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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진주 예하리 강주연못

by 구석구석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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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연못 어우러진 녹색 풍경 속으로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강주연못

 

갖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할 때, 아무런 생각 없이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곤 한다. 진주 인근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산책로를 원한다면, 연못을 끼고 도는 강주못 산책로만한 곳도 드물다. 이곳은 작은 시골마을 안에 자리하고 있어, 강주못의 존재를 모르는 이라면 무심코 이곳을 지나치기 일쑤.

경상대에서 사천 가는 방향으로, 3번 국도를 탄다. 사천 나들목에 들어서기 전, 왼편에 강주마을 이정표가 보이고 이어 200m 거리에 강주연못이 있다. 정촌면 예하리에 소재한 이곳은 경상대학교에서 25분 거리다. 산책을 즐기며, 연못의 생태환경을 배울 수 있는 이곳은 산책로 길이가 900m로, 느린 걸음으로 1회 왕복하는데 30분도 채 안 걸리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강주연못은 본래 강주의 영터(康州營基)라고 전한다. 진양지에 의하면 하륜은 그의 촉석성 성문기에서 "기미년(1379) 가을에 지밀직 배공이 강주진장으로 와 있으면서 목관에게 이첩하여 '촉석성'이 흙으로 된 것을 돌로서 쌓게 하였더니 역사가 반도되지 못하여 왜구에게 함락되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이곳이 고려말왕5년(1379년)에 배극렴이 진을 치고 있던 영터라는 것은 분명하며, 이곳이 석축된 오늘날의 진주성을 있게 한 근원지이다.

 

강주연못이 언제 축조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못둑에는 5~6백년 정도의 고목이 우거져 있고, 또 이곳의 이팝나무는 중국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말이 전하는 것 등으로 이 강주연못 일대는 진주의 역사상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못 뚝에는 오래된 고목이 무성하고 여름에는 연꽃이 만발하여 경치가 좋아 연중 관람객이 많고 학생들의 소풍놀이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특히 2004년 생태공원의 조성으로 환경과 교육, 휴식이 어우러진 장소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시골 마을에 얌전히 자리한 강주연못은 호수를 끼고 도는 산책로가 아기자기하다. 무엇보다 호수 주변의 풀과 꽃들, 아름드리 나무가 짙푸른 초록을 만들고 있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꽃이 피어나고 곤충, 동물이 뛰어다니는 이곳은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에 하나로, 인근 주민들이 주로 찾고 있다. 최근에는 진주시가 새로운 관광지로 점찍어 둔 곳이기도 하다. 

호수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자연이 펼쳐져 있는데, 못 뚝 에는 수 백년 된 고목나무가 우거져 있다. 성인이 두 팔 가득 안아도 모자랄 만큼의 나무의 거대함이 사람들을 먼저 압도한다. 중국에서 건너온 500~600년 된 이팝나무를 비롯해 200~300년 된 소나무와 팽나무 등 아름드리나무 100그루가 푸름을 더한다.

작은 연못을 따라 층층이 자리한 습지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각자의 생명을 품고 있다. 까치도 자연을 구경하려는 듯 이곳저곳을 날아다닌다. 한 아주머니는 “나무들과 연못을 보니까 답답하던 숨통이 탁 트인다”고 즐거워했다. 산책로 주변에는 휴양림과 나무의자, 운동기구 등 편의시설도 잘 꾸며져 있어 운동을 하러 이곳을 찾는 주민들도 많다. 산책로 한쪽에 마련된 지압보도를 따라 걸으며, 지압을 끝내고 나무 그늘에 앉아 한가로운 대화를 즐기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특히 산책로가 편평한 흙길인데다, 다양한 생태환경이 짙푸른 녹음을 형성하고 있어서 걸을 때 지루함과 단조로움을 덜어준다. 이곳은 갑갑한 헬스장을 벗어나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하며,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호수를 접하고 있는 마을들은 강주마을과 강서, 강남 마을 등 작은 시골 마을들로, 인근에는 사천공항이 있어, 쉼 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상주하고 있는 주민들에 비해 처음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는 비행기를 제법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기할 듯. 

▲강주연못의 생태환경
'청둥오리, 물 닭, 논병아리, 두루미, 백로…'  강주연못을 찾는 주요 철새들이다. 잠자리, 소금쟁이, 매미와 물장군도 빠지지 않는 이곳의 단골손님들. 이것은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들로, 아이들에게는 유익한 생태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백련, 가시연, 각시수련, 어리연, 수련…' 연꽃의 종류가 생각보다 많다. 어릴 적 보았던 만화영화 '개구리왕눈이'에 자주 등장했고, 일반인에게 가장 친숙한 연은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로, 잎 지름이 약 40cm, 잎자루 높이 1~2m에 꽃 지름이 15~20cm다.

7~8월에 만개하는 연은 홍색이나 백색을 띈다. 또한 열매는 타원형으로 검고 도토리와 비슷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연 재배 기록은 명확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불교와 같은 시기에 들어 온 것으로 추정될 뿐. 하지만 현존하고 있는 많은 불교 서적과 탑, 비석에 연꽃이 있고 연못을 조성하여 그 자태를 감상한 시가 더러 있을 정도로, 일부에서는 훨씬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상서로운 꽃으로 숭상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경남일보 2007 황선혜기자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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