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우성면에 위치한 연미산 자연 미술공원을 찾았다. 연미산은 산의 형태가 마치 제비꼬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 앞으로는 비단같이 아름다운 금강이 흐르고 있다.
연미산은 32번국도가 산허리를 지나면서 대전, 청양ㆍ예산을 잇는 고갯길이었다. 그러나 2004년에 연미산 터널이 완공되면서 산 중턱을 넘나들던 이 길은 옛길이 되었다.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던 이 길은 중턱에서 시작되는 연미산 등산로 입구가 고개 정상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연미산을 즐겨 찾는 공주시민의 등산코스로 애용되기도 했다.
이곳은 산 전체가 자연 미술관으로 꾸며져 있는데, 주차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길가에는 커다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은 공주시와 자연미술가협회인 '야투'가 공동으로 추진하여 200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곳이다. 2006년 8월 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에 걸쳐 개최되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개최지로 연미산이 선정되면서 옛 등산로 입구를 중심으로 자연미술공원이 조성되었다.
산 입구에 들어서자 연꽃이 심어져 있는 작은 연못이 보이고, 할미꽃에 관한 짧은 정보가 기록된 작은 팻말이 눈에 들어와 관심 있게 읽어보았다. 그 옆으로는 노래하는 산이란 뜻의 멋진 조형물이 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노래하는 산이란, 자연의 언어를 듣고 사람들이 참여를 통해 사계절 살아 숨 쉬는 열린 작품이란 뜻이란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표현인가. 노래하는 산, 어디선가 조용히 산을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등산로를 따라 산에 오르면 곳곳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자연에 대한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은 작품들이다. 각 작품들이 제법 규모가 있게 설치되어 있지만 자연과 친화적으로 잘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어서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숲 속에 필요한 물품들이 놓여져 있는 것처럼 또는 자연과 멀어져가는 현대의 문명들이 산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것처럼 너무나 여유로운 공간처럼 느껴진다. 어떤 작품은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작품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서 작품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대도시의 큰 건물이 아닌 산새들이 지져 귀는 맑은 산속에서 자연 친화적인 많은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대도시의 큰 건물에 전시되어 있는 어떤 미술관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매우 좋은 느낌이다.
대부분의 미술관들은 대도시에 주로 세워져 있다. 지금까지 미술관은 도시사람들의 전유물인양 지방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이 없다. 이제는 교통이 발달하여 전국어디에든 반나절 생활권이 되었다. 도심의 미술관도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넓고 편안한 열린 공간으로 나올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이곳 공주에 있는 연미산 자연미술공원은 그런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여 살아 숨 쉬는 예술품을 만날 수 있는 창의적인 예술 공간이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2년마다 금강미술비엔날레가 이곳에서 열릴 예정인데, 야투회원을 비롯한 공주시 관계자들의 열정으로 볼 때, 2008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차원 높은 행사가 될 것 같다.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 가족과 함께 산책도 하고,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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