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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대구광역시

달성 가창댐 - 정대리 - 헐티재

by 구석구석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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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댐~헐티재~청도군 풍각면으로 이어지는 911번 지방도.

 

일명 '예곡(藝谷)'으로 불리는 이 코스가 2000년대초부터 주말 드라이브 족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계곡라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늘 밑 고스톱 족'에겐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사색미' 가득하다.

용계초등 앞에서부터 용계교까지는 전국적 '찐빵거리'. 찐빵과 생수 한 병 사들고 대한중석아파트 맞은편으로 우회전해 911번 도로로 접어든다.

911번 도로는 80년대초 가설됐다. 그 이전 헐티재로 가는 길은 오지 중의 오지였다.

큰 바위 숲 / 영남일보


가창댐 초입부터 공기 질감이 확 달라진다. 차창을 활짝 연다. 가창댐 출입을 막는 철조망에 매달린 장미가 나그네의 눈길을 너무 즐겁게 만든다. 가창댐이 끝나는 지점 왼편으로 우뚝 솟은 산이 보인다. 바로 최정산이다. 최정산의 정상부는 평원으로 이뤄져 있고 현재 레이더 기지가 들어서 있다.

운흥사 안내 표석이 보인다. 표석을 따라 좌회전해서 5분 정도 가다보면 50사단 소속 유격훈련장이 보인다. 운흥사 초입에 차를 세운다. 크고작은 돌멩이를 얹어 만든 치성탑에 붙어 있는 덩굴이 절 초입 분위기를 더욱 운치있게 만든다. 다리를 건너면 나타나는 32 돌계단과 돌담과 계곡물 소리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본전 오른쪽에 불사가 진행 중이라서 절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다. 운흥사의 명물은 왕벚나무. 봄철이면 수백년 수령을 가진 이 벚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낙화 이벤트'를 즐기려는 여행가들이 몰려든다.

가창댐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없을까? 있다. 운흥사에서 내려오다가 오동2리 마을회관으로 좌회전해 올라가면 된다. 이 마을은 일년 내낸 그늘이 많이 들어 일명 '음지 마을'로 불린다. 맞은편 오동1리 '양지마을'과 짝을 이룬다.

마을회관 옆 오동식당(사장 전윤수)에 오면 손수건만하게 펼쳐져 있는 가창댐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피서철로 접어들면 오동식당에선 '명당 자리 쟁탈전'이 펼쳐진다. 옥빛 바람, 탁 트인 시야, 점점이 흘러가는 백설기 같은 구름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최정산. 마을회관에서 50m 위로 올라가면 오른편에 왕대나무 숲이 보인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대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일품이다. 그 대숲길로 들어가야 댐의 진경을 만끽할 수 있다. 

#양지마을 명소 동제미술관
길을 내려와 본 도로를 조금 달리면 대구권에서 가장 각광받는 전원주택촌 오동1리의 전경이 다가선다. 마을 초입에 체력단련장 스타일의 조그마한 공터가 있다. 여기에 차를 세워두고 자판기에서 종이커피 한 잔을 빼먹는다.

동제미술관 / 영남일보


2년전 이 마을에 명물 하나가 보태졌다. 바로 레스토랑형 갤러리인 동제 미술관(관장 시성희)이다. 2003년에는 강상규사진연구소를 축으로 한 아루스 갤러리였다가 작년 3월 동제 미술전시관으로 개칭된다. 갤러리 두 동이 더 첨가됐고 내년 5월까지 조각작품 15점이 야외 잔디밭 전시관에 전시된다. 본관 앞 전망 데크가 멋있게 깔려 있다.

#조길방 가옥
차를 몰고 가다보면 왼쪽에 7m 남짓한 구삼폭포가 보인다. 규모는 작지만 고마운 폭포이다. 평소 구삼폭포 물길은 애걔, '아이들 오줌발' 같다. 그러나 장마철엔 모습이 무척 우렁차다.

구삼폭포를 보고 나면 다음엔 정대1리의 명물 세 곳을 챙겨야 한다. 일단

대구미술광장

을 챙겨본다. 폐교였던 대구용계초등 정대 분교가 공원형 갤러리로 둔갑한 것. 동으로 만든 대형 손가락, 그리고 벚나무 아래 그늘 머금은 잔디밭, 야외 소공연장 앞 벤치, 옹달샘의 물처럼 늘 새어나오는 나나 무스쿠리의 노래, 그리고 산들바람 몇 소절을 벌렁 드러누워 들어본다. 여기선 다른 자판기와 달리 코코아도 나온다.

여럿보다는 혼자가 딱인 곳이다. 미술광장 옆 길로 들어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들어가면 290년전 함안 조씨 일가가 정착한 조길방(趙吉芳) 가옥이 있다. 여느 초가집과 달리 문화재급 가치가 있어 84년 중요민속자료 200호로 지정됐다. 비록 2칸 규모의 초가이지만 고건축사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단다. 현재 살고 있는 가족은 없다.

정대숲 / 영남일보


82년 10월 천연보호림으로 정해진 2천평 크기의 정대숲도 '고품격 그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느티나무 외 7종의 노거수 214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정대1리의 명물 털보 손문보씨가 꾸려가고 있는 큰바위숲이 나온다. 1t 트럭 크기만한 바위가 100개 이상 모여 석림(石林)을 이루고 있다.

 

 911번 지방도 구간 중에서 가장 험준한 헐티재 고개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와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의 경계에 서있다. 그곳 좌우 풍광은 거의 강원도 계곡을 연상시킨다. 여름철 여기 온도는 대구 도심보다 3~4℃ 낮다. 눈이 올 때도 가장 먼저 교통이 통제되고 대구를 둘러싼 고개 중 안개일수도 가장 높다. 장마철 안개가 짙을 경우 불과 몇 m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헐티재에서 바라본 청도/영남일보 이춘호

 

자료 - 영남일보 이춘호기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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