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우리에게 해방, 자유, 무한한 가능성 등의 긍정적인 느낌과 외로움, 고립 등의 부정적 느낌을 동시에 전해주는 공간이다. 굳이 여름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자유를 느끼고 싶을 때나 홀로 이고 싶을 때, 우리는 섬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도 아주 한적하고 아름다운 섬을.
하지만 꿈꾸던 섬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혹 가고 싶은 섬을 찾았을 지라도 가까운 해수욕장이나 몰놀이 장소에 가는 것보다 몇 배의 귀찮음(?)이 따르니 발길을 옮기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가슴까지 탁 트이는 바다가 있고, 소나무 숲과 함께 산책로가 어우러져 있으며, 색이 유난히 검고 진한 몽돌도 밟을 수 있는 섬이 있다면 그런 사소한 귀찮음 정도는 기꺼이 감수할만 하지 않을까.
한산도-추봉도간 연도교
경남 통영시 한산도와 부속섬인 추봉도를 연결하는 길이 400m 연도교인 ’추봉교’가 공사 시작 3년여만에 2007.7.4일 개통됐다. 통영시는 이날 한산면 야소리 진두마을 앞 물량장에서 ’추봉교’ 개통식을 갖고 길이 400m 폭 13.3m의 교량과 접속도로 475m(한산도 240m 추봉도 235m)를 섬주민들에게 개방했다.
행정자치부 도서종합개발사업으로 2004년 9월 공사에 착수한 추봉교는 콘크리트 교각에 강상판(鋼上板)을 올린 ’강박스 거드교’로 2차선 자동차도로와 함께 교각 양쪽에는 섬주민, 관광객이 걷거나 자전거로 건널 수 있는 인도가 설치됐다. 다리 개통을 계기로 그동안 덜 알려졌던 추봉도에 대한 관광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유적지인 제승당이 있는 한산도는 통영항에서 매시간 차량운반이 가능한 카페리선이 왕래하면서 주말마다 전국에서 온 수천명의 관광객이 섬을 찾고 있으나 인접한 추봉도는 불과 몇백m 거리에 있음에도 배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발길이 뜸했다.
추봉도에는 검은 몽돌해변이 자랑거리인 봉암해수욕장과 한국전쟁 당시 공산포로 1만여명을 수용했던 포로수용소 유적, 동백.후박나무.모밀잣밤나무.팔손이나무가 우거진 난대수종 자생지, 갯바위 낚시터 등 숨은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다리가 연결되면서 몽돌 반출과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 증가 등 각종 부작용도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 2007. 7
‘추봉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추봉도는 통영시 한산면 추봉리를 이루는 섬으로, 한산도와 거제 남서지역 사이의 청정해역인 한려수도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봉암 몽돌해수욕장은 폭 1000m에 수심이 1~2m인 해수욕장으로, 해변에 깔려있는 몽돌은 색채가 검고 진하여 수석 애호가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게다가 ‘발바닥 마사지’에도 그만이라 많이 걸으면 좋을 듯 하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100년 이상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뤄 바다와 어우러져 있고, 해변을 따라 300미터의 산책로가 나 있어 해수욕과 바다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곳이다.
이곳에 깔려있는 몽돌과 색채석이 바로 수석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이름난 「봉암수석」이다.
추봉도는 낚시꾼이 많은 찾는 섬 중 하나다.
이 곳 사람들이 ‘고부랑개’라고도 하는 꼬불탕한 곡룡포 앞바다의 가마여와 섬 주변에 흩어져 있는 마당여, 망싱이여, 수무여, 약개여, 작은새여 등이 갯바위 낚시꾼들을 유혹하고 있다. 볼락 등이 잘 잡히며, 민박을 잡고 야간 장어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부산에서 가족들과 추봉도를 찾은 한 관광객은 “가까운 해수욕장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피곤함만 더한다”며 “친구의 소개로 이 곳을 찾았는데 깨끗한 바다도 있고 소나무 숲도 있어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경남일보 지은진 기자
봉암 해수욕장은 진두 마을 건너편 추봉도의 봉암 마을에 있다. 진두에서 30분쯤 도로를 따라 추봉교를 건너 오른편이다. 추봉교는 한산도의 본섬과 추봉도를 연결하는 연륙교다.
추봉도의 봉암 해수욕장은 활처럼 휜 1km 정도의 해변을 따라 펼쳐진 몽돌해변으로 흔히 있는 모래 해변과는 또 다른 맛을 더해 주는 해수욕장이다. 이곳에 깔려 있는 몽돌과 색채석은 수석애호가들이 눈독을 들이는 봉암수석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마을에서 철저하게 반출을 막고 있다.
해변 입구 안내판에는 ‘몽돌을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을 정도로 작고 까만 몽돌이 탐스럽다. 햇살에 반사된 파도와 바닷물을 머금은 까만 몽돌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몽돌을 밟을 때마다 들리는 ‘사그락~사그락’ 소리와 파도에 밀려 ‘촤르르~ 촤르르~’하는 소리는 자연이 들려주는 하모니다. 돌 하나하나가 섬 모양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둥글둥글한 성격을 닮은 듯하다.
해변을 따라 300m 정도의 산책로가 있어 해수욕과 바닷가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오른쪽 끝에는 낚시꾼들의 포인트가 있고, 뒤쪽으로 소나무 언덕에 지압보도 등 공원으로 꾸며놓았다.
추봉도에는 아이들과 손잡고 둘러볼 만한 역사의 현장도 있다. 이 섬은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 잡은 탓에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무척이나 많은 시련을 겪었다. 세종 원년(1419) 대마도 정벌을 위해 마산포를 출발한 이종무 장군이 출정의 깃발을 올린 중간기착지가 주원방포(현 추원 마을)라 전해진다. 또 임진왜란 때는 병선을 배치하고 역참(관청끼리 공문서를 전달할 때 말이나 배를 제공하던 곳)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곳이 일제시대 군사요충지였다가 6·25전쟁으로 인해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으로 남게 된다.
거제 포로수용소가 수용규모를 넘어서자 미군은 포로 중 가장 악질적인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해 추봉도에 1만 명 규모의 포로수용소를 따로 만들었다. 당시 포로수용소의 돌담은 마을 주민들이 논밭의 경계로 쓰면서 거의 허물어지고, 지금은 약 7㎡(2평) 정도의 돌담만 남아 있다. 그나마 미군사령부 건물이 있었던 자리의 원형 돌담은 형태가 잘 남아 있어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수용소가 폐쇄되면서 다시 마을로 돌아온 섬주민들은 호미와 괭이 등으로 포로수용소 건물과 시멘트 도로 등을 걷어내고 대신 논밭을 일궈 오늘에 이르렀다. 예곡마을 한편에도 이곳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사실을 알려 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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