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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횡성 하대리 홀로세생태학교

by 구석구석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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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세 생태체험학교 

풀 숲에서 어떤 곤충들이 살고 있는지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길을 가다 갑자기 날아든 나비를 보고 기겁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은곤충의 성장과정과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는 곳, 바로 홀로세 생태학교다.

홀로세란 신생대 제4기 중 1백70만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지칭하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도 홀로세에 속하는 것. 학교 이름을 홀로세라고 지은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생태학적 위기를 알리고 자연과 생명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97년에 개교하여 올해로 7년째. 이강운 교장 가족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주위에 지금처럼 많은 곤충들이 없었지만 지금은 생태계가 거의 복원되었다. 이교장이 이곳에 들어와 끊임없이 곤충을 채집하여 실험실에 넣어 키우고, 어느 정도 자라면 다시 방사하기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나무도 침엽수보다는 곤충이 좋아하는 활엽수를 많이 심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지금은 완벽한 생태계에 근접하고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미지의 세계를 만나러 떠나는 길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하대리. 홀로세학교의 주소다. 영동고속도로 둔내 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와 횡성방향으로 약 8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고속도로 가까이에 있는 학교에서 어찌 생태학습을 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정작 찾아가 보면 느낌이 참 다르다. 톨게이트 부근에 있는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까지는 아스팔트 길이긴 하지만 길을 따라 목장의 한가로움이 전해지는 초원이 구릉을 이루고 구릉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는 좁은 시멘트 도로가 시작된다. 아래에 있는 집들이 둔덕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이 길로 접어들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500m 가면 오른쪽으로 홀로세 생태학교로 가는 길을 알리는 작은 푯말 하나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생태여행이 시작된다. 포장되지 않은 좁은 흙길을 덜컹거리며 내려가다 보면 길가에 서있는 조팝나무가 인사를 한다. 이곳에 공부를 하러 다니는 아이들은 여기서부터 걸으면서 풀도 들여다 보고 곤충들도 관찰한다.

1km 정도에 이르는 비포장도로 산길을 내려가면 왼쪽에 나비모양 지붕을 얹은 건물이 보인다. 작은 냇물을 건너면 나타나는 이 학교의 입구에는 곤충을 형상화한 타이어 작품이 서 있다. 곤충학교임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나비지붕 건물 안쪽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곳이 홀로세학교 본부.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고 밥 먹고 연구하는 곳이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마련된 공간은 아이들과 함께 채집해온 곤충을 살펴보고 채집한 곤충들을 표본하는 연구실.

때때로 아이들이 새로운 곤충을 채집해 오기도 한다. “선생님 이것은 뭐죠?” “배추벌레 애벌레 같은데? 어디 보자… 네가 보기엔 무엇인 것 같니?” “처음 보는 것이에요.” “그래 나도 처음 보는 것 같다. 함께 연구해 보자.” 이교장과 주말마다 이곳에 찾아오는 정우의 대화다. 정우의 꿈은 생물학자. 머지않아 파브르와 같은 곤충학자가 배출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는 정우처럼 곤충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 많아요. 곤충의 짧은 생을 통해서 인간의 삶도 새롭게 알게 되고,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해야 목표를 이룬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교육

홀로세학교는 자연이 교육의 출발점이다. 이곳에선 어른들이 편하자고 아이들을 적당히 대접하지 않는다. 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 아이들이 많다고 해서 절대로 식판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일일이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내는 것. 그리고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 사슴벌레가 한창 나올 때여서 표본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던 이교장이 밥을 먹고 있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사슴벌레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뭐지?” 하고 묻자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조용해지더니 “나무요” 한다. 그 말에 웃음을 터뜨린 이교장이 한마디. “그래, 수액이잖아. 그럼 어떻게 하면 사슴벌레가 모여들게 할 수 있을까?” 산 너머 산이라는 듯 아이들의 표정이 마냥 귀엽다. “나뭇가지를 하나 잘라 놓으면 되지. 이따 우리 채집 갔다 올 때 참나무 가지 하나 잘라오자.” 산속으로 채집을 나간다는 말에 아이들이 갑자기 밥을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수액은 나무가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 내는 즙이다. 그 즙을 좋아하는 벌레가 사슴벌레라는 것.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무를 자를 수는 없는 일. 수액이 없을 때는 수액과 성분이 비슷한 유도액을 놓아두면 사슴벌레가 찾아온다고 말한다. 이렇게 순간 순간의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곤충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다. 또 곤충이 어떤 식물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어 자연스레 식물에 대한 지식도 배운다. 이론이 아니라 이곳에서는 실제로 보고, 만져보는 경험을 통해 하나하나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선 숲길 1km를 걸어가는 데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나무와 풀숲을 샅샅이 뒤지며 무엇이 그리 할말이 많은지…. 환호성과 재잘거림으로 온 숲이 즐겁다.

“제가 이곳에 와서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요, 나무를 한날 한시에 심어도 자라는 게 다 달라요. 땅이 어떠냐에 따라 거목이 되기도 하고 몇 년이 지나도 손가락 굵기 정도밖에 못 자라기도 하죠.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요즘 아이들은 너무 온실에서만 키워지고 있어요. 분재로 키워지고 있는 거지요. 그렇게 되면 거목이 될 수 없답니다. 아이들이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할 것 같아요.”

홀로세 생태학교는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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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홀로세 학교 시설들

홀로세학교에는 홀로세 본부를 중심으로 실험실, 그랜드 피라밋, 워터월드, UFO 나비집, 식물생태관, 수목원, 풍뎅이 교육센터와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이 둥글게 배치되어 있다.

한국관광공사

실험실은 방사한 곤충들이 탈피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기 전에 번데기가 되는데 그 번데기 과정에 있을 때 수거해와 실험실에서 안전하게 성충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몇몇 종은 알 상태로 채집해 와 자라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성충이 될 때까지 애벌레가 먹어야 하는 다른 먹이들도 함께 기른다. 때문에 자연히 먹이사슬 공부도 하게 된다.

그랜드 피라밋은 검은 망사와 철골을 이용해 지은 피라미드 형태의 공간으로 그 안에는 반딧불이와 잠자리가 살고 있다. 한여름에 찾아가면 반딧불이의 생태와 잠자리의 변태과정을 볼 수 있다.

 

워터월드는 크고 작은 연못을 만들고 그 위로 다리를 놓아 아이들이 다리 위에서 수서곤충, 개구리 같은 양서류, 민물고기 등을 관찰하기도 하고 직접 채집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수생식물과 습지식물도 자라고 있어 곤충과 물고기뿐 아니라 식물도 함께 공부할 수 있다.

 

UFO 나비집은 도넛 형태로 지어진 그물집으로 완전한 소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이 안에는 팔랑나비를 비롯 호랑나비과, 희나비과, 부전나비과, 네팔나비과, 뿔나비과의 나비 수백여종이 살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나비로 빠르게 날개짓하는 팔랑나비만 해도 산줄점팔랑나비,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수풀떠들썩팔랑나비 등 수십여종이 있다. 홀로세 생태학교의 캐릭터로 사용하는 꼬리명주나비도 볼 수 있다. 나비의 알에서부터 다섯번 탈피하는 애벌레 과정과 성충이 된 나비까지, 나비의 일생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식물생태관은 우리나라 자생식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동자꽃, 박주가리, 종덩굴, 까치수영, 톱풀, 터리풀 등 여름 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에서 곤충이 좋아하는 풀들에 대한 설명과 왜 그런 꽃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풍뎅이 교육센터는 박물관과 교육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박물관에는 수백종의 나비와 사슴벌레 그리고 새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한바퀴 돌아본 후 마지막으로 각종 나비 중 한종씩 모아놓고 어떤 나비였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이곳에서 하루만 보내도 아이들은 비슷하게 생긴 나비를 보고 어떤 종류인지 척척 구별해낸다.

식물과 곤충의 생태를 배우는 프로그램

홀로세학교는 곤충에 대한 것은 이교장이, 식물에 대한 것은 이교장의 부인이 맡아 관리한다. 또한 5명의 강사가 아이들과 함께한다. 강사 1명이 8명 이상의 아이들을 인솔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회당 교육인원은 4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사전에 예약을 하고 찾아가야 한다. 1일 인원이 마감되면 찾아가도 받아주지 않기 때문. 아울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 홀로세 홈페이지(www.holoce.net)에서 미리 곤충에 대해 설명해놓은 글을 한번씩 보고 가는 것이 좋다. 홀로세 홈페이지에는 곤충과 식물의 사진, 자세한 설명이 담겨있어 현장학습이 훨씬 쉬워진다. 교육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준비해올 것은 관찰일지를 기록하는 데 필요한 필기도구, 종합장, 색연필, 일기장, 쌍안경 등이다.

프로그램은 당일, 1박2일, 2박3일로 이루어지고 방학특강이 있다. 당일프로그램은 월요일·수요일·금요일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시~3시30분에 이루어지며, UFO 나비집, 실험실, 식물생태관, 풍뎅이 교육센터를 돌아보고 교육한다. 1인당 교육비는 6천원.

1박2일 프로그램은 오후 3시 입교하여 식물 및 곤충채집을 하고 저녁식사 후 채집한 것들을 분류하고 동정 및 표본제작을 한다. 그후 간단히 곤충생태학, 식물생태학 강의를 듣고 야간채집을 한다. 다음날 대숲산 산행을 나가 숲 생태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이틀 동안 공부한 것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숙박과 식사가 포함된 교육비는 6만원.

2박3일 프로그램은 주로 방학중에 이루어진다. 2003년 여름방학프로그램은 월·화·수, 목·금·토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7월21일부터 26일까지 5박6일간은 특별프로그램으로 나비채집, 수서곤충과 토양곤충채집, 야간 채집과 민물고기 채집 등 다양한 채집 활동이 진행된다. 조별활동을 통한 세미나도 개최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전문적으로 생태계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로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아이들이 알아낸 곤충의 깊이에 대해 어른들은 놀란다고. 교육비는 숙박, 식사를 포함하여 12만원. 참가하는 아이들이 많은 방학중의 프로그램에는 어른들은 받지 않는다. 1박2일 프로그램은 가족단위체험이 가능하다.

문의 및 예약 033-345-2254 홈페이지 www.holoce.net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영동고속도 둔내 IC를 나와 횡성 방향으로 좌회전. 약 4km를 달리면 오른쪽으로 강원도축산기술연구센터 안내판이 나온다. 그곳에서 축산기술센터 쪽으로 우회전하여 약 3.4km 정도 가면 아스팔트 포장이 끝나고 좁은 시멘트길이 나온다. 거기에서 500m 가면 오른쪽 앞으로 창고 건물과 파란 지붕집이 보이는데 그 사이로 홀로세 생태학교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곳에서부터는 비포장도로인데 왼쪽 길을 따라 곧장 내려가면 홀로세 생태학교다.

 

[맛 집]

안흥찐빵 마을

홀로세 생태학교에서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안흥은 찐빵으로 유명한 곳이다. 통팥을 삶아 그대로 사용하는 안흥찐빵은 별도의 첨가제를 넣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그 맛의 비결은 찐빵 반죽. 막걸리를 넣어 반죽하고 발효시켜 찐빵으로 만들어지기까지 7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정성이 듬뿍 담긴 안흥찐빵이 유명해지면서 안흥의 작은 마을은 모두 찐빵집이 되었다. 어느 집이든 안흥 고유의 맛을 잃지 않기 위해 안흥찐빵협회를 만들었을 정도. 브랜드화를 위해 공동의 상표도 만들었다.


찐빵마을을 찾아가면 어느 집이든 찐빵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솥에서 방금 쪄낸 찐빵 맛도 볼 수 있는데, 가격은 25개 들이 한 상자에 6천원. 40개 들이 1만원, 50개 들이 1만2천원이다. 전화로 주문하면 택배(1백개 이상은 무료, 그 이하는 택배비 4천원 별도)로도 보내준다. 둔내 IC를 나와 횡성 방향으로 접어들어 5분 정도 달리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안흥으로 가는 이정표와 찐빵마을 입구임을 알리는 입간판들이 서있어 찾기 쉽다. 문의 033-344-2045 (본가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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