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은 그 전체가 체험학교라고 할 정도로 모든 체험학습장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중미산
양평군 옥천면에서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농다치 고갯길 정상까지 올라가면 숲과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운산, 유명산, 용문산 등 높은 산에 둘러사여 깊은 산골의 느낌 그대로다. 이 아름다운 산에는 중미산 자연휴양림과 중미산 천문대가 나란히 있다. 자연 속에서 한가로운 삶의 여유를 찾기에 십상이다.
낮에는 휴양림에서 자연의 질서를 만끽하며 밤에는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별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 게다가 전문가의 해설까지 곁들이면 학습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는 곳이다.
해발 437m의 중미산 휴양림내에 중미산천문대가 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천문대로 천문우주학과 출신의 천문 강사진과 곤충·자연 강사진으로 구성되어 곤충·자연·별자리 체험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당일코스와 1박2일 패키지코스로 구분되며 천문대 내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밤에는 별 관찰하기, 아침에는 1백20만평의 중미산 휴양림에서 삼림욕, 자연생태학습, 곤충체험학습이 이루어진다. 방학기간중 겨울캠프 접수를 받고 있다. 문의 www.astrocafe.co.kr
대규모 연꽃단지 세미원
세미원은 경기도가 27억원을 들여 양수리에 조성한 대규모 연꽃단지다.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觀水洗心 觀花美心)'는 장자의 말씀에서 이름을 땄다.
연꽃으로 뒤덮인 6개의 커다란 연못과 함께 누구든지 한강물을 보면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자는 의미에서 돌로 만든 빨래판이 깔린 산책로, 창덕궁 장독대를 모방한 장독분수대,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시를 읊조리던 유상곡수(流觴曲水), 하천이나 호수의 수위를 재는 측량 기구인 수표(水標)를 모형으로 한 수표분수 등 풍성한 볼거리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세미원을 둘러보려는 여행객은 방문 전에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입장객이 하루 500명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관람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어느 날이나 가능하다. 10월부터 11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양서문화체육공원 입구에 무료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031)775-1834
한강 건너기 전 쉬어가던 두물머리
능내리에서 팔당호를 거슬러 양수리로 가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반긴다. 금강산 기슭에서 시작해 휴전선을 넘어와 북한강으로 흘러가는 물길과 태백 금대봉자락 검룡소에서 발원해 남한강으로 흐르는 물길이 섞이는 곳으로 4백 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호수처럼 잔잔한 강에는 고풍스러운 황포돛대가 둥실 떠 있어 멋스러움을 더한다.
두물머리를 빠져나와서 신양수대교 교각 아래에 자리한 애벌레생태학교도 볼만하다. 1만5천여 평 부지 위에 세워진 애벌레생태학교에서는 곤충류·양서류·파충류 등을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 있어 아이들의 생태체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동식물 관찰부터 누에고치에서 명주실 뽑기, 나뭇가지로 곤충 만들기, 밀짚 여치집 만들기와 같은 이색 체험도 가능하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정문 동편에 있는 ‘곤충·양서·파충류 체험장’.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의 애벌레 등 살아 있는 곤충을 꺼내서 만져볼 수 있다.
애벌레생태학교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3시간 정도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나뭇가지도 곤충 만들기, 누에고치에서 명주실 뽑기와 같은 이색 체험 중 한 가지를 직접 해보고 생태학교의 각종 전시실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불 수 있다.
민물고기생태학습관(http://fish.gg.go.kr)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가 운영하는 민물고기생태학습관은 캐비어를 생산하는 철갑상어와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의 치어를 생산해 보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철갑상어와 쏘가리의 알을 채취해 인공적으로 부화시키는 방법으로 치어를 생산해 보급하는 것이다. 생태학습관은 생태수족관과 영상학습실, 야외학습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태수족관은 민물고기 70여종을 전시해두고 있으며, 야외학습장에서는 토종 민물고기를 손으로 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야외학습장 옆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500원 짜리 동전으로 물고기먹이를 산 뒤 민물고기에 먹이를 줄 수도 있다. 단, 철갑상어에는 먹이를 주면 안된다.
관람료는 없으며, 3월부터 11월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어느 날이라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견학시간은 1시간 안팎으로, 한꺼번에 50명씩 하루에 2천명까지 수용한다. (031)772-3480
용문산에는 용문사·사나사·상원암·윤필암이 있는데 1907년 의병투쟁이 한창일 때 일제는 의병의 근거지로 활용된다는 이유로 윤필암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절을 불살라 버렸다. 그렇게 불탄 '상원암'(上院庵)에는 종소리 신묘한 오래된 범종(梵鍾)이 달린 종각 하나가 남았고, 움막으로 임시법당을 차리고 있었던 정화삼(鄭華三)이 있었다. 깊은 산속 범종의 존재는 의병을 토벌하던 일본군에 의해 알려졌고, 서울 남산 본원사에 조선 범종을 달려고 혈안이 되었던 일본인 야마구치(山口太兵衛)는 술수를 부려 동종을 빼돌렸다. 정화삼은 범종을 판돈으로 전답을 사서는 퇴속해 버렸다.
용문산국민관광지는 용문사를 포함한 용문산 일대로 지정돼 있다. 평일에도 수도권 여행객이 끊이질 않으며, 관광지 내에 놀이시설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코스로 제격이다. 국민관광지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진입로 양쪽에는 은행나무들이 자리잡고 있어 산책하듯 걸으면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진입로 주변에는 음식점과 기념품가게가 밀집된 상가가 형성돼 있다. 매표소를 지나 용문사 일주문에 이르기까지의 공간에는 회전목마와 바이킹 등 놀이시설이 갖춰진 놀이공원이 있으며, 관광마차도 운영되고 있다. 또 야외공연장이 들어서 있으며, 친환경농업박물관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용문사 은행나무는 수령이 1천년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이가 62m, 밑둥 둘레가 14m나 되는 거목으로, 동양에서 유실수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실제로 이 은행나무를 보면 누구나 그 크기에 놀란다. 너무 크고 전지가 되지 않아서인지 언뜻 보기에 은행나무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늦가을이 돼 은행나무가 노란색으로 변하면 가히 장관을 이룬다. 조선 세종 때에는 정3품 이상의 벼슬에 임명하는 당상직첩(堂上職牒)을 하사받기도 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맏아들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다가 꽂아 둔 지팡이에서 뿌리가 내렸다고도 하는 '용문사 은행나무'. 왠지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이 은행나무가 있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국민관광지는 가을 단풍철에 찾는 것이 제격이다. 주인공인 용문사 은행나무는 워낙 거목이라 보통 11월 중순이나 돼야 단풍이 들지만, 용문산국민관광지 입구에 자리잡은 키 낮은 은행나무들은 10월 하순부터 노란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여행객을 반긴다.
/ 용문산국민관광단지 은행나무길/영남일보
용문산국민관광지 주차장 인근에 있는 '용문벨라지오'의 소나무 군락과 야생화 정원, 비단잉어 연못도 둘러볼 만하다. 휴양이나 사교모임을 위한 유럽풍 호텔인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50여 그루의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성된 정원. '꿩의 비름-평안', '비비추-정숙한 여인' 등 야생화 이름과 꽃말이 함께 적힌 팻말은 어린이들에겐 자연학습장 구실을 톡톡히 한다.
용문 벨라지오에서 맛볼 수 있는 바비큐(사진)는 어린 돼지고기의 목살을 허브와 와인, 올리브유에 재워 3~4일간 냉장 숙성시킨 뒤 과일나무로 훈제해서 참숯불에 구워낸다. 고기에 과일나무의 향이 골고루 배어 느끼하거나 질기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는 물론, 어르신도 즐길 수 있다. 바비큐에는 직영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 야채 샐러드가 곁들여진다.
/ 영남일보 김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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