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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산청 딱바실골 ~ 백운계곡

by 구석구석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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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천면 사리마을 부근의 덕천강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산청IC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금서면 밤머리재를 넘어서면 금세 지리산 자락의 삼장면에 들어선다. 이 마을 국도의 물가에는 참나무가 빼곡이 들어찬 계림정숲이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삼장면의 첫 마을인 홍계리에서 덕천강을 따라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덕천강(남강의 지류)의 깨끗한 물길 위에 가로놓인 나무다리 하나가 보인다. 이 다리 건너편의 솔숲이 바로 송정숲이다. 송정숲은 배수가 잘 되는 모래땅이어서 캠핑하기 좋다. 솔숲 앞쪽에 덕천강 물길을 막는 보(湺)가 있는데, 이 보 덕분에 덕천강은 아이들 물놀이하기에 적당한 수심을 유지한다. 높은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라 물빛이 깨끗하다. 숲 주변에는 화장실과 급수대도 잘 갖춰져 있다. 나무다리 건너편 59번 국도변에는 널찍한 주차장을 비롯, 민박집, 모텔, 식당, 상점 등이 들어서 있다.

송정숲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약 4키로 떨어진 삼장면 대포리의 대포숲도 한나절씀 쉬어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가에 울창한 숲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물놀이하거나 자리를 펴고 잠시 낮잠 자기 좋다. 

지리산을 품고있는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에 자리한 대원사계곡은 영화 <단적비연수>에서 매족이 비(최진실 분)를 추격하는 장면 중에 나오는 계곡이다. 대원사 계곡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하여 신밭골과 조개골, 밤밭골로 모여들어서는 새재마을에서부터 외곡마을, 대원사가 있는 유평마을을 지나 평촌마을까지 이어지는 30여 리에 이르는 긴 계곡이다. 

대원사계곡/이희동

지리산의 많은 계곡 중 맑고 깨끗함을 자랑하는 곳이며 아주 조용한 계곡이었으나 문화재청장인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유명해졌다.

대원사계곡에 핀 금낭화

유홍준은 책을 통해 '너럭바위에 앉아 계류에 발을 담그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먼데 하늘을 쳐다보며 인생의 긴 여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 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랴'며 대원사 계곡을 일컬어 남한 제일의 탁족처로 꼽았다.

탁족처란 발을 씻으며 편히 쉬어가기에 좋은 곳을 말하는데, 그만큼 대원사계곡의 물이 맑고 시원함을 나타낸다.

대원교에 이르자 시원스런 물소리를 내며 계곡물이 흐른다. 이곳에서 10여분 더 올라가야 대원사가 있다. 대원사는 진흥왕 9년(548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여 평원사라 하였다. 그 뒤 1천여년 동안 폐사되었던 것을 1685년에 운권선사가 평원사의 옛 절터에 사찰을 건립, 대원암이라 개칭하여 후일 대원사가 되었다.

대원사 / 이희동

 1890년에 암자가 무너져서 중건하였으며, 1914년에 불이 나서 전소한 것을 1917년 다시 지었다. 여순반란사건과 6·25로 또다시 폐허가 된 것을 1955년에 재건하였다.

대원사 경내에도 다양한 들꽃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 특히 대웅전 주변에 만개한 수선화 무리가 만개해 기분이 좋았다. 높이 6.6m의 대원사 다층석탑(보물 제 1112호)은 입구가 막혀 있어 접근이 불가능해 먼발치에서 바라다볼 수밖에 없었다.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임에도 그 아름다운 자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가 없고, 담장 너머로 탑의 일부만 볼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대원사 다층석탑은 경내의 사리전 앞에 서 있는데, 2층 기단 위에 8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으로, 꼭대기의 머리장식은 일부만 남아있다.

대원사에서 약 4Km 올라가면 새재마을이 나온다. 새재는 문경새재처럼 새도 쉬어갈 만큼 높고 전망이 좋은 고개라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고랭지 사과가 많이 난다.

크기는 작지만, 엄청나게 당도가 높은 사과다. 그런데 절대로 오해 받을 행동은 하지 말자.

주인 없는 사과 밭에서 사진을 찍다가 고역을 치른 적이 있다. 하찮은 낙과라도 손을 대면 ‘이브의 사과’로 돌변하는 수가 있다. 사과 밭 풍경은 덤이고, 사실 새재로 올라가는 길과 산골마을들 자체가 아름답다. 폐교된 초등학교에 낙엽이 수북이 깔리는 풍경 등 오지 냄새 물씬 나는 경치가 펼쳐진다. 

삼장면 대포리 장당계곡과 내원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한 내원사(內院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 신라 말 무염(無染, 801-888)이 덕산사(德山寺)로 창건했지만, 이후 언제 폐사 되었는지 자세히 전하지 않고, 1959년 홍원경 주지가 중건한 뒤 꾸준히 불사를 일으켜 오늘에 이른다. 경내엔 석조여래좌상(보물 제 1021호)과 내원사삼층석탑(보물 제1113호) 두 점의 보물이 있다.

비로전에 모셔진 석조여래좌상은 내원사에서 30리쯤 떨어진 보선암 폐사지에서 발굴된 것이다. 석불 대좌 중대석에서 발굴된 사리함 표면에 적힌 명문(銘文)에 따르면, 766년) 776년(신라 혜공왕 2)에 한 화랑이 요절하자 그의 부모가 불상을 제작하였다는 내용 등 불상 조성 연대와 동기 등이 적혀있다. 제작 기법, 사리함 뚜껑 처리 방식 등 미술사적 측면과 불교사적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 사리함은 1986년 영태이년명납석제호(永泰二年銘蠟石製壺)라는 명칭으로 국보(제 233호)로 지정되어 현재 부산시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대원사삼층석탑은 신라시대에 건립한 일반형 삼층석탑이다. 이중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얹었는데, 상·하층 기단석에는 양 우주와 1탱주가 모각됐다. 탑신부는 신·개 각 1석씩 조성하였는데 각층 탑신에는 우주가 모각되고 옥개받침은 4단씩이다. 1950년경 도굴꾼에 의하여 파괴된 것을 1961년 내원사 주지 홍진식 스님이 복원했으나 맨 위쪽 옥개석이 많이 부서지고 상륜부는 없다. 

월간산

 
유평계곡길은 계곡을 따라 종착지인 하늘 아래 첫 동네까지 줄곧 오르막을 걸어야 한다.
30분가량 오르막길을 따라 걷고 또 걸으면, 유평계곡에 도착한다. 유평계곡에는 민박집, 식당 등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다. 식당 입간판에는 산채비빔밥, 동동주, 백숙, 다슬기탕 등 계곡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잘 정리돼 있다.

유평계곡의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매우 맑았다. 둥그스름하면서도 거대한 계곡바위는 지리산의 웅장함을 느끼게 했고, 에메랄드빛 계곡수는 물속에 풍덩 빠지고픈 욕구를 자극했다. 유평계곡의 물줄기는 세찼다. 바위와 계곡물이 부딪치는 마찰음에 길동무와의 대화가 방해받을 정도였다.

계곡을 타고 흐르는 경쾌한 물소리를 들으며 그늘진 숲 터널을 10여 분 걸으면, 천왕봉과 치밭목 대피소로 연결되는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20분가량 더 걸으면 삼거리 마을에 이른다. 유평마을처럼 이곳도 민박, 식당 등이 여러 채 자리 잡고 있었다.
삼거리 마을을 지나면서부터 내심 ‘여기가 지리산 자락이 맞구나’란 생각을 갖게 된다. 오르막 경사가 점차 심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등산의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늘 아래 첫 펜션’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 드디어 하늘 아래 첫 동네에 거의 다 왔구나’라는 생각에 힘든 생각도 잠시 접게 되는 지점이다. 조금 더 힘을 내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펜션을 지나치면, 100여m 앞에 하늘 아래 첫 동네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윗새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주로 민박집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시간이나 체력적으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게 부담 되는 도보여행자는 하늘 아래 첫 동네에 자리 잡은 민박촌에 문의해 콜택시를 부를 수 있다.

/ 경남일보 2011 이헌장기자

 

지리산 산채돌솥비빔밥

산청에 들렀다면 지리산 자락에서 나는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도라지, 취나물, 고사리 등을 푸짐하게 담아낸 산채비빕밥을 맛봐야 한다. 공기 좋은 곳에서 수확한 참깨로 짠 참기름의 고소한 맛과 달래순의 달콤하고도 상큼한 맛과 취나물 등 산채의 쌉싸롬한 맛은 잃었던 미각을 살리기에 충분하다. 식당에 따라 찔레순을 넣기도 한다. 지리산 더덕구이와 동동주 한 잔 곁들이면 더 없이 좋다.

산채돌솥비빔밥은 이런 산채를 돌솥에 넣어 요리한 것이다. 대원사 위쪽에 유평식당(055-972-9587) 등 산채요리를 잘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산머루, 더덕, 영지, 오미자 등으로 담근 술도 맛볼 수 있다.  

  

/ 자료 - 신동아 권말부록 양영훈 여행작가 / 조선일보 생활미디어 이두영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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