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의 황매화 군락지 계룡산 '갑사'
갑사위 연천봉 쪽으로 있는 대자암에는 수행중을 알리는 일반인의 출입금지팻말이 있다. 이곳이 작가 송기원이 한때 1년을 수행했다는 토굴이 있는 곳으로 송기원은 <내 마음에 남은 절> 가운데서 당시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바깥 세상의 한 줄기 햇빛은 물론 한 가닥 바람 소리며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깊은 토굴속에서 나는 다만 텅 빈 공간만으로 한 해를 보냈다. 그런 어느 날 나는 마침내 텅 빈 공간을 가득 채우며 새롭게 생겨난 나를 만날 수가 있었다. 나는 대자암의 대웅전으로 내려와, 거기 연꽃 자세로 앉아 계시는 부처님과 겹쳐 새로운 나를 앉히고 삼배를 드렸다. - '깊은 토굴에서 텅 빈 공간만으로 보낸 한 해' 중
연천봉에서 보면 갑사는 서북쪽으로 확 트인 계곡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고 깨끗하고 넓은 암반들이 늘어선 계곡을 건너간다. 갑사에서 짐을 나르면서 일생을 마친 '철의 노동자' 소의 공덕을 기리는 공우탑을 지나자 금세 원래의 금당지가 있었던 대적전 영역에 닿는다.
대적전은 언제나 고요에 잠겨 있어 이곳의 주불은 비로자나불이 아니라 정작 고요와 적막이 주불인듯 하다. 대적전 처마에는 절집에 흔한 풍경조차 달려있지 않아 고요의 무게를 배출하는 통로조차 생략해버려 이곳의 적막은 그 무게가 더욱 막중한 듯이 느껴진다.
대적전 앞에는 고려시대 것으로 보이는 아담한 부도가 하나 있는데 부도의 아래받침돌에는 사자·구름·용 등을 조각해 넣었으며 사자는 앞발을 들고 입을 벌리며 포효하고 있는 모습니다. 이 부도의 주인은 아마도 저 사자처럼 '참나'를 찾는 일에 용맹정진하다가 입적하신 스님일 것이다.
부도 뒤에는 꽤 너른 시누대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시누대숲 사이로 마치 터널처럼 길이 나 있는데 계단으로 된 길을 내려서면 거기 높다란 철당간 지주가 서 있다. 절에 행사가 있을 때 들머리에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이라 하고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지주라 부른다. 네 면에 구름무늬를 새긴 기단 위에다 철당간을 높게 세우고 양 옆에 당간지주를 세웠는데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으로는 유일한 것이다.
경내에서 처음 만나는 건물은 승려들이 법문을 강론하던 갑사 강당이다. 원래 이 앞에는 해탈문이 있었는데 비좁은 대웅전 앞마당을 넓히기 위해서 해탈문을 없애고 대웅전 마당 안쪽에 있었던 강당을 좀 더 밖으로 옮겼다.
그 바람에 건물 일부 축대가 바깥으로 돌출되어 바닥에 기둥을 받쳐 외형상 누각처럼 보이며 강당 보수 때 발견된 상량문에는 강당이 아니라 갑사의 정문으로 돼 있다고 한다.
'계룡갑사'라는 현판은 왼쪽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쓴 '정해국추절도사홍재희서'라는 간기가 있어 당시 절도사였던 홍재희가 정해년(1887) 9월에 쓴 것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강당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종각으로 가며 종각 뒤쪽으로는 활짝 피어난 벚꽃이 도량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갑사 동종은 종 꼭대기에는 음통이 없는 조선시대 종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2마리의 용이 고리를 이루고 있으며 기분좋게 웃고 있는 듯한 용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종은 일제시대 때 헌납이라는 명목으로 공출되었다가 광복 후에야 갑사로 옮겨온 민족과 수난을 같이 한 종이다.
고목들은 딱다구리들이 쪼아댄 구멍들이 수두룩하다. 딱다구리는 벌레를 잡으려고 나무를 쪼기도 하고 새끼를 부화하기 위한 구멍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쪼아댑니다. 그래서 한자로는 탁목조(啄木鳥)라고도 한다. 오리숲의 황매화군락지는 천여평으로 우리나라에서 최대이며 4월 중순에서 5월초순까지 꽃이 핀다.
예로부터 '봄마곡 추갑사'라 하여 갑사는 가을이 특히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4월 중순께 갑사를 찾아본 사람은 갑사의 봄도 가을 못지 않게 아름답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리숲을 온통 노랗게 물들이는 황매화군락이 보여주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매화나무와는 다른 식물이지만 황매화는 꽃의 모양이 매화를 닮았다 하여 노랑매화라는 뜻으로 황매화라고 부르는데 죽도화, 죽단화, 수중화 등 부르는 이름도 많고 꽃잎은 5개인데 노란색으로 핀다.
우리가 흔히 보는 황매화는 겹황매화, 겹죽도화라고도 부르는 겹꽃인 죽단화로 이곳 역시 얼마 전까지 만해도 겹꽃이 주종을 이뤘으나 두 해 전부터 홑꽃 일색이 되어 이제 겹꽃은 황매화 군락에 듬성듬성 섞여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충남 공주와 논산, 그리고 대전시에 걸쳐 있는 계룡산
등산로 입구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은 높은 봉우리에 하얀 구름이 덮여 있어서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는 풍경이다. 산행은 동학사로 오르지 않고 입구에서 오른편 등산로를 택했다. 조금 올라가자 나뭇가지마다 새순들이 돋아나고 잎이 피어나는 싱그러움이 온몸을 상쾌하게 감싸는 느낌이다.
길은 경사도 완만하고 좋은 편이다. '남매탑' 또는 '오누이탑'이라고 불리는 이 탑의 본래 이름은 청량사지 5층 석탑이다. 매끄러운 아름다움이나 웅장함은 없었지만 투박하면서도 날렵한 모습이 이제 막 연녹색으로 피어나는 나뭇잎들을 배경으로 여느 탑보다 정겨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삼불봉에 오르니 시야가 시원하게 열리며 계룡산의 진면목이 두루 펼쳐진다. 멀리 바라보이는 천황봉과 함께 갑사 쪽의 골짜기, 그리고 줄기줄기 이어진 능선과 봉우리들이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 계룡산의 각 봉우리 사이에는 7개의 계곡과 3개의 폭포가 있어 운치를 더해주는 산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일찍이 1968년 12월 3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계룡산을 대표하는 계룡팔경은, 제1경은 천황봉의 일출, 제2경은 삼불봉의 설화, 제3경은 연천봉의 낙조, 제4경은 관음봉의 한운, 제5경은 동학사 계곡의 숲, 제6경은 갑사 계곡의 단풍, 제7경은 은선폭포, 제8경은 오누이탑의 명월을 가리킨다.
계룡8경 중 제2경인 삼불봉은 해발 775m로 천황봉이나 동학사 부근에서 멀리 바라보면 산의 형상이 마치 세 개의 부처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 삼불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눈꽃이 일품이라는 봉우리다.
갑사를 나와 약사여래가 있는 삼거리에서 연천봉 쪽으로 700m가량 가면 대자암이 있다. 대자암에는 무문관이 있고 방편보다는 궁극을 추구하는 스님들이 있다.
길의 시작은 고요한 오솔길이다. 마음이 그윽하고 평화롭다. 그러나 길은 그럼 평화를 오래 내버려두지 않는다. 한참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막길을 오른 뒤에야 대자암에 도착한다.
대웅전 오른쪽으로는 이름 없는 건물들이 몇 채 있다. 들어가는 문은 있지만 나오는 문은 없다는 무문관들이다. "저 선방 아래는 토굴식으로 돼 있다"고 한 재가 수행자가 귀띔한다. 그에게 들으니 3년 결사로 용맹정진중인 스님도 있다고 한다.
관음봉은 해발 816m로 연천봉과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3거리 한복판에 있는 봉우리다. 봉우리 표지석 아래 평지에는 정자까지 세워져 있어서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쉬기에 적당하다.
이 계룡산은 통일신라 시절의 5악(五嶽) 가운데 하나로 백제 때 이미 계룡 또는 계람산, 옹산, 중악 등의 이름으로 바다 건너 당나라까지 알려진 산이다. 풍수지리상으로도 조선의 4대 명산으로 꼽혀 조선시대에는 이 산의 골짜기 한곳이 새로운 도읍지로 물색되었다는 말도 전한다.
오마이뉴스 김유자기자
갑사계곡
계룡산국립공원에 있는 7개의 계곡 중 가장 빼어난 갑사계곡은 한여름에도 서늘하게 느끼질 만큼 시원하다. 가을에는 "춘마곡 추갑사"라고 할 정도로 가을단풍이 아름답다. 특히 5리숲이라고 불리는 갑사 진입로는 가을이면 단풍으로 벌겋게 달아올라 장관을 이룬다. 용추교에서 용문폭포 구간은 탐방로와 계곡이 인접해 있어 산행시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어 1일 산행 코스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용유소, 이일천, 백룡강, 달문담, 군자대, 명월담, 계룡오암, 용문폭포, 수정봉 등 이 갑사구곡이다. 갑사로 오르는 계곡 주변에는 추갑사라고 불릴 만큼 가을이면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우거진 나무 그늘이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코로나시대에 추천하는 탐방로
해당 탐방로는 △백제 마지막 왕(의자왕)의 숨결을 느낀다는 전설이 있는 '신원사~고왕암~연천봉(길이 3.2㎞)'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상신~큰골삼거리~금잔디고개(길이 3.0㎞)' △장군이 되기 위해 반드시 올라야 한다는 전설이 있는 '병사골~장군봉(길이 1.0㎞)'이다.
중장리 계룡저수지 041-857-9444
계룡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담아서 64년 12월에 만든 저수지이다. 수질이 깨끗하여 봄, 가을보다는 여름밤낚시에 호황을 보이고 얼음낚시에서도 많은 월척이 낚인다.
제방왼쪽 연안은 단순하여 포인트가 많지 않으나 교통이 편리하여 꾼들이 많이 찾고, 제방 오른쪽 연안은 비교적 굴곡이 심해 앉을 자리가 많다. 상류에는 개울이 세곳에 흘러들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수초도 많아 개울을 중심으로 포인트가 형성되고 좌대도 대부분 상류에 몰려 있다. 상류에 유명한 사찰 '갑사'가 있다.
중장리 5-2 갑사 팜스피아관광농원 041-852-1477 010-4488-1477
갑사주차장 입구3거리에서 700m인접, 대형주차장(승용30여대)
2003년 유일하게 공주시로부터 관광농원으로 지구지정 받은 청정 무공해지역이다. 계룡산 자락 갑사 주차장에서 700m 인접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영농체험 프로그램 - 고구마 캐기, 감자 캐기, 알밤 따기, 고추 따기
* 숙박시설 - 옻샘 1호실~6호실, 펜션별장 / 16평형,15인실 / 18평형,20인실 / 8평형,7인실 / 18평형,20인실
* 식당시설 - 후원 연회석(80~100명), 식당 내부홀(30명), 세미나실(180명), 전면 홀(60명)
* 부대시설 - 야외풀장, 생태연못, 주말농장, 가축사육장, 족구장, 배드민턴, 캠프화이어장(운동장), 세미나장, 산림욕장, 노래연습실, 바베큐시설
수정식당 041-857-5164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갑사 입구 식당가에 있는 공주시 지정 향토 음식점. 계룡산 전체를 통틀어 외지에 가장 많이 알려진 식당이다. 넓은 식당의 벽면 전체가 이 집을 찾았던 손님들의 서화 작품 액자로 도배돼 있다. 이 작품들은 수시로 교체돼 1년 내내 작품전이 열리는 셈. 크고 작은 각종 모임과 음악회 등 문화행사가 수시로 열린다. 조용하고 편안한 숙박업소도 함께 운영한다.
갑사 입구에 있는 수정식당은 이 일대 20여 식당들 중에서 경향 각지로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가장 많은 업소로 알려져 있다. 20년 전통을 쌓아 온 수정식당의 음식 맛이야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고증됐다. 수정식당에서는 그 동안 다녀간 많은 손님들이 직접 적어둔 글귀나 그림들을 작은 액자에 담아 벽면에 걸어 두었는데, 식당 안은 마치 일년 365일 내내 시화전을 열고 있는 분위기다.
수정식당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전국의 명산 자락 식당 중에서 각급 학교 동창회 모임이 가장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수도권과 영호남 어느 곳에서나 접근하는 시간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가 숙박시설 수정산장(041-857-6312)까지 함께 운영하는 터라 숙식이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장점이 있어 1박2일 행사를 끊임없이 치루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 김태순 여사는 전국 명산 자락 명업소 업주들 모임인 산촌미락회 회장으로, 산 자락 외식업소의 실상을 환하게 꿰차고 있다. 그래서 산꾼 손님들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베풀어 준다는 소문으로 젊은 산꾼들은 고향 누님이나 어머니를 찾는 심정으로 김 회장을 만나고 온다고 한다.
산채비빔밥, 아침해장국, 버섯덮밥, 더덕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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