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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순천 금곡동 청수골

by 구석구석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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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동은 순천향교 뒤편의 변두리 마을이다.

 

본래 마을 뒷산인 난봉산에서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해서 조선 시대까지는 ‘청수리(淸水里)’로 불렸던 곳이다. 금곡리에는 ‘공마당’이 있다. 향교가 소유한 오래 묵은 밭이 ‘빈(空) 마당’ 같아서 그렇게 불렀다고도 하고, 개화기 순천 청년들이 축구와 정구, 야구 등 공(球)을 치고 받았던 마당이라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도 전한다. 마당에 집이 지어지고 미로 같은 골목으로 바뀐 지금도 일대는 여전히 공마당으로 불린다.

공마당에는 ‘청수골 둘레길’이 있다. 쇠락해가는 원도심을 지원하기 위한 ‘창조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산책길이다. 비탈진 산동네에다 아기자기한 벽화를 그려놓고 코스를 만들었다. 둘레길의 하이라이트는 순천 원도심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마을 뒤쪽에는 1977년 3월에 만들어져 금곡동 일원에 식수를 공급하던 물탱크가 있는데, 2014년 지방 상수가 들어오면서 폐쇄된 물탱크 앞에다 전망대를 놓았다.

청수골 둘레길은 마을 골목에다 놓은 짧은 길이어서 30분이면 다 걸을 수 있지만, 오래된 풍경의 좁은 골목을 느긋하게 둘러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길이다. 둘레길은 동네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공마당 슈퍼’를 겨눠서 찾아가는 게 좋겠다.

금곡동에는 국비지원을 받은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식당과 카페도 있다. ‘청수정 식당’과 ‘청수정 다방’이다. 세련된 식당에서는 가오리찜이나 주꾸미볶음 등 계절별 메인 요리에 칠게 된장찌개 등을 곁들이는 순천 정식을 비롯해 순천 삼합·칠게장 볶음밥 등의 메뉴를 낸다. 

 

금곡동 일대와 매곡동에서는 초기 선교사들의 자취를 근대의 풍경과 함께 둘러볼 수도 있다. 금곡동과 매곡동 일원에는 1913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순천에 선교부를 세우면서 병원과 학교, 기숙사, 선교사 사택 등을 지었다. 순천 선교부 설립 당시 선교부지와 각종 물품 구입 비용만 2000달러에 달했다. 당시 2000달러는 우리나라 돈으로 환전해, 옮기는 데 당나귀 3마리에 나눠 실었을 정도의 거금이었다.



순천 선교부 건물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기념관으로 꾸민 안력산(알렉산더) 병원의 격리병동과 병원으로 쓰고 있는 순천기독진료소(조지와츠기념관), 그리고 3채의 선교사 주택 등 근대건축물들이 매곡동과 금곡동 일대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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