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산 1-1 / 수산봉
마을 어르신들이 설명하는 설촌의 역사는 700여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 삼별초가 제주에 들어와 항파두리성을 쌓을 때, 주변 마을 주민들을 동원해 부역을 시켰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주변마을의 실체가 그렇다는 것이다. 기록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수산리가 얼마나 유서 깊은 마을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가 있다.
수산곰솔이다. 천연기념물 441호, 400년 전 어느 집 뜰 안에 심었으나 집이 없어진 후에 강씨 선조가 관리했다고 전한다. 수산리 주민들은 마을을 수호하는 수호목이라 믿고 잘 보존해 왔다. 눈이 내려서 덮이면 형상이 백곰 같다고 해서 곰솔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장마철에 저수지 수위가 올라가면 늘어진 가지가 물메 닿아서 마치 수산봉에 사는 곰이 물을 마시러 내려온 형상이다.
물메오름 아래 방대한 수량을 가진 수산저수지는 쓰라린 역사가 잠겨있는 곳이다. 원래 이곳에는 70세대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서 정겹게 살아가던 마을이 있었던 곳이다. 1957년 3월, 중앙정부의 탁상행정은 식량증산을 목적으로 한 농업용저수지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속칭 답다니내를 막고 저수지 공사를 시작해 1960년 12월에 준공했다. 원뱅디에 거주하던 마을 사람들을 비롯해 수산리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당시 자유당정부는 공권력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야비한 수단을 가지고 해당 주민들을 겁박해 반강제로 몰수했다. 마을 어르신들의 회고에 의하면 강하게 항거하는 농민들을 협박하기 위해 4·3 당시의 행적을 물으며 '국가시책에 반대하면 빨갱이 아니냐?'고 윽박지를 땐, 그 트라우마에서 오는 공포감에 도장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수산저수지 수면에 비친 수산봉을 바라보노라면 피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할망들과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섬 제주의 유일한 수몰마을의 역사. 반강제적으로 건설했다는 것이 사실임에도 법적으로 행정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 하고 있다.
/자료 - 글 : 한라일보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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