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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구례여행 구례관광 다무락마을

by 구석구석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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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머리에 이고 섬진강을 허리에 두른 전남 구례땅. 발 시린 계곡물과 낚시나 물놀이(래프팅) 하면서 힐링하기 좋은 강, 그리고 녹음 무성한 훤칠한 산. 구례는 이런 자연조건을 두루 갖춘 명품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구례가 간직한 강, 산, 들, 계곡은 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섬진강은 오밀조밀한 물줄기를 따라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간다. 동서남북에서 흐르는 물길은 저 남해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구례 섬진강 래프팅

#자연을 품에 안은 고색창연한 절집

상쾌한 들바람을 마시며 섬진강을 따라간다. 구례구역이 있는 읍내에서 문척교를 건너 죽마리로 방향을 잡는다. 오산(해발 531m)으로 가는 길이다. 오산의 오(鰲)는 ‘자라’를 뜻한다고 한다. 지리산을 마주보는 자라 모양의 산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리 높지 않은 이 산 중턱에는 사성암(四聖庵)이란 절집이 있는데 원효, 의상, 도선국사, 진각국사 등 4명의 고승이 이곳에서 수도했다 해 사성암이라 불린다.

이름만 봐도 범상치 않은 절이라는 걸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진각국사가 참선했다는 좌선대를 비롯해 도선국사가 풍수지리를 연구했다는 도선굴,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약사여래불 등 고승들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다섯 개의 작은 불상이 있는 약사전으로 오른다. 푸른 구례 들녘과 치맛자락처럼 흘러가는 섬진강, 그리고 넓고 큰 지리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기 그지없다. 가슴이 탁 트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다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일몰을 못 본 게 아쉽다.

일몰은 섬진강을 물들이며 순천 쪽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사성암 외에도 오산 여기저기엔 풍월대·망풍대·배석대·낙조대·신선대 등 비경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사성암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매우 가팔라서 일반 차량은 통행이 어렵다. 사성암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암자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휴게소에서 암자까지는 5.4㎞. 

화엄사 각황전

다음으로 간 곳은 천년고찰 화엄사다. 읍내에서 5㎞ 거리에 있다. 544년(백제 성왕 22년)에 연기 조사가 창건한 절로 경내에는 국보로 지정된 각황전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재와 20여 동의 부속건물이 앉아 있다. 일주문을 지나 북동쪽으로 들어가면 천왕문이 나오고 보제루(普濟樓)와 대웅전, 그리고 동 서로 두 개의 탑이 서 있는데 그 위로 웅장한 각황전이 자리하고 있다.

각황전은 현존하는 목조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내부는 하나의 방으로 이뤄져 있으며 천장은 우물 정자 모양이다. 각황전 앞뜰에 서 있는 석등(국보 제12호)은 통일신라시대 불교 중흥기의 유려한 조각예술을 보여준다.

절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노고단까지 오르는 길은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는 7㎞, 천왕봉까지 가는 지리산 종주길은 32.5㎞에 달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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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생기를 불어넣는 지리산 봉우리

지리산으로 향하기 전 산수유마을(산동면 위안리)에 잠시 들러본다. 때가 때인지라 산수유꽃은 볼 수 없지만 대신 편안한 모습의 마을 전경을 바라보며 발 담그고 놀기 좋은 계곡이 있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지리산에서 내려온다.

봄이면 산수유꽃이, 가을이면 산수유 열매가 마을을 온통 노랗게 붉게 물들이지만 여름도 나름대로 멋있다. 우리나라 산수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이 마을에서 나오는데 산수유밭만 30만평이니 그 넓이를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

산동면 소재지인 원촌마을 위쪽에는 물줄기가 우렁찬 수락폭포가 있다. 마치 하늘에서 은가루가 쏟아지는 듯한 폭포수를 맞으면 신경통, 근육통, 산후통에 효험이 있다 해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구례10경에 들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폭포는 지리산 깊은 골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물줄기가 높이 15m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데 소리만 들어도 땀이 싹 가신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넓은 암반은 물맞이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어른 네댓 명이 한꺼번에 들어서도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노고단 들머리의 천은사

이 여름 지리산 등반은 상당한 체력을 요한다. 해서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에 몸을 싣는다. 이 나라에는 수많은 길이 있지만 산악을 낀 길은 그 품격이나 미학이 한층 돋보인다. 지리산의 한 줄기인 노고단길도 그중 하나. 노고단길은 천년고찰 천은사를 지나면서부터 그 진면목을 보여준다.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은 아흔 아홉 고개의 저 옛 대관령길을 연상시킨다. 나무숲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마시며 20분쯤 오르면 노고단(1,507m) 들머리의 성삼재에 닿는다. 성삼재에서 내려다보는 저 아래 골짜기 마을이 운무에 덮여 신비롭다. 하늘은 더없이 파란데 산과 들은 안개에 휩싸여 또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다.

성삼재를 넘는 길이 열린 후 한층 가까워진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꼽힌다. ‘한국의 알프스’답게 언제 찾아도 독특한 풍광을 보여준다. 지리산 종주의 시작점이자 북쪽으로 심원계곡과 뱀사골을 끼고 있고 남쪽으로는 화엄사 계곡과 문수 계곡, 피아골 계곡과 닿아 있다.

노고단은 또한 야생화의 보고다. 어떤 사람들은 ‘구름 위 꽃밭’ ‘하늘의 화단’이라 부르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철따라 온갖 꽃들이 피어나 자연생태를 연구하려는 학자들도 많이 찾는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어른 걸음으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성삼재에서 길은 남원, 함양 방면으로 열려 있다. 이쪽으로 쭉 내려가면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심원마을을 거쳐 뱀사골로 가게 된다. 반야봉과 노고단이 감싸 안은 심원마을은 해발 750m의 산협에 자리하고 있다. 고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모기가 없다는 청정마을이다. 마을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태고 적 모습 그대로다. 지리산 도로가 뚫리기 전(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오지 중 오지였지만 지금은 승용차가 마을 안까지 들어간다. 심원마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피서지로 유명한 뱀사골이 나타난다. 반선~와운마을~요룡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담과 소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피아골 

뱀사골 반대편에는 지리산의 또 다른 웅장함을 보여주는 피아골이 숨어 있다. 이곳도 여름에는 꽤나 붐비는 곳이지만 인적 없는 호젓한 공간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피아골의 옛 이름은 피밭골. 옛날부터 이곳에서 곡식의 하나인 피를 많이 가꿨던 데서 유래했다. 지금도 피아골 입구에 직전(稷田)이란 마을이 있어 이 유래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거하고 있다. 

피아골

계곡 초입에 들어선 연곡사에 잠시 들른다. 절집 특유의 고즈넉함이 온몸을 감싼다. 연곡사는 543년에 화엄사의 연기조사가 창건한 고찰로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법당이 소실됐지만 동부도, 북부도 등 국보 2점과 보물 4점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절 마당에서 올려다보는 지리산은 헌걸차다. 사철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는 지리산의 위용은 언제 봐도 기개가 넘친다.

절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쉬엄쉬엄 오르노라니 별세계에 와 있는 듯하다. 길은 직전마을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계곡의 아름다움은 연주담, 통일소, 삼홍소, 피아골산장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이곳들은 직전마을에서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피아골은 우리 역사의 아픔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빨치산과 군인들이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곳으로 수많은 사람이 피아골에서 희생 당했다. 피아골에서 나와 섬진강을 끼고 달리다 구례읍 못미처에 이르면 운조루(토지면 오미리)를 알리는 입간판을 보게 된다. 조선 영조 때(1776년) 유이주(柳爾胄, 1726~1797) 선생이 지은 반가(班家)로 현재 그의 10대손이 살고 있다. 옛날에는 솟을대문 좌우로 붙어 있는 행랑채만 각 12칸이나 됐을 정도로 웅장했다고 한다. 

구례오일장

구례읍내에서 15분 거리인 자연드림파크(naturaldreampark. co.kr )도 새로운 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공방, 물류센터, 영화관, 펜션, 북카페 등 식품 시설과 각종 문화체험 시설이 한데 모인 복합문화단지다. 이곳에선 우리밀과 쌀을 원료로 만든 유기농 팝콘, 무항생제 닭으로 만든 팝콘치킨, 우리밀 라면과 만두, 막걸리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날짜가 맞는다면 닷새마다 서는 구례 오일장(3, 8일)에도 가보자. 장날이면 읍내 분위기부터 떠들썩한데 요즘에는 채소와 과일들이 장터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가는 길

대중교통: 서울(남부터미널,1일 7회 왕복운행), 광주, 부산에서 구례행 버스 이용. 구례공용버스터미널(061-781-2730)에서 피아골행 버스 수시 운행.

열차: 용산역에서 KTX 이용, 구례구역에서 하차.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27번) 구례화엄사 나들목-구례읍.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 나들목-88고속도로 지리산 방면-남원 나들목-19번국도-구례. 구례에서 수기리행 버스(06:00~18:50, 1시간 간격운행 / 45분 소요)를 타면 수락폭포로 갈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갈 경우 곡성 나들목에서 곡성읍을 거쳐 17번 국도와 18번국도, 19번 국도를 번갈아 타고 구례로 가면 된다. 대구-광주대구고속도로-남원교차로-구례IC-화엄사(소요시간 약 2시간 20분) 여행문의: 구례군 관광안내소 070-8816-2030


숙박

운조루 인근 하룻밤 묵어가기 좋은 한옥집인 곡전재(010-5625-8444)와 해주 오씨 집안의 고택 쌍산재(010-3635-7115)가 있다. 쌍산재는 안채, 사랑채, 별채, 건너채 등과 선조들이 공부하던 서당채에서 구들장 체험을 할 수 있다. 고택의 멋이 물씬 풍기는 이 집은 높은 돌담과 대나무숲이 길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가족 단위의 여행객은 더케이지리산가족호텔(061-783-8100)이 좋고 피아골, 화엄사 쪽에 민박집이 다수 있다. 자연드림파크 내 다양한 평형의 휴펜션(061-783-2200)이 있다. 예약 필수.

•맛집

섬진강가에 매운탕과 어죽을 내놓는 식당이 더러 있고 화엄사 인근에도 산채정식, 더덕정식 맛이 좋은 식당이 있다. 지리산북부(뱀사골)사무소(063-625-8911), 남부사무소(피아골)(061-783-9100), 연곡사(061-782-7412)

/ 한국아파트신문 김초록 여행객원기자

 

구례에서 가 볼만한 곳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전주와 남원, 춘향터널을 지나 우측 순천행 19번 산업국도→천왕봉휴게소와 밤재터널→구례 IC에서 구례방면으로 진입. 대진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함양에서 광주

choogal.tistory.com

 

한국관광공사추천 2월에 가볼만한 곳 / 구례 다무락마을

다무락 마을을 대표하는 겨울철 체험행사로는 죽향 가득한 ‘대통밥 짓기’와 유곡나루 변에서 진행되는 ‘섬진강 강태공 체험’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통밥 짓기는 사전에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체험이 가능하지만 섬진강 강태공 체험의 경우 마을 앞 유곡나루의 물이 얼면 사실상 체험이 힘들기 때문에 사전에 체험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다.

다무락 마을 대통밥 짓기 체험은 깨끗이 씻어낸 쌀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낸 대나무에 정성스레 담고 그 위에 한지를 덮은 뒤 가마솥에 넣고 한 시간 정도 푹 쪄내야 비로소 그 맛을 볼 수 있다. 별스럽지 않아 보이지만 압력솥이나 전기밥통에서 뚝딱 해내는 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의 양이나 불의 세기가 조금만 틀려도 제대로 된 밥맛을 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지만 대통밥이 다 될 때까지 솥뚜껑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밥이 익어가는 동안 잠시 짬을 내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해 보는 것도 괜찮다. 사실 다무락 마을의 진정한 멋은 그 어떤 인위적인 체험보다도 마을 그 자체의 순박한 모습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다무락은 ‘담’을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이다. 그래서 다무락 마을에선 참 많은 담을 만날 수 있다. 담이라고 하면 으레 집을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지만 이곳 마을에선 집뿐 아니라 논과 밭도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실 경사진 산비탈에 논과 밭을 만들다 보니 계단식으로 돌을 쌓아 농경지를 조성한 것이지만 얼핏 보아선 영락없이 논과 밭을 돌담이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랑이논과 다랑이밭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탈진 경사면에 집을 앉히다 보니 돌담으로 기초를 다진 독특한 모습의 집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물론 집 주위로 둘러놓은 담 역시 큼직한 돌을 쌓아 올린 돌담이다.

다무락 마을은 참 다양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는 하나의 마을을 머리, 몸통, 다리 나누듯이 상유, 중유, 하유로 구분해 놓은 것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굳이 왜 그렇게 구분해 놓았을까. 물론 다 이유가 있다. 우선 눈으로 보이는 풍광부터가 판이한데, 상유, 중유, 하유는 하나의 같은 마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각기 다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우선 마을 초입의 하유마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섬진강이 바라다 보이는 이곳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의 작은 마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1km 정도를 걸어 중유마을로 들어서면 그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과수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매실나무 등이 빼곡히 심어진 다무락 마을의 중유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과수 재배 면적이 가장 높은 곳으로 말 그대로 과일천국이다. 그래서 가을이면 이곳 중유마을을 중심으로 감 따기 등의 농촌체험이 진행된다.

중유마을 마을회관 앞으로는 산 능선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도보 명상로’가 조성돼 있다. 다랑이 논을 따라 이어진 명상로는 1km 정도. 마을 외곽으로 이어진 길이고 보니 혼자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그만이다. 명상로를 따라 산책하는 동안 시야에 들어오는 다랑이논과 밭은 참 인상적이다. 네모반듯한 논밭에만 익숙한 도시인들에겐 분명 낯선 풍경이다. 제법 큼직한 돌들을 어떻게 저리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논밭을 만들 수 있었는지 존경스러울 정도. 좁은 땅 한 뼘이라도 더 늘리려는 이곳 주민들의 땅에 대한 집념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산책로 옆 수정가(樹精家)라 이름 붙여진 전통가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과실수가 가득한 중유마을을 거쳐 상유마을에 이르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풍광이 펼쳐진다. 우선 중유마을과 상유마을을 가르는 대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서슬 퍼런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대나무의 잎과 대는 여전히 푸르다. 사군자로서의 당당한 풍모가 그대로 묻어난다. 미끈미끈 시원스레 뻗어 올라간 모습도 무척이나 멋스럽다. 이 대나무들이 바로 다무락 마을의 대통밥 체험에 사용되는 대나무들이다. 마을에서는 이곳 대숲의 대나무를 미리 베어 대통밥 체험에 사용한다. 원한다면 자신이 먹을 대통밥에 사용할 대나무를 직접 베어 볼 수도 있지만 대나무 베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마을주민들이 미리 베어놓은 대나무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숲을 지나면서부터는 인가도 뜸해지고 마치 강원도 산간오지에 와있는 듯 산세도 제법 험해진다. 다무락 마을 마실은 이즈음에서 마무리 된다. 다무락 마을의 들머리인 하유마을에서 상유마을까지는 대략 2.3km로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마을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상유마을 끝자락에 와 닿는다. 다리도 뻐근하고 땀도 제법 배어날 정도로 힘겹지만 그래도 나지막한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은 성취감이 있어 좋다.

죽향 가득 배인 대통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으면 이제는 황토체험에 나설 차례이다. 다무락 마을에서 대통밥 짓기 체험이나 섬진강 강태공 체험 못지않게 인기를 끄는 체험이 바로 황기모아에서 진행되는 황토염색체험이다.

하유마을에서 가장 넓은 마당을 가진 황기모아는 폐교된 계산분교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입구로 들어서면 운동장 가운데 철로가 놓여 있고 그 옆으로 황토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요즘 같은 동절기에 황토염색체험이 진행되는 곳이다. 비만 오지 않으면 황토체험은 언제든 가능하지만 동절기에는 황토염색체험 신청자가 많지 않아 반드시 일주일 전에 사전 예약을 하고 찾는 게 좋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야생화 압화 전시관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압화(押花·Press flower)란 학창시절 책 사이에 꽂아 두고 곱게 말렸던 낙엽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하지만 야생화 압화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압화 작품들은 단순히 꽃잎과 줄기를 말려서 보관하는 수준을 뛰어 넘는다.

1·2층으로 구성된 야생화 압화 전시관에는 모두 1,500여 점의 압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들 작품 속에서 이름 모를 야생화의 여린 줄기는 산양의 뿔도 되고 두루미의 날개도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들 작품이 압화로 만들어 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야생화 압화 전시관 옆에 위치한 잠자리 생태관도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유익한 공간이다.

먼 길 마다않고 찾은 구례여행에서 화엄사, 천은사, 사성암 등 유명사찰도 놓치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들이다. 이들 사찰은 다무락 마을이나 야생화 압화 전시관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각각의 거리가 비슷해 하루 일정으로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마애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는 사성암은 꼭 한번 찾아볼 만하다. 사성암 매표소에서 사성암에 이르는 10리 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일반 승용차를 이용해 오를 수도 있고, 사성암 매표소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단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4인 이상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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