성백 종주에 도전했다.

새벽 4시, 노고단 위에 뜬 무수한 별을 감상했다.

새벽 3시. 딸각! 성삼재 등산로 입구에서 헤드 랜턴을 켰다. 순간 견고한 어둠이 허물어지면서 빛 구멍이 뚫렸다. 그 구멍으로 커다란 배낭을 멘 사람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한동안 땅만 보고 가다가 랜턴을 껐다. 기다렸다는 듯 하늘에서 무수한 별이 반짝반짝 빛났다.

중앙일보 차준홍기자

4시쯤 노고단 삼거리에 닿았다. 노고단을 생략하고 본격적으로 지리산 능선을 밟았다. 노고단 삼거리에서 천왕봉까지는 무려 25.5㎞다. 울퉁불퉁한 능선이 부드러워지면 돼지령에 다 온 것이다. 운 좋게 천왕봉 쪽에서 쏟아지는 여명을 봤다. 붉은 오로라 같은 빛이 천왕봉 일대를 물들였다. 노루목에서 반야봉 오르는 길이 갈린다. 반야봉(1732m)에 오르는 건 포기했다. 반야봉에 들르면 1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삼도봉

삼도봉에서 한숨 돌린다. 이 봉우리에서 전남, 전북, 경남이 만난다니 신기하다. 화개재까지 곤두박질했다가 다시 토끼봉을 오르는 가파른 길이 첫 번째 고비다. 고비를 넘기면 연하천대피소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대피소 매점에서 즉석밥을 사 즉석 짜장에 비벼 먹었다. 꿀맛이었다.

세석대피소

연하천대피소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는 2시간 거리다. 큰 바위가 많은 형제봉을 넘으면 벽소령대피소가 나온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3시간 거리. 두 번째 고비다. 배낭 무게가 천근만근이다. 덕평봉과 연신봉을 넘으며 ‘왜 고생을 사서 하는지’ 수백 번 곱씹다가 오후 6시 30분 세석대피소에 닿았다. 비슷하게 도착한 아저씨와 밥을 먹으며 서로 위로했다. 대피소 숙소는 남녀 공간이 분리돼 있고, 화장실은 있지만 씻을 순 없다. 대부분 물휴지로 땀만 닦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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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오전 5시 30분. 서둘러 대피소를 출발했다. 촛대봉(1703m)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였다. 천왕봉 일출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보기 힘들고 멋지다는 뜻이다. 하지만 필자 생각에는 촛대봉 일출이 한 수 위다. 천왕봉과 함께 어우러진 일출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촛대봉에 도착하자 해가 막 두꺼운 구름에서 나와 천왕봉 일대를 환히 비추고 있었다. 지리산 능선은 구름에 젖어 꿈을 꾸는 듯 몽롱하다. 산 아래 마을은 아직 구름 속에서 잠들어 있다.

천왕봉의 베이스 캠프 격인 장터목대피소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감동적인 일출을 감상하고 다시 능선을 잇는다. 장터목대피소까지는 2시간 거리. 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천왕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돌이 많아 제법 험한 길을 조심조심 걸어 천왕봉 베이스 캠프 격인 장터목대피소에 닿았다. 백무동 하산을 선택했기에 배낭을 내려놓고 천왕봉에 오른다. 가방 보관함은 없지만, 산꾼 대부분이 이렇게 한다.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이 사라지자 몸이 깃털처럼 가볍다.

지리산 종주는 먹거리를 챙겨가야 한다. 즉석밥은 대피소에서 사면 된다.

제석봉 일대는 고사목과 야생화가 어우러져서 장관이다. 특히 홍자색 산오이풀이 군락을 이룬다. 7~8월에 피는 산오이풀은 마지막 절정을 뿜어내는 중이었다. 산오이풀 사이에서 가을 식물인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점점 세력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 능선은 가을꽃과 풀벌레 소리로 가득하리라.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출발했던 노고단 일대가 아스라이 보인다. 저 먼 곳부터 걸어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바위 사이로 길이 난 통천문을 지나면 천왕봉이 지척이다. 고사목 지대를 통과하면 대망의 천왕봉에 닿는다. 오전 10시. 기어코 두 발로 천왕봉을 밟았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래도 참고 꾸준히 걸었다. 내가 기특하고 대견하다. 긴 줄을 기다려 천왕봉 비석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발아래 놓인 세상을 지그시 굽어보고 산에서 내려온다. 내 안에 지리산이 들어온 느낌이 든다. 뭔가 따뜻하고 힘찬 기운이 가득하다.

☞여행정보=성백 종주는 약 36㎞ 코스다.

세석대피소에 잔 덕분에 다음 날 촛대봉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자면 첫날이 수월하지만, 다음날이 부담스럽다. 대피소는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예약한다. 짐을 가볍게 꾸리는 게 중요하다. 발목을 덮는 중등산화가 적당하고, 스틱은 필수다. 간편식을 챙겨가고 대피소에서 즉석밥을 사서 먹으면 편하다. 식수는 대피소와 능선에 있는 샘에서 구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성삼재 가는 버스가 하루 한 번 오후 11시 출발한다. 백무동에서 동서울터미널 가는 버스는 하루  8회 운항. / 중앙일보 진우석여행작가

지리산 일출 명당…천왕봉보다 촛대봉 | 중앙일보 (joongang.co.kr)

 

지리산 일출 명당…천왕봉보다 촛대봉 | 중앙일보

능선에서 하늘만 쳐다보던 구절초·쑥부쟁이 등 가을 전령은 이미 꽃이 만발했다.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진 지리산 주 능선 종주 코스는 산꾼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로망’이다. 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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