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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목포 고하도 해상케이블카 해안동굴탐방로

by 구석구석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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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도 해안동굴탐방로

잠시 덜컹거리더니 사뿐하게 날아오른 해상케이블카. 순식간에 고도를 높여 산보다 높이 솟구치자 간담이 서늘하다. 더구나 투명한 유리바닥으로 시퍼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풍경이라니. 용처럼 길게 누운 고하도의 신비한 섬 자락과 학처럼 솟아오른 목포대교의 부드러운 곡선. 그리고 조금씩 고운 단풍으로 물들어갈 유달산 일등바위와 이등바위가 다가왔다 멀어지는 모습까지. 새처럼 훨훨 날아 즐기는 ‘낭만항구’ 목포의 바다는 아찔하고도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목포오거리

◆추억이 살아 숨 쉬는 낭만 항구

목포에 간다고 하자 아내가 학창시절 아지트였던 오거리의 빵집을 꼭 들러보란다. 목포 여행을 하는데 홍어나 세발낙지가 아니고 빵이라니. 목포역에서 나와 왼쪽 영산로로 접어들자 걸어서 5분 만에 목포오거리가 등장한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인 거주지와 일본인 거주지의 경계 지역이던 곳이다. 오거리 동남쪽 유달·대의·중앙·서산·만호동 일대에는 일본인들이, 오거리 북서쪽 만호진과 북교·죽교동 등 유달산 기슭에는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일본 청년들이 한국 처녀를 희롱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때마다 오거리에선 한국 청년과 일본 청년들의 격렬한 패싸움이 벌어졌다. 오거리문화센터는 1897년 개항해 교역, 물류, 교통의 중심지로 과거 전국 3대항, 6대도시의 영광을 누렸던 목포의 옛 역사를 전한다.

한 여자가 물지게를 진 그림이 담긴 ‘옥단이길’ 표지판도 보인다. 물장수 옥단이는 실존 인물로 물이 귀하던 시절 지게로 집집마다 물을 날랐단다. 그가 누비고 다녔던 목포의 심장, 목원동 골목을 따라 100년의 근대문화역사를 전하는 옥단이길이 조성됐다. 오거리의 코롬방제과점으로 들어서자 손님들이 바게트를 사느라 줄이 길다. 1949년 빵을 좋아하던 신혼부부가 문을 연 코롬방은 반세기가 넘도록 오거리를 한결같이 지킨 터줏대감. 부부는 이제 백발이 성성한 80대가 됐고 그들만큼 나이 든 손님들도 여전히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이곳을 찾는다. 목화솜빵 한입 베어 물자 몽글몽글한 우유크림과 쫀득한 찰떡이 어우러지더니 눈처럼 사라진다.

홍어애탕

그래도 목포인데 홍어 한 점이라도 먹고 가야지. 물어물어 목포 사람들만 간다는 오거리의 덕인집을 찾아냈다. 입구에 서자 쿰쿰한 홍어 냄새가 문밖까지 새어 나오며 식욕을 자극한다. 칠레산은 아예 없고 흑산 홍어만 상에 낸다. 의심 많은 기자가 흑산 홍어가 맞느냐고 묻자, 주인장이 QR코드 담긴 증명서를 내민다. 신안군 수협 흑산지점 위판장에서 판매한 ‘신안 흑산도 참홍어’라는 원산지가 표기됐고 이력 번호도 담겼으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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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힌 홍어 한 점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안에 밀어 넣자 퀴퀴한 향이 비강을 찌르더니 기도까지 자극해 헛기침이 나온다. 그래 이 맛이지. 목포 막걸리 한잔 곁들이니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이 밀려온다. 홍어전과 홍어애탕까지 먹고 나자 식당을 나서도 옷에서 홍어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유달산과 목포대교 함께 즐기는 스카이워크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목포 유람에 나선다. 요즘 인기 높은 유달유원지의 스카이워크에 서자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뒤를 돌아보면 높고 푸른 가을 하늘 덕분에 유달산이 더욱 선명하다. 목포 스카이워크를 영문 글자로 꾸민 알록달록한 포토존에선 젊은 연인이 서로 예쁜 사진을 찍으며 웃음꽃을 활짝 피운다. 

목포 스카이워크 포토존

2020년 문을 연 목포스카이워크는 바다 위 12∼15m 높이로 54m를 쭉 뻗어나간다. 스카이워크치고는 아담하지만 바닥이 그물망 구조와 강화유리로 꾸며 목포 바다 풍경을 색다르게 즐기기 충분하다. 전망대 아래 건물에는 카페와 횟집이 들어섰다. 목포대교와 바다를 오가는 배들과 불타는 저녁노을이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풍경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바다를 따라 해안 산책로가 조성돼 시원한 가을바람을 즐기며 걷기도 좋은 곳이다.

해상케이블카

이제 목포의 명물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날아오를 시간. 북항스테이션을 떠난 케이블카는 유달산 이등바위와 일등바위를 눈앞에 선사하며 유달산스테이션을 지나 바다를 향해 빠르게 나아간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환상적인 풍경은 볼 수 없지만 파란 하늘과 바다 덕분에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다. 목포의 가을은 아주 늦게 온다. 유달산 단풍은 11월 말은 돼야 절정에 이르니 그때쯤 케이블카를 타면 평생 잊지 못할 환상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유달산을 지나자 용처럼 길게 누운 고하도와 섬 끝인 용머리에 걸친 목포대교가 항구의 낭만을 더한다. 학이 날아오르는 형상으로 디자인했다는데 금세 훨훨 날아가버릴 것 같다. 최고 높이 155m, 총길이 3.23㎞로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이다.

◆목포 바다 짜릿하게 즐기는 고하도 트레킹

고하도스테이션이 내리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고하도(高下島). 높은 유달산 아래에 있는 섬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칼섬으로도 불리는 고하도는 예전에 배로만 드나들 수 있었지만 목포대교에 해상케이블카까지 더해지면서 목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로 인기를 끄는 중이다. 등산로는 6㎞로 약 2시간40분 정도 걸린다. 등산로입구에서 둘레숲길입구∼말바우(정상)∼뫼막개∼용머리∼숲길삼거리∼대숲삼거리∼큰덕골저수지를 거쳐 둘레숲길입구로 돌아오는 코스.

등산로보다는 바다를 아찔하게 즐기는 해안데크길이 인기가 높다. 스테이션에서 내려와 ‘150세 힐링건강계단’을 오른다. 1세, 2세, 3세 등이 적혀 있는 나무계단은 수명을 다한 철길 침목을 재활용했다. 계단을 끝까지 오르기 힘들면 40세 계단쯤에서 왼쪽 ‘보행약자용 둘레길’로 접어들면 된다.

전망대에서 본 고하도와 목포대교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500m쯤 걸으면 판옥선 13척을 쌓아올린 듯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든 고하도 전망대가 등장한다. 명량해전에서 13척으로 일본 함대 133척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은 고하도에 통제영을 설치하고 106일 동안 머물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군선 40척을 건조해 모두 53척으로 늘렸고 1000명에 불과하던 병사도 8000명으로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순신 장군은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고하도 전망대에 오르자 서쪽으로 고하도 용머리와 목포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반대쪽으로는 유달산과 해상케이블카가 목포 바다를 꾸미고 있다. 해안 절벽을 따라 놓인 데크길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고하도탐방로 시작점 포토존

전망대에서 바다 쪽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해안데크길이 양쪽으로 약 1.8㎞가량 이어진다. 3년 전 왔을 때는 용머리로 이어지는 용머리탐방로만 있었는데 그사이에 반대쪽으로 해안동굴탐방로가 추가됐다. 쪽빛 바다와 절벽을 때리는 파도 소리를 즐기며 해안동굴탐방로를 걷는다.

중간 중간 투명한 강화유리가 설치돼 아찔하다. 끝까지 가면 일제강점기 말기에 특공정을 감추기 위한 위장 벙커용으로 뚫은 인공 해안동굴 2개가 등장한다. 일제가 태평양전쟁 때 연합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시설로 고하도에는 이런 동굴이 14개나 있다.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고하도를 후대가 지키지 못하고 이런 흔적을 남겼다니 참담하다.

용머리탐방로와 목포대교

발길을 돌려 용머리탐방로를 따라가면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나고 길 끝에 용머리 조형물과 목포대교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풍경도 기다린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서 ‘보배로운 꽃’이라는 뜻을 담아 고하도를 ‘보화도(寶花島)’로 적었다. 트레킹을 직접 해보니 역시 고하도는 목포의 보물이 맞다.

돌아올 때는 용오름 둘레숲길을 추천한다. 용머리에서 나무계단을 오르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고하도는 승천하는 용을 닮았는데 둘레숲길은 용의 등허리쯤이다. 피톤치드로 샤워하며 걸으니 하늘을 날아오르는 용의 등허리에 올라탄 듯 기운이 샘솟는다. 오솔길은 고하도전망대와 말바위를 지나 500년 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이 충무공 유적지로 이어진다. 이번 주말 14∼16일에 목포항과 삼학도 일원에선 목포항구축제가 펼쳐지는 중이다. 풍부한 수산물과 함께하는 파시장터, 만선의 기원을 담은 목포항 풍어제, 풍어 길놀이 오채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 세계일보 2022 목포=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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