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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장흥 수문리 키조개마을

by 구석구석 202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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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소설가인 한승원의 고향인 장흥은 한적한 바다가 있어 멀지만 한번쯤 가볼 만한 고장이다. 장흥읍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수문해수욕장 조금 못미친 안양면 율산마을 바닷가에 이른다. 율산마을은 장흥 남쪽 끝자락 회진면에서 나고 자란 한승원이 옮겨와 집필활동을 하면서 외부에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한승원은 소설 ‘키조개’에서 이 바다를 연꽃바다라 칭하며, 만물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곡신으로 묘사했다. 곡신은 장흥의 상징 천관산에 산다는 천관보살의 다른 표현이다. 즉 갯벌에서 나는 키조개·바지락 등의 해산물이 마을 사람들의 먹거리요, 살림살이의 밑천이니 이 풍요의 바다가 천관보살의 자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여닫이바다로 불리기도 하는데, 갯벌을 감싸며 약 600m의 모래사장이 펼쳐지는 작은 해수욕장이 주변에 심어진 1500여 그루의 종려나무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모래사장 바로 옆 종려나무 숲길에는 ‘시가 있는 여닫이 바닷가 산책로’가 조성돼 발길을 붙잡는다. 산책로에는 한승원의 시를 돌에 새긴 시비가 약 20m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데, 마을 앞 바다를 주제로 쓴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한승원은 바다와 갯벌을 무대로 사는 마을 사람들의 희망, 뜨고 지는 해와 달, 한없이 밀려드는 파도 등을 형상화해 여닫이 바다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 싱그러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 수 한 수 시를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여닫이바다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느낌이다. 

/ 일간스포츠 박상언 기자

 

수문리 수문해수욕장 061 862 1304

일찍이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고 멀리까지 얕고 물이 순하며 백사장에 연접한 소나무 숲이 있어 특별한 피서 장비 없이 가족단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런가하면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바지락회와 키조개요리가 별미로 알려져 가족단위 피서객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수문해수욕장은 일제시대 광주동중학교(현 광주고교)에서 전남내의 해수욕장 중 가장 안전한 해수욕장이라 하여 여름동안 간이 숙소를 마련하고 전교생을 이동시켜 해수욕을 즐기게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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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는 3월부터 5월이 제철이다. 장흥군 안양면 수문리에 있는 키조개마을에선 2003년부터 5월 초에 키조개축제가 열린다. 겨울과 봄의 경계지점에 어부들은 키조개를 건져 올린다. 수심 3~50m 갯벌에 살고 있는 키조개는 생존조건이 까다롭다. 오염된 갯벌에서는 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맛이나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

먹음직스러운 키조개 요리. 키조개는 3~5월이 제철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수문리 키조개 행사장은 저녁때 손님이 외려 더 많으며, 밤 늦게까지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든다. 훈훈한 훈풍이 부는 밤바다의 낭만이 있어 외려 낮보다 더 낫다는 사람들도 많다.

장흥 키조개는 ‘무산김’을 생산하는 청정해역인 득량만 바다의 갯벌 에서 자라 최고의 맛을 자랑하며 전국 키조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키조개는 조개 중에서도 비교적 몸집이 큰 편이며, 한국에서 식용하는 조개 중에서는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몸집 크기가 20cm 안팎일 때 어부들의 손에 이끌려 올라오며, 다 자란 몸집이 30cm 이상인 것도 있다. 그래서 조개의 왕, 여왕이라 불린다.

키조개 회무침. 사진/ 박상대 기자

키조개는 난생형(卵生形)이며, 초여름에 산란하여 알에서 부화하면 2~3주일 정도 물속을 떠다니다 뾰족한 주둥이를 갯벌에 박고 살아 간다. 갯벌 부착 생활 기간은 환경에 따라 다르나 약 1∼2개월간이다. 수명은 10년 정도인데 2~4년 정도 지나면 이미 성체가 되고, 그 무렵에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장흥삼합인 키조개구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키조개의 속살은 관자이며, 영양분도 관자가 으뜸이다. 관자는 귤을 잘라 놓은 듯한 모양새로 살이 탄탄하고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관자는 얇게 썰어서 회로 먹거나 살짝 데쳐서 먹기도 하고 초고추장과 야채를 버무린 회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관자는 달착지근하면서 담백한 맛이 난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은 낮아서 건강식품 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장흥 사람들은 ‘장흥삼합’이란 메뉴를 개발해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데, 장흥산 소고기와 표고버섯 그리고 관자를 함께 구워 먹는 메뉴를 말한다. 세 종류 모두 너무 많이 구우면 제맛을 못 느끼니 절반 정도만 익혀서 먹어야 한다. 삼합을 상추쌈 대신 기름소금에 사알짝 찍어서 한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 먹으면 된다.

키조개축제 / 키조개는 소화흡수가 잘되고 간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 깊은 병을 앓는 회복기 환자나 몸이 허약한 어린이, 노인의 영양식으로 많이 먹었 고, 술 마신 뒤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면역력을 향상시 키고, 만성 염증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주며, 심장질환이나 당뇨병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이론이 많다.

삼합을 먹어본 사람들은 그 오묘한 맛에 몸서리를 친다. 캬아 맛있다!! 왜 장흥 사람들이 키조개를 권하는지 먹는 순간에 이해하고 입가에 미소를 그리게 된다. 요즘에는 얇게 썬 관자와 각종 야채를 육수에 살짝 데쳐서(10초 정도) 먹는 샤브샤브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샤브샤브 역시 쌈을 싸지 않고, 소스를 찍어서 먹는 것이 더 좋다.

/ 여행스케치 2022 박상대기자

 

숙식할 곳

장흥읍내 장흥관광호텔(061-864-7777)은 4~5인 가족이 머물만한 넓은 방이 있다.

키조개 축제장에서 지척인 용곡마을에 옥섬워터파크(061-862-2100)가 있다. 동굴 분위기를 낸 널찍한 공간에 어성초탕을 비롯해 각종 약초를 우려내는 약초탕과 사우나 시설을 했으며, 탕에서 푸른 바다가 훤히 내려다뵌다. 밀림 분위기로 꾸민 대형 찜질방 시설도 갖추었다. 찜질방은 24시간 운영하므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이들도 남도 해안가의 밤 정취에 젖어볼 수 있을 것이다. 바다를 향한 객실도 자랑이다. 침대방과 몽고 파오 형태의 둥근 거실 겸 침실, 싱크대 등을 갖춘 4인용 특실이 있으며 5층에는 대형 통유리창을 바다쪽으로 내서 일출과 일몰이 모두 아름다운 카페를 꾸몄다. 부속 회집도 있다.

장흥군 안양면 수문용곡로 141(수문리) / 키조개전문점 갯마을횟집 061-862-1203

수문리 키조개마을은 득량만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안길은 자동차가 오가는 길로 수십 년째 더 넓어지지도 않고, 새로 꾸며지지도 않았지만 늘 깨끗하고 단정하다. 마을 골목길을 통과하면(보성에서 오자면 첫들머리) 바닷가에 횟집이 서너 곳 있는데 그중의 한집이다.

아들 전종호씨가 이어받아서 계속 운영하고 있는 갯마을횟집

음식점에선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를 개발해서 손님상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삼합도 소고기의 어떤 부위를 내놓아야 할지, 키조개구이는 어떤 철판에 구워야 할지 수많은 시도를 해서 최상의 방법을 찾아냈다. “구이는 너무 바싹 굽지 말고 얇은 살이 살짝 굽으면 그때 드세요. 샤브샤브는 야채를 숨이 죽게 익히고, 관자는 10초 정도 데쳐서 잡수시면 됩니다. 너무 익히면 질겨져요. 소스를 적당히 찍어서 잡수세요.”

키조개 축제장 주변에 바다하우스(061-862-1021), 회타운(862-6700) 등의 키조개 요리를 내는 음식점들이 많다.
장흥읍내에서 아침식사는 청국장과 생선조림 등을 전문으로 하는 들뫼바다((061-864-5335))가 실속이나 맛에서 권할 만하다. 해장국은 장흥관광호텔 근처의 아그네스식당(061-863-0500) 콩나물해장국이 일품이다. 신녹원관(061-863-6622)은 철 따라 별미를 달리 차려내는 장흥 대표한정식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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