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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순천 왕지동 매화정원

by 구석구석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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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순천의 새로운 명소  순천복음교회

17번 국도가 지나가는 고가도로 교각 옆 빈터에 지난 2012년 새 건물을 지어 이전한 교회인데, 교회를 지으면서 마당 3300㎡(약 1000평)에다 연못과 개울을 놓고 갖가지 색의 꽃을 피우는 다양한 수형의 매화나무를 가져다 심어 근사한 매화정원을 조성했다. 매화정원은 약 2년 전 은퇴한 이 교회 양민정 담임목사의 30년 넘는 꿈이었는데, 그 꿈을 경남 진주에서 매화숲을 조성하고 있는 박정열 생태조경가가 합세해 이뤄냈다.

교회 정원에는 동백·소나무·산다화 등 300여 그루의 나무가 있다. 그중 절반 이상이 매화나무다. 매화는 꽃의 크기나 색깔, 가지의 형태 등으로 구분하고 이름을 붙이는데, 그런 구분법으로 세면 정원의 매화는 홍매·백매·청매·흑매·비매·오색매·능수홍매·운용매 등 15종에 이른다. 청매는 꽃받침이 초록색을 띤 매화고, 흑매는 홑겹의 붉은 꽃이 너무 붉어 검게 보여 붙여진 이름. 운용매는 뒤틀린 가지가 구름 속을 나는 용을 닮았다 해서, 능수매는 가지가 능수버들처럼 늘어져 자란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정원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고매(古梅)다. 보통 100년 수령이 넘는 매화를 고매라고 하는데, 이런저런 인연 등으로 교회 정원에다 가져다 심은 고매만 38그루나 된다. 그중에서도 영월에서 가져왔다는 ‘복음매’와 전남 영암에서 데려왔다는 백매, 장흥에서 가져온 홍매는 모두 수령이 200∼300년은 족히 넘는 늙은 매화다.

대형 수목원이나 매실 농장에다 대면 규모가 크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매화정원에 들어서서 은은한 매화향을 맡으며 꽃을 감상하다 보면 이른 봄을 누리기에 이만한 호사가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매화는 고즈넉한 절집에 어울린다 싶었는데,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와도 썩 잘 어울린다. 

 

/ 문화일보 2022.2 박경일 전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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