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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강진 남도관광 1주일 살기 생활관광 먹거리

by 구석구석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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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관광 일번지 강진① 강진 생활관광

1993년 출간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한국의 여행 문화를 바꾼 책으로 평가받는다. 『답사기』 1권 ‘남도답사의 일번지’에서 맨 처음 소개한 고장이 전남 강진이다. 유홍준 교수의 말마따나 ‘단 한 번도 무대의 전면에 부상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일 없었던 조용한 시골’이었던 강진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뒤 전국 명소로 거듭났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다산초당·무위사·백련사 등 강진의 찬란한 유산이 증발한 건 아니지만, 강진을 여행하는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이제는 유적지 답사보다 일주일 살아보기, 액티비티 체험, 맛집 탐방 같은 여행법이 더 주목받는다. 

생활관광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이른바 '푸소' 농가에서 일주일간 현지인과 함께 먹고 자고 놀며, 강진을 생생히 체험하는 여행법이다. 맛있는 시골밥상으로 유명한 '화담재'는 장독 가득 맛깔스러운 장과 김치를 품고 있다.

강진이 ‘남도답사 일번지’로 뜬 건 고려시대 청자를 굽던 사당리 가마터나 다산초당‧백련사 같은 문화유산이 곳곳에 뿌리내린 덕분이었다. 오늘의 여행자들은 강진에서 답사만 하고 떠나지 않는다. 일주일간 현지 주민과 한집살이를 하고, 함께 숟가락을 들고, 어우러져 흥에 취한다. 강진이 이른바 생활관광의 성지로 뜨면서다.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를 하며 다양한 농촌 체험을 할 수 있다. 요즘 '한실농박(왼쪽 사진)에서는 감 따기, '힐링하우스'에서는 고구마 캐기가 한창이다.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공유 숙박이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남의 집에서 잠드는 여행법이 더는 낯설지 않다. 더 색다른 경험, 생생한 현지 문화를 체험하려는 여행자가 계속 늘고 있다. 생활관광 프로그램인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가 현재 강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 상품으로 부상한 배경이다.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는 말 그대로 시골집에서 6박7일간 먹고 자고 노는 프로그램이다. 일명 ‘푸소’라 불리는 지역의 체험 농가 40곳에서 손님을 받는다. 살림집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집주인의 손맛이 다르므로 일주일 사는 재미도 제각각이다. 이를테면 읍내의 ‘힐링하우스’처럼 텃밭에서 고구마‧가지 등을 직접 채취해 먹는 농가도 있고, ‘명선하우스’처럼 너른 잔디마당을 낀 이층집도 있다. 월출산(809m) 아래에 자리한 한옥 ‘화담재’는 장독 가득히 맛깔스러운 김치와 장을 품고 있다.

한실농박에서 맛본 시골밥상. 홍어삼합과 병어찜, 간장 게장 등이 깔렸다. 집주인 정은숙씨는 "집이 낡았다고 밥상까지 허름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일주일 살기 체험비는 1인 24만원(2~4명 신청)으로, 8끼의 식사(조식 6회, 석식 2회)도 포함됐다. 하루 3만4000원꼴. 가성비가 보통이 아니다.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이다. 2020년 5월 시작해 코로나 여파에도 3700명 이상이 다녀갔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진군 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3년간 전체 농가가 벌어들인 수익이 12억원에 이른다. 지난 6개월간 2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낸 농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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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홈페이지 후기란에는 “떠나는 날 과일을 바리바리 싸주셨다” “일주일 살며 귀촌의 꿈이 생겼다” 같은 정겨운 후일담이 가득하다. “이래서 남는 게 있겠느냐”는 투의 걱정과 감탄 섞인 반응이 가장 흔하다.

탐진강변의 ‘한실농박’에서 직접 체험한 하루는 이랬다. 팔자 좋은 시골 개들과 뛰놀다, 감을 따 먹고, 낮잠을 때리다, 주인 할머니와 함께 밥을 지어 먹었다. 밥상에는 홍어삼합과 병어찜, 간장게장 등이 깔렸다. 집주인 정은숙(68)씨는 “손님이 아들딸처럼 반갑고, 덕분에 사는 게 더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참가자는 음반 만들기, 청자 컵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 참가자에게는 주요 관광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회원카드가 주어진다. 다산박물관, 한국민화뮤지엄, 고려청자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가우도 짚트랙과 제트보트 등 액티비티도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농가에서만 머물 게 아니라, 곳곳을 누비며 지역을 생생히 체험해보라는 의미다.

‘나만의 음반 만들기’ 같은 이색 무료 체험도 있다. 강진읍시장 인근의 음악 스튜디오 ‘전남음악창작소’가 체험 장소다. ‘코인노래방’ 같은 노래 연습실 수준이 아니다. 프로 뮤지션이 사용하는 장비를 활용해 직접 악기도 연주하고, 녹음실에서 MR에 맞춰 노래도 불러볼 수 있다. 음치도 박치도 상관없다. 전문 엔지니어가 능숙한 솜씨로 튠을 만져 1곡의 음원을 완성해준다.

고려청자박물관에서는 청자 컵 만들기가 공짜다. 흙으로 빚은 도기 위에 취향대로 글씨나 그림을 새겨 놓으면 체험관에서 대신 유약을 바르고 구워 90여 일 뒤 완성된 청자를 집으로 보내준다.

8월 문을 연 '오소 스테이'. 숙박 시설, 공유 오피스 등을 갖춘 워케이션 공간이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워케이션 체험도 최근 시작했다. 강진군이 지난 8월 읍내에 워케이션 공간 ‘오소 스테이’를 열면서다. 노트북·태블릿 등을 빌려 쓸 수 있는 공유 오피스와 회의실은 물론이고 공용 주방과 루프탑 휴게 공간도 갖췄다. 농가 체험과 워케이션을 병행하는 일주일 살기 상품도 나왔다. 절반은 푸소 농가에서, 나머지 절반은 오소 스테이에서 머무는 방식이다.

주말마다 강진읍 사의재 저잣거리 일원에서 마당극 '조만간'을 관람할 수 있다. 강진 주민으로 이뤄진 아마추어 극단인데, 끼와 재주가 프로 배우 못지 않다.

강진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가 사의재(四宜齋)다.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1801년 강진으로 유배와 4년 동안 기거한 주막집인데, 읍내에 당시의 초가와 주변 풍경을 재현한 ‘사의재 저잣거리’가 조성돼 있다. 얼핏 고루한 관광지처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요즘 강진에서 가장 신바람 나는 현장이다. 주말마다 저잣거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마당극 ‘조만간(조선을 만난 시간)’ 덕분이다.

마당극이 끝나면 배우들이 사의재 저잣거리 곳곳에 흩어져 관람객을 맞는다.

일단 출연진 구성이 재미있다. 전문 배우 없이 지역민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극단이어서다. 76세 어르신부터 여고생까지 모두 22명이다. 프랑스‧일본에서 이주한 외국인 배우도 있다. 2019년부터 벌써 5년을 이어오고 있다. 읍내에서 오토바이 샵을 운영하는 홍보배(61, 저승사자 역)씨처럼 200회 이상 공연한 베테랑 배우도 있다. 다들 무대에서의 능청과 익살이 전문 배우 못지않다. 일본에서 이주한 안도 아이리(49, 포졸‧아낙 역)씨는 “주민들과 함께해 즐겁고, 관광객을 직접 맞이하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사의재의 가을 풍경. 다산이 유배 시절 머물던 주막을 복원한 공간이다.

조만간 공연은 토‧일요일 하루 두 차례씩(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 30분) 벌어진다. 마당극 후에는 배우들이 저잣거리 곳곳에 흩어져 관람객을 맞는다. 임석 강진군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일주일 살기나 정기 공연보다 사람과 정이 강진의 주력 여행상품”이라면서 “주민 주도형 체류 관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 2023.10 강진=글·사진 백종현 기자 

 

남도 관광 일번지 강진③ 식도락 여행

1993년 출간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한국의 여행 문화를 바꾼 책으로 평가받는다. 『답사기』 1권 ‘남도답사의 일번지’에서 맨 처음 소개한 고장이 전남 강진이다. 유홍준 교수의 말마따나 ‘단 한 번도 무대의 전면에 부상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일 없었던 조용한 시골’이었던 강진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뒤 전국 명소로 거듭났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다산초당·무위사·백련사 등 강진의 찬란한 유산이 증발한 건 아니지만, 강진을 여행하는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이제는 유적지 답사보다 일주일 살아보기, 액티비티 체험, 맛집 탐방 같은 여행법이 더 주목받는다. 시리즈 마지막으로 ‘강진 식도락 여행’을 소개한다.

강진에서는 백반을 주문해도 정식처럼 나온다. 강진읍에서 7000~8000원짜리 아침 백반을 사 먹었는데, 모두 반찬이 10개 이상 깔렸다. 남도 맛 일번지 강진에서는 뭘 먹어도 푸짐한 양과 인심에 감동하고, 호남 음식 특유의 감칠맛을 뜻하는 ‘개미’에 감탄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강진 음식에는 오랜 사연이 얹혀 있다. 강진을 여행하면 꼭 맛봐야 할 음식, 가봐야 할 집을 추렸다. 식당 네 곳과 디저트·찻집 두 곳. 엄선하느라 꽤 애를 먹었다.

전남 강진 ‘청자골 종가집’의 한정식 상차림.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다. 몇몇 찬은 상 아래에 놓았고, 아직 밥과 국은 들어오지 않았다. 손민호 기자

 

유배 선비가 가져온 맛 - 한정식 

강진에 왔다면 수라상에 버금가는 한정식 한 끼는 먹어봐야 한다. 강진 한정식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과거부터 물산이 풍부했고 교역·군사 요충지로, 고급 음식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조선 시대 강진으로 유배 온 선비들 덕에 궁중 음식 문화가 도입됐다는 설도 있다. 쟁쟁한 한정식집이 강진읍에 많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오는 ‘해태식당’, 그윽한 분위기의 한옥 ‘청자골종가집’, 4대째 이어온 ‘예향’ 등이 유명하다. 이번엔 예향을 가봤다. 메뉴는 예정식(14만원), 향정식(16만원), 수라상(18만원) 3가지다. 모두 4인 기준이다.

강진 한정식은 화려하다. 홍어삼합, 제철 생선회, 보리굴비, 떡갈비, 육전 등 귀한 음식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사진은 강진읍내에 자리한 예향에서 촬영했다. 최승표 기자

예정식만 해도 한상 가득 음식이 차려진다. 생선회·보리굴비·떡갈비·홍어삼합을 비롯해 20가지 넘는 반찬이 나온다. 음식 간은 세지 않다. 남도 음식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정갈한 모던 한식 같다. 육전이 특히 고소했고, 적당히 곰삭은 홍어가 묵은지와 궁합이 좋았다. 예향은 흥미롭게도 모계가 가업을 잇고 있다. 정혜영(46) 사장의 외증조모가 1930년 개업한 여인숙 겸 식당 ‘호남관’이 뿌리라니, 한 세기 가까운 역사다. 정 사장은 “젓갈·나물 등 주요 식재료는 강진산을 고집한다”며 “바지락무침이나 백합처럼 갯것들로 만든 음식이 진짜 귀한 강진의 맛”이라고 말했다.

차원이 다른 제육 - 병영불고기 

영불고기는 강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대표음식이다. 연탄불에 고추장 양념한 돼지고기를 구워 불향이 강하다. 최승표 기자

강진군 병영면은 조선 시대 전라병영성이 있던 곳이다. 군 주둔지이니 주변에 주민도 많이 살았고 당연히 시장도 발달했다. “북엔 개성상인 남엔 병영상인”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음식 문화가 덩달아 발달했고, 그 전통이 병영불고기를 통해 내려온다. 연탄불에 구운 양념 돼지고기 요리다.

병영불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가면 한정식집 못지않게 다채로운 밑반찬을 내준다. 병영면 수인관에서 맛본 불고기 백반. 최승표 기자

병영오일장 주변에 불고기 전문 식당 6곳이 모여 있다. 여러 식당 중 약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인관’을 가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자욱한 연기 속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신정일(73) 사장이 보였다. 수인관 메뉴는 사실 한 종류다. 인원수에 따라 불고기 백반을 주문하면 즉시 한상차림을 내준다. 불고기를 비롯해 20가지 반찬이 청자 그릇에 담긴 모습이 한정식 같다. 강진 명물 토하젓도 나온다. 불고기 생김새는 흔한 제육볶음 같지만, 맛이 차원이 다르다. 불향이 강하면서도 질기지 않고 육즙이 가득하다. 신 사장은 “불 조절을 잘하는 게 불고기 맛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인관 불고기는 2011년 특허 출원했다.

한정식집이나 음식 좀 한다는 강진 식당에서 내주는 토하젓은 귀한 반찬이다. 토하는 1급수에만 사는 민물새우로, 옴천면 토하젓은 조선 수라상에도 올랐다. 남도 음식 맛 아는 사람은 삼합·보리굴비·육전보다 토하젓 맛에 열광한다. 개미의 결정판이라고 할까.

강진읍 '강진만 갯벌탕'의 짱뚱어탕. 짱뚱어를 통째로 갈아서 끓인다. 백종현 기자

강진만은 풍요로운 갯벌을 품고 있다. 갯벌에서 가장 생명력 넘치는 존재가 짱뚱어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갯벌을 헤집고 다니며 부지런히 몸집을 키운다. 간조에 맞춰 강진만 생태공원 갈대숲 탐방로를 걸으면, 짱뚱어의 앙증맞은 몸짓을 볼 수 있다. 겨울잠에 들어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밥상 위에서만큼은 존재감이 확실하다.

강진 일대에 짱뚱어 전문 식당이 몇 있는데, ‘강진만 갯벌탕’처럼 전국구 맛집으로 통하는 식당도 있다. ‘짱뚱어 달인’으로 통하는 이순임(72) 대표가 주방을 지킨다. 그는 강진만 갯벌에서 60년 넘도록 짱뚱어를 잡은 달인 중의 달인이다. 짱뚱어를 잡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워낙 예민하고 몸놀림이 빨라 맨손으로는 잡을 길이 없다. 이 대표는 이른바 ‘뻘배’를 밀고 갯벌 한복판으로 들어가 노련하게 짱뚱어를 잡아들인다. 미끼 없이 빈 바늘을 여러 개 엮은 도구로 물고기를 낚아채는 ‘훌치기’ 방식이다.

강진읍내 '하나로식당'의 회춘탕. 각종 약재로 만든 육수에 토종닭, 문어, 전복 등을 한 데 넣고 푹 끓여 만드는 보양식이다. 백종현 기자

된장과 시래기를 넣어 푹 끓인 짱뚱어탕은 강진 사람의 소울푸드다. 이맘때 추위를 달래기 좋고, 속풀이에도 그만이다. 맛은 어떨까. 짱뚱어를 통째로 갈아서 끓이는데 국물이 걸쭉한 것이 얼핏 추어탕을 닮았다. 잡내는 전혀 없고 고소한 감칠맛이 강하다. 음식 이름처럼 갯벌이 통째로 뚝배기 안에 담긴 듯하다.

강진에는 ‘회춘탕(回春湯)’이란 보양식이 있다. 어떤 음식이길래 ‘다시 젊어진다’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걸까. 강진읍 ‘하나로식당’에서 회춘탕을 주문하니 세숫대야만 한 냄비에 문어‧전복‧토종닭 등이 한데 담겨 나왔다. 정혜정 사장이 “수삼·헛개나무 등 열두 가지 한약재가 들어가는데, 이만한 보약이 없다”고 말했다. 국물 맛이 참 깊었다. 정 사장은 “좋은 해산물을 듬뿍 넣어 소금 간을 안 해도 깊은 국물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하나로식당'의 정혜정 대표. 회춘탕은 조리보다 준비 과정이 더 까다롭다. 다양한 제철 해산물과 한약재를 미리 손질하고 푹 우려내야 해서다. 백종현 기자

너무 푸짐하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넷이서 먹었는데도 건더기를 다 건져 먹지 못할 정도였다. 남은 국물에 녹두죽까지 해 먹고 나니 포만감이 엄청났다. 많이 먹어서인지, 기운이 끓어서인지 땀이 뻘뻘 났다.

강진 사람은 먼 옛날 강진군 마량면에 있던 수군진영 ‘마도진 만호성’에서 회춘탕이 유래했다고 믿는다. 무려 600년 전이다. 성안의 높으신 양반을 위해 갖은 해산물과 닭고기, 한약재를 넣은 음식을 만들어 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강진군청이 옛 이야기를 토대로, 2013년 회춘탕 레시피를 개발해 지역 식당에 전파했다. 현재 10개 식당이 회춘탕을 판다. 재료 준비 시간이 긴 만큼 일찌감치 예약하는 게 좋다.

강진읍시장 내 작은 디저트 가게 '쨈과 크림'. 스콘과 휘낭시에 등 다양한 구움과자를 판다. 백종현 기자

강진에 푸짐하고 무거운 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젊은 감성의 디저트집, 그윽한 분위기의 찻집도 있다. 강진읍시장 안에 자리한 ‘쨈과 크림’은 청과상과 쌀집‧옷가게가 옹기종기 모인 시장 안에서 유일하게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가게다. 스콘‧휘낭시에‧머핀 등 서양식 구움과자를 전문으로 하는데, 2019년 문을 연 뒤 시장의 명물이 됐다.

쨈과 크림은 시장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연다. 10시부터 손님을 받지만, 문진영(34) 사장이 새벽 5시부터 나와 30가지 이상의 과자를 구워낸다. 당일 제조, 당일 판매가 원칙인데 오후 2시면 대부분 동난다. 문 사장은 “무화과 크림치즈를 얹은 휘낭시에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 덕에 동네 어르신도 즐겨 드신다”고 자랑했다.

이한영 차 문화원. 월출산을 배경 삼아 전통 차를 즐길 수 있다. 백종현 기자

월출산 남쪽의 월남마을에는 ‘이한영 차 문화원’이라는 한옥 찻집이 있다. 월출산 대숲의 야생 찻잎을 덖어 만든 여러 차를 선보인다. 특히 1920년대 생산돼 국내 최초의 시판 차로 통하는 ‘백운옥판차’를 복원해 내놓고 있다. 차 사랑이 유별났던 다산 정약용 선생도 강진 유배 시절 이 지역에서 생산한 차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차의 맛과 향도 깊지만, 그윽한 풍경 덕에 인기가 높은 집이다. 처마 밑에서 월출산을 바라보면 인생 사진 구도가 완성된다.

/ 중앙일보 2023.12  강진=최승표·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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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강진 ‘남도 답사 1번지’로 불리는 전남 강진은 역사 유적지가 많은 곳이다. 이곳에서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 정약용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고,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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