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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마산 오동동 아구찜

by 구석구석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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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합포구에 있는 오동동 아구찜 거리는 대한민국 아귀 요리의 고향이다.

마산항 어부들을 중심으로 먹기 시작한 이 지역의 아귀 요리는 점차 서민들에게도 알려졌고, 자연스럽게 오동동 일대에 약 20개의 아구찜 식당들이 들어서며 아구찜 거리가 만들어졌다. 아귀 요리가 탄생한 이 골목에는 지금도 아귀를 전문적으로 취급해 온 전통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마산이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인 2000년대 즈음, 마산시에서는 마산에서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아귀, 미더덕, 복요리, 전어, 국화주를 마산오미로 브랜드화했다. 그중아귀는 고추장을 기반으로 매콤하게 볶아낸 아귀찜이 인기를 얻으며 전국적으로 먹기 시작한 식재료다. 현재 오동동 아구찜 거리에서는 생아귀찜과 아귀탕은 물론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아귀찜도 경험할 수 있다.

해풍에 말린 쫀득한 건아귀찜의 탄생

아귀찜이 별미로 유명해진 시기가 오래된 탓에 전국적으로 아구라는 명칭을 익숙하게 쓰고 있지만, 아구는 경상도 방언으로 표준어 표기는 아귀다. 몸통과 꼬리에 비해 넓은 머리 폭과 큰입, 날카롭게 곤두선 이빨 등 흉측한 생김새 때문에 천덕꾸러기 생선으로 불렸지만, 찜으로 개발된 이후 사람들이 즐겨먹는 별미 생선이 되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마산이 있었다.

예부터 아귀는 생긴 모양 때문에 먹기는커녕 멸시만 받던 어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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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였냐면 어부들은 어쩌다 아귀가 그물에 걸리기라도 하면 일진이 사납다며 다시 배 밖으로 던져버리곤 했단다. 이때 ‘텀벙’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먹거리가 귀한 시절이었던 탓일까. 식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아귀는 우연한 계기로 인기를 끌게 된다.

이야기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름 모를 한 어부가 아귀를 들고 마산 오동동에서 갯장어식당을 운영하던 일명 혹부리 할머니를 찾아갔다. 어부는 할머니에게 아귀를 내밀며 “배가 너무 고프니 아귀로라도 요리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할머니로부터 “재수 없는 물텀벙으로 무슨 요리를 하느냐.”는 호통만 듣게 된다. 그 말에 화가 난 어부는 손에 든 아귀를 담장으로 던지고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버려진 아귀는 담장에 걸쳐진 채로 며칠 동안 해풍에 말라갔다. 며칠 후 건조된 아귀를 발견한 할머니는 호기심에 마른 아귀를 물에 불린 후 된장, 고추장, 콩나물, 미나리, 파 등을 섞어 요리를 해보았고, 뜻밖의 담백함을 느끼게 된다. 그 후 할머니는 본격적으로 아귀를 요리해 손님상에 올리기 시작했고, 이때탄생한 것이 아귀 요리의 시초인 아귀찜이다.

바다의 종합 영양제로 불리는 아귀

아귀는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어류로 양식이 불가능하다. 저지방, 고단백이라서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덜하고 소화가 잘되면서 불포화지방산과 콜라겐 등 영양 성분도 풍부하다. 아귀에 함유된 비타민A는 어린이들의 발육을 돕고 저항력을 키워주며, 피부 미용과 눈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아귀를 바다의 종합 영양제라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아귀 요리는 단연 아귀찜이다. 아귀찜은 아귀를 한입 크기로 썰고 콩나물, 미나리 등 각종 채소와 미더덕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여내는 음식이다. 쫀득쫀득하고 담백한 아귀의 식감은 물론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향긋한 미나리가 어우러져 젓가락을 든 손을 분주하게 만든다. 아귀 살과 콩나물을 적당히 먹고나서는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먹으면 속까지 든든해진다.

최근에는 생아귀찜이 대세로 받아들여져 대부분의 아귀 요리 전문점들이 생아귀찜을 취급하고 있지만, 마산 아구찜 거리를 방문했다면 건아귀찜을 꼭 맛봐야 한다. 마산 외 지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생소하지만, 마산 아구찜, 즉 최초의 아귀찜은 건아귀찜이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아귀냐 건아귀냐로 쓰는 식재료의 차이일뿐인데, 전혀 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으니 놀라울 일이다.

건아귀찜의 맛은 건향(해풍에 말린 아귀향)에서 판가름 나고 제대로 된 건향은 아귀를 어떻게 말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건아귀찜에 사용할 아귀는 덕장에서 12~2월 사이에 20일가량 말려야 최상품으로 탄생한다. 말린 아귀는 비린내가 안 나고 건조된 아귀의 영양은 생아귀보다 3배가량 풍부하다니 맛과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건아귀찜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단, 아무래도 건아귀찜은 말린 아귀를 쓰다 보니 생아귀찜보다 양이 더 적어보일 수 있고, 양념도 좀 더 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정도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쫄깃한 씹는 맛을 그대로 간직한 채 개운하기까지 한 아귀탕 역시 놓칠 수 없는 인기 메뉴다. 콩나물을 수북이 깔고 그 위에 정성껏 손질한 아귀와 미나리, 쑥갓 등 채소를 올린 후 해물 등으로 우려낸 육수를 부어 끓이는 탕은 한국인의 맛 그 자체다.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마산 오동동-아구찜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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