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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서귀포 하원동 영실기암

by 구석구석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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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지질학상 신생대 제4기에 화산분출로 생성된 휴화산으로 대부분이 현무암으로 덮여 있다. 산마루에는 분화구였던 백록담(1950m)이 호수를 이루고 있다.

해발 1280m. 한라산 영실 휴게소 입구에는 아름드리 하늘을 향해 뻗은 적송지대가 펼쳐졌고, 계곡에서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물이 흐르고 있다. 휴게소를 지나 산을 오르다 보면 이내 영실소나무숲이 반긴다.

서귀포시 하원동 일원에 자리한 이 숲은 2001년에 ‘제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곳이다. 빼곡히 늘어서 나무들로 인해 등산로 주변조차 햇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다.

나무로 된 계단 양 옆으로 다양한 활엽수들이 죽 늘어서 있어 푸르름을 자랑한다. 소나무숲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상은 소나무보다 활엽수들이 주변을 더 많이 채우고 있어 가을에 이곳을 찾으면 멋진 단풍을 만날 수도 있다.

총 산행 길이가 3.7㎞인데 2㎞ 정도만 좀 힘든 코스이고 나머지는 침목으로 평탄한 등산로를 만들어 놓아 올라가기가 쉬운편이다. 겨울철에는 등산로에 빨간 깃발을 단 장대를 박아놓는데 한라산에 눈이 많이 올 때는 1m이상 오기 때문에 등산객이 길을 잃을 수가 있어 표시하기 위해 그렇게 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해발 1400고지부터는 돌계단의 급경사가 등산객들을 기다린다. 어찌 산이 평탄할 수만 있으랴마는 숨을 헐떡이며 오르는 사람들의 이마에는 벌써부터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돌계단을 오르면 영실기암의 절경이 전설처럼 펼쳐진다. 병풍을 쳐 놓은 것 같은 병풍바위가 겨울 바람을 막아주 듯 딱 버티고 서 있다. 500여개의 돌기둥이 하늘을 치솟아 감아주는 이 기암괴석을 오백나한이라 한다. 이곳을 지나면서 함성을 지르거나 고함을 치면 오백개의 기암괴석들이 짙은 안개를 피어 오르게 하여 사방을 분간하기 어렵게 한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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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왼쪽에는 불래오름(1374.2m)과 이슬렁오름(1352.6m)이 내려다 보인다. 백록담을 바라보며 길을 재촉하다 보면 이내 병풍바위에 도착한다.

영실등산로 주변의 신록과 백록담 . 영실기암을 지나서 만나는 등산로는 나무판을 이어붙여서 흙을 밟지 않고 지나도록 되어있는데 윗세오름까지 이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객들에 의해 토양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등산로 양옆은 목책으로 막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해발 1500고지에 오르니 은하수를 잡아 당길만큼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와 있는 느낌이다. 잠시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니 그 길은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지고 한눈에 보이는 오름과 바다. 오백나한이 마치 이 내 영혼처럼 살아숨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기암괴석 사이로 피어있는 산철쭉들이 유난히 생기가 돋는다. 신선들이 산다고 하여 영주산이라 불리는 한라산은 윗세오름 사이로 크고 작은 오름들과 계곡이 해양까지 뻗어 섬을 이룬다.
한라산을 창조했다는 전설의 여신인 설문대 할망. 백록을 타고 유유자적 했던 신선. 불국토의 땅을 찾아 수만리 여정의 길을 걸었던 석가의 아라한. 진시황제가 한라산으로 사신을 보내 불사의 명약을 구해 오게 했다는 전설도 이 한라산만이 지닌 전설속의 이야기다.



해발 1600고지에 오르면서부터는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이 바람은 어디서 왔을까. 정신없이 앞만 보고 걸었던 사람들도 한숨을 쉬며 모자를 다시 쓰기도 하고 머리를 가지런히 챙기기도 한다.

해발 고도 1600m가 넘는 곳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게 신기할 정도다. 물을 받아서 한 모금 넘기면 가슴속까지 시원함이 밀려온다. 이 주변이 야생노루 서식지이다 보니 노루샘으로 불린다. 등산객이 별로 없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는 노루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구상나무 무리가 맑은 공기를 전해주 듯, 심호흡을 하니 간장이 써늘하다. 깔아놓은 자갈길을 따라 구상나무 숲에서 벗어나니 진달래 꽃의 초원이 펼쳐진다.

 

노루샘에서 드넓은 초원을 눈으로 감상하고 10여분을 더 가면 풍향계와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만나게 된다. 그 바로 옆이 윗세오름이다.

한라산 영실코스는 가장 짧은 코스로 유난히 산새가 아름답고 계절마다 풍기는 매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아끼는 산행코스다. 물론 해발 1700고지인 윗세오름까지만 등산이 가능한 아쉬움도 있지만, 편도 1시간 30분이면 올라갈 수 있고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경치가 뛰어난 데다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사람들은 한라산의 정기가 흐른다고 믿고 있기도 하다.

영실휴게소 바로 윗쪽에 자리한 윗세오름

영실등산로 구간은 영화 <바람의 파이터> 촬영지이기도 하다. 최배달(양동근 분)이 입산 수련 중 눈덮인 산길을 뛰어올라가는 장면, 료코 아들 도모야를 지게에 메고 산을 오르는 장면 등이 촬영되었다.
 

영실 코스는 제주공항- 1100도로- 100고지- 어리목- 영실방향으로 가면 되고 시간은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한라산 산행코스는 4군데, 그중에서도 성판악 코스는 지루하고 밋밋하다. 하지만 그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는 것도 산행이 주는 철학이다. 삶이 너무 밋밋해서 권태로운 사람이 있다면 밋밋한 성판악 코스를 올라 보라. 밋밋함을 체험하며 여유로움을 취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치 인생의 고갯길을 체험하는 것 같은 수행길이랄까.

진달래 밭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 이 코스는 정상 도전이 얼마나 힘든 곳이라는 걸 체험하는 코스다. 돌부리에 발바닥이 닿는 순간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숨이 차올라 헉헉대는 곳.

 

추천 숙소: 제2산록도로(1016번 지방도)변의 핀크스골프장 인근에 자리한 동광휴양펜션이 한라산의 정취를 느끼며 여행하기에 좋다. 야자수가 우거진 7000평의 대지에 20평형, 37평형, 40평형의 객실이 들어서 있다.

단지 내에 사계절 체험농장, 캠프파이어장, 바비큐그릴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골프 그린을 갖춘 �삿연습장과 50m 퍼팅코스도 있어 골프를 겸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주변에 농가조차 전혀 없어 조용한 가운데 별자리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다.

문의 : 064-792-8888, 홈페이지 http://www.pension.jeju.kr

인근의 서귀포자연휴양림(064-738-9544)의 숙소인 숲속의집을 이용할 수도 있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제주시내에서 99번 국도(1100도로)를 타고 서귀포 방면으로 간다. 영실삼거리에서 영실방면으로 좌회전한다. 2.5km를 달리면 영실매표소가 나오고, 2.5km를 더 가면 영실휴게소가 나온다. 휴게소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대중교통] 제주시외터미널과 중문에서 영실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제주에서 1시간 소요. 중문에서 30분 소요. 문의 : 제주 시외버스 운영위원회 064-753-3242



/ 자료 - 오마이뉴스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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